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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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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에 이르는 길 제11화『하드릿』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왕국에 이르는 길 제10화『아랑 사냥』 제10화『아랑 사냥』 “어서 오십시오. 미란다 상점입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점원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인다.가게 안에는 노점포에서 팔고 있던 것들보다 확연히 비싸 보이는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가격표에 표시된 금액도 주로 은화로, 금화보다 비싼 가격의 상품도 드물지 않았다.문앞에 있는 소년이 눈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죄송합니다만 소지하고 계신 무기는 이쪽에서 맡도록 하겠습니다.” 딱히 안 줄 이유도 없다.무기를 얌전하게 건네 주었다.무기를 받아든 소년이 뒤집어진 건 내 책임은 아니다. “어서오십시오. 어떤 상품을 찾고 계십니까?”“여기서 환전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점원의 표정이 순간 어둡게 바뀌었다.환전은 딱히 돈이 많이 남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이리라.하지만 그것도 잠시, 금세 영업 미소를..
왕국에 이르는 길 제9화『방랑 전사』 제9화『방랑 전사』 숲에 왔을 때와 반대 방향으로 길을 나선 나는, 2년 전에 습격할 예정이었던 대상단의 목적지, [로레일] 마을에 도착했다. 도적단 거점 근처로 가면 옛날 지인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일부러 피했다. 왜 이제 와서 혼자 살아 돌아온 거냐고 누군가 물어봐도 귀찮아지니까 말이지. 그래서 나는 로레일보다 더욱 북쪽, 이곳 트리에아 왕국의 대항 세력인 아크랜드 왕국으로 들어가 거기서 더욱 북쪽으로 뻗어있는 연방 영토까지 갈 생각이었다. 원래부터 국민이라는 자각 따윈 전혀 없었다. 그리고 국경은 넓고 길다. 몸뚱어리 하나만 있는 내가 우직하게 도로만 걸어가야 할 필요도 없다. 루시의 정보에 따르면 여행객이나 행상인, 용병이 중앙 평원을 빠져나와 제국이나 연방 쪽으로 드나드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왕국에 이르는 길 제8화『여행을 떠나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왕국에 이르는 길 제7화『배덕의 낙원』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왕국에 이르는 길 제6화 『미녀와 공부』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왕국에 이르는 길 제5화 『미녀의 정원』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왕국에 이르는 길 제4화 『숲의 미녀』 제4화 『숲의 미녀』 대학살 탈출극 이후 반년, 나는 교외에 아지트를 보유한 용병단 안에 몸을 맡겨두고 있었다. 아무런 지식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싸우는 것뿐이었다. 심지어 그 누구보다도 신분이 불분명한 신세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병사나 호위병이 될 수는 없었다. 결국 비슷한 녀석들이 모인 용병단 겸 도적단에 가입해서 날뛰는 것 외엔 수가 없었던 것이다. “두목, 그럼 그 행상인 놈들을 쫓는 검까?” 방금 그 질문은 제미라 불리는 동료가 꺼낸 말로, 몸놀림이 빠른 가벼운 놈이다. “그래, 그 정도 되는 규모의 행상인들은 이 언저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냐. 게다가 놈들은 바로 근처 도시에서 호위병을 두고 왔다더구만. 이놈들을 붙잡기만 하면 크게 한탕, 여자도 술도 우리들 맘대로라고!” 호탕하..
왕국에 이르는 길 제3화『탈주』 제3화『탈주』 “에이길! 주인님께서 부르신다! 어서 나와!” 시합을 끝마치고 몸에 묻은 피를 물로 씻어내고 있던 나한테 감시역이 명령했다. 원래는 시합이 끝나고 피를 닦아내자마자 손과 발에 족쇄가 차이는 법인데, 그 시간도 없는 모양이다. ‘이곳’에서 돼지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시행해야만 한다. 좀 더 시합을 길게 끌라고 명령할 셈인 걸까? 내 시합은 짧다. 대부분의 경우엔 일격, 기껏해야 두 세 번 검을 휘두르면 그걸로 끝나버린다. 이걸로 벌어먹는 입장에선 좀 더 관객을 호응시킬 수 있는 뜨거운 시합을 바랄 것이다. 그런 불평을 내게 늘어놓는 경우는 흔했다. “에이길을 데려왔습니다!” “들어와라.” 돼지의 방과 연결되어 있는 기다란 계단을 타고 올라가자, 기분 나쁜 장식이 달..
왕국에 이르는 길 프롤로그 1・2화『지하에서 눈을 뜨다』 공지 : 번역은 매일 오후 8시에 한 화씩 올라옵니다. 수위 높은 회차는 비밀번호를 걸어두고 비밀번호는 1111입니다.   프롤로그 1・2화『지하에서 눈을 뜨다』 어두컴컴한 지하, 작은 창문을 통해 간신히 빛이 새어드는 그 공간은, 여러 개의 작은 방으로 수없이 나뉘어 있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나는 이 감옥 같은 방 안에 누워있었다. 방 안에 누워있을 뿐, 잠들어 있는 건 아니다. 어떤 소음이 내 숙면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끄러운 여자다, 그냥 조용히 범해지면 될 것을. 공간 안에 울려퍼지는 여자의 목소리.  아양을 떨려고 하는 건지, 쾌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어필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이곳’에선 늘 있는 일, 또 감시역이 마음에 든 상품을 미리 따먹어보고 있는 듯하다.  아무도 신경 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