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화『멈추지 않는 흐름』
몰트 왕국 비아드
“반드레아 군의 손해가 커진 지금, 알테일 신국이 느끼는 압력은 줄어들었을 겁니다. 유감스럽게도 지난번 전략은 파탄 났습니다.”
비아드 전투의 피로를 씻고 있는 우리를 찾아온 유노는 표면상으로는 온화하게, 하지만 말 구석구석에 나를 비난하는 듯한 분위기를 실었다.
그렇게 말하면 내가 나쁜 놈 같잖아.
휙, 하고 고개를 비스듬하게 돌렸다.
“어린애처럼 굴지 마세요.”
마이라가 다시 내 얼굴을 돌려놓았다.
“몰트를 공격한 건 놈들이 먼저라고요. 주먹을 휘두른 놈한테 말을 걸 정도로 얼간이는 아닙니다.”
“그렇다 해도 조금 과하다고나 할까요……우리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놈들의 주력 군단 중 한 개를 붕괴시켰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반드레아는 알테일 신국을 상대로 한동안 방어전을 주된 양상으로 펼치게 될 테지요.”
3배나 되는 적을 상대로 힘조절을 어떻게 하나.
세리아, 이리 오거라. 네 머리를 쓰다듬지 않으면 화를 낼 것 같으니까.
내 기분이 눈에 띄게 나빠진 걸 보고 유노는 새로운 화제로 이야기를 바꾸었다.
“반드레아에 관해서 리버티스는 몰트 침공을 염려 중이라고 분명히 전달 드렸습니다. 하드릿 공이 놈들의 예상보다 더 강력했다는 점까지 고려해 보면 재침공 가능성은 없을 겁니다.”
그런 건 일일이 말 안 해도 돼.
애초에 주력 부대를 격파한 이상 한동안 침공해 올 여력이 없다는 건 정도는 나도 알 수 있다.
“진정하십시오, 에이길 님……흐아흐아.”
세리아의 얼굴을 주무르다 힘이 너무 세게 들어간 모양이다.
뺨다구를 쓰다듬고 있으니 점점 마음이 차분해지기 시작했다.
“리버티스도 몰트를 지켜줄 것. 이번엔 그거면 되겠습니까?”
“아뇨, 새로운 전략에 협력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호오, 어떤 전략이죠?” “하으으…….”
미안하다 세리아, 또 힘을 줬구나.
“타격을 입은 반드레아가 알테일 신국에 압력을 가하는 건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놈들이 약해진 지금 이 상황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유노는 엷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반드레아가 몰트 침공에 실패하고 주력 부대 한 개를 잃었다는 정보를 알테일 신국에 유출할 겁니다. 물론 어느 정도 과장한 상태로요.”
“그랬다간 알테일에 더 많은 여유가 생기는 것 아닙니까?”
알테일까지 몰트에 손을 대려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유노가 한 순간 웃음을 터트렸다.
나를 멍청이 취급한 느낌이지만 그렇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
레오폴트 놈이 좀 더 노골적으로 한숨을 내쉬고 자빠졌으니까 말이지.
“반드레아가 약해지면 알테일은 다른 곳에 손을 댈 여유가 생기죠. 하지만 지나치게 약해지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놈들은 리버티스와 몰트에 손을 대려 할까요? 아니면 불구대천지 원수인 반드레아를 단숨에 무너트릴 호기라고 판단할까요?”
그렇군. 놈들이 서로를 견제하는 것보단 아예 한바탕 화끈하게 붙는 게 우리한테는 더 편하긴 하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잖아.
“그러다 알테일이 정말로 반드레아를 멸망시키면 어쩔 겁니까? 대강국이 완성될 텐데요. 위협도는 지금과 차원이 달라질 겁니다.”
“걱정 마십시오, 반드레아에는 아직 정예 군단이 2개나 있습니다. 게다가 놈들은 아직 병사를 징용할 여력이 남아있지요……그리 쉽게 멸망하진 않습니다. 설령 멸망한다 한들 그 전까지 벌인 전쟁 때문에 알테일의 국력은 크게 손상을 입을 겁니다.”
논리는 알겠다만 유노한테 마음대로 휘둘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저 보고 뭘 하라는 겁니까?”
“예, 지금까지 그랬듯이 반드레아를 위협……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기회를 엿보면서 국경에서 작은 다툼을 일으켜주셨으면 합니다. 반드레아는 병력을 약간이라도 그쪽에 할애할 수밖에 없게 될 테고, 알테일이 그 사실을 깨달으면 본격적인 침공의 신호탄이 될 테니까요.”
왜 내가 리버티스를 위해 싸워야 하는 거지?
거절하려고 했으나 레오폴트가 귓가에서 속삭였다.
“받아 주십시오. 생각이 있습니다.”
사실이겠지?
만약 일이 귀찮아지만 니나를 빼앗아 주마.
“좋습니다. 시간과 규모는 우리 쪽에서 판단하겠습니다만 국경의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대등하지 않습니다.”
내게 답변을 하도록 요청한 다음 곧장 레오폴트가 끼어들었다.
이 자식…….
“무슨 소리입니까?”
유노는 경계하는 분위기와 함께 레오폴트를 바라봤다.
나를 상대할 때랑은 많이 다르잖아. 왜 이 녀석을 더 경계하고 있는 거냐고.
“이번 책략으로 이익을 얻는 건 주로 리버티스뿐입니다.”
“반드레아도 방어에 전념하게 될 테니 하드릿 경과 몰트 또한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만?”
“애초부터 반드레아는 이번 피해로 제대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전혀 같은 수준의 이익이라고 볼 수 없겠군요.”
유노는 살짝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으나 맞받아칠 말이 없는 듯 보였다.
“또한 전쟁이 벌어지면 병사들도 죽고 물자도 소비됩니다. 리버티스 측이 제공한 정보가 아예 가치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만 이러한 손실을 우리만 책임 지는 건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구체적으로는 리버티스에서도 병사를 내라는 말입니까?”
“아뇨, 귀국의 정치 상황을 따져봤을 때 그건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피를 흘리는 대신 그에 걸맞은 자금을 제공해 주셨으면 합니다.”
주변에 있던 외무관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유노는 레오폴트를 노려보듯이 시선을 맞추는 중이다.
남자들끼리 기분 나쁘게 바라보는 시간은 30초가량 이어졌다.
나는 그 사이에 마이라를 바라봐야겠군.
후후후, 얼굴이 붉어진 걸 보니 내 승리로군.
“……알겠습니다. 구체적인 금액은 대신에게 보고한 뒤 다시 협의하기로 하시죠. 단, 국비를 내는 이상 밀약이긴 합니다만 쌍방에게 문서를 남겨두는 걸로 합시다.”
“그쪽은 자금을 제공하고 우리는 국경지대에서 분쟁을 일으킬 것, 확약했습니다. 괜찮겠습니까, 하드릿 경?”
마지막에만 내게 동의를 묻고 자빠졌군.
마음대로 해라.
“그럼 협의는 여러분들 영지에 두고 갔던 그 여자를 통해서…….”
그 말을 마지막으로 우리와 유노의 회담은 끝이 났다.
“어이 레오폴트. 왜 리버티스를 위해 시덥잖은 다툼을 일으키려 하는 거지? 돈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병사를 잃었다간 의미가 없잖아.”
이 녀석은 정말 내키지 않아도 신뢰하는 중이지만 이번 행동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글쎄요, 우리는 다툼을 일으킨다고 약속한 적 없습니다. 국경에서 분쟁을 일으키겠다고 말한 겁니다.”
같은 소리잖아.
“지도를 살펴 보시지요. 평원 동쪽, 반드레아 인민 연방과 몰트, 그리고 우리 영지 국경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몰트는 남부뿐 아니라 동부에도 넓은 국경선을 보유 중이고 우리 영지도 충분히 개발되어 중요한 곡물 생산지로 변한 남부 지역이 국경 근처에 있습니다.”
국력을 회복하면 다시 야심을 내비칠 것은 명백하다며 레오폴트가 말했다.
“국경에서 반드레아와 충돌. 웬만하면 놈들이 먼저 우리한테 손을 대게 만드는 게 바람직합니다만……아무튼 그것을 기회로 준비된 주력 부대와 함께 단숨에 남쪽으로 내려간 뒤 최소한 몰트 왕국 남쪽 국경선까지 전진,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시죠.”
“그렇군……확실히 [분쟁]이 맞긴 하군.”
상대방이 먼저 덤비는 걸 기다린 뒤 전면 공격을 펼쳐 영토를 빼앗아버리자는 얘기다.
유노한테 약속한 건 「분쟁을 일으키는 것」이니까 약속을 어긴 게 되진 않는다.
“이 지역 일대를 획득하면 몰트는 동부 쪽 위협이 사라지고 우리도 중요한 토지 사이에 완충 지대를 둘 수 있게 됩니다.”
상대방한테 계속 당하기만 해서 짜증이 나던 참에 잘 됐군.
“약해진 반드레아, 그리고 알테일이 본격적으로 침공을 시작하면 동쪽에 신경을 쓸 여력은 없습니다.”
리버티스의 돈을 써서 영지를 늘린다라, 재밌는 전략이군.
“그걸로 가자. 국경 지대는 트리스탄이 진지를 만들고 있었지. 이용할 수 있겠나?”
“이미 생각해 두었습니다.”
즐거운 겨울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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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레아 인민 연방 수도 반드라 인민 회의
“동지 베이첵,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은 있는가?”
“……없습니다. 패전의 책임은 전부 제가 무능한 탓입니다. 인민과 대표님께 드릴 사죄의 말씀도 없습니다.”
베이첵은 정규 군복이 아니라 사복을 입을 것을 명령받고 회의장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10명 가까운 시선 아래, 낡은 복장으로 고개를 푹 숙이는 그 모습은 죄인 그 자체였다.
“이곳은 자네의 변명을 들어주는 곳이지 사죄를 바라는 곳이 아니네.”
한 참가자가 그렇게 말했으나 베이첵은 그저 몸을 부르르 떨고서 고개를 숙이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어차피 아무런 의견도 들을 생각이 없는 듯 보였으나 참가자들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인민회의 회장에 끌려나온 사람들은 대개 이렇게 된다.
“제군들, 여기서 더 얘기할 필요가 있겠소? 약소국을 상대로 패배, 심지어 항복한 뒤 우리나라의 위엄을 실추시킨 자요. 동지 베이첵에게는 충성심이 부족했다, 그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소. 응당 받아야 할 벌을 내려야 할 따름이오.”
“맞소, 그렇지 않으면 인민들한테도 설명하기 힘든 상황이오. 조만간 대규모 징병도 실시해야 할 상황이니.”
두 사람의 의견에 모든 이들이 동의하기 시작했다.
“인민 대표님께서도 분개하고 계시오. 어중간한 처벌로는…….”
“그럼 가족도?” “아니, 그것은 인민한테 하게 두는 편이…….”
예상하던 결과라고는 해도 축 어깨를 늘어트리는 베이첵.
하지만 한 노인이 천천히 손을 들었다.
“자, 결론을 서두르지 마시게나.”
“동지 벨라세, 결론에 불만 사항이라도 있소?”
노인은 온화하게……하지만 시선만큼은 베이첵을 차갑게 노려보면서 말했다.
“불자크 제3군단까지 격파한 상대요, 이 녀석의 충성심만이 문제였다고 할 수는 없을 테지. 항복은 확실히 꼴사납긴 했으나 그 덕분에 절반가량의 병사가 돌아올 수 있던 것이오.”
“항복한 병사가 돌아와 봤자요!” “놈들이 패배했다는 소식을 퍼트리면 반대로 군에 대한 의심이…….”
노인은 크게 헛기침을 하고서 야유를 막은 뒤 다시 말을 이었다.
“제3군단은 야습으로 쳐들어온 적의 기습에 허를 찔려 패배했다……하지만 자네는 정면에서 싸우고 패배했네. 맞나?”
“……면목도 없습니다.”
노인은 짝, 하고 크게 손뼉을 쳤다.
“동지 베이첵, 자네한테 기회를 주겠네.”
주변이 웅성거리고 베이첵의 표정에 희망이 깃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도망쳐 살아온 용감한 침공군을 재편성하고, 정부에 반기를 들 정도로 용기가 있는 젊은이들로 정예병을 구성하여 자네 지휘 아래 두겠네. 동지는 직접 하드릿 영지에 침입한 후 그자의 영지를 정복하여 반드레아의 힘을 깨닫게 해주게나.”
베이첵뿐 아니라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이 숨을 삼켰다.
“패잔병과 죄인 부대…….” “오호라, 확실히 한꺼번에 치워버리면 수고가 덜어지겠소.”
“그것은…….”
무언가를 말하려 하던 베이첵을 노인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제지했다.
“이대로 가족들과 함께 전부 처형대에 오르는 것보단 나은 선택지라고 보네만. 당장 편성 준비를 시작하게.”
멍하니 그 자리를 떠나는 베이첵……노인은 그 모습을 만족스럽게 지켜보았다.
“괜찮겠습니까, 동지 벨라세?”
한 회의 출석자가 당혹스럽다는 듯이 노인에게 말을 걸었다.
“인민 대표께도 승낙하신 사안일세. 패잔병을 그대로 돌려보냈다간 우리나라의 위신에 문제가 생길 테니 말이네.”
강력한 군대는 반드레아 정부에 대한 인민들의 충성심을 통제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였다.
남부에서 약소국으로 유명한 몰트와 정면으로 맞붙어서 패배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간 상황이 안 좋게 굴러갈 것이다.
“제3군단은 어두운 밤중, 비겁한 기습으로 패배했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 베이첵의 군은 정면에서 맞붙어 패배했네. 병사들도 전황을 아주 잘 알고 있었을 테지. 도망친 5000명의 병사가 똑같이 얘기하면 일이 귀찮아질 걸세.”
“하지만 지금은 병사 한 명이라도 아쉬운 상황입니다. 힘들게 다시 돌아온 병사들을……게다가 고르도니아와 전쟁이라도 벌어졌다간 우리는 사면초가입니다.”
“걱정 말게. 놈들이 떠나면 패주병으로 다루면 그만이니. 고르도니아 쪽에도 그리 전달해두면 되네.”
과연 그렇게 잘 굴러갈까?
모든 이들의 마음에 일말의 불안감이 남았다.
하지만 노인은 인민 대표와 친분이 있는 실권자, 여기서 더 따지고 들면 자신의 지위도 위험해진다.
“내 경험을 따져서 얘기해 보면 괜찮을 걸세. 봄에는 징병을 통해 병력도 회복할 수 있을 테지. 알테일이 그렇게 딱 맞춰서 공격해 올 일도 없을 테고. 하드릿은 의용병이라는 둥 헛소리를 늘어놓았다 하던데……우리가 내보낼 상대는 패주병, 놈에게 아주 딱 맞는 농담거리야.”
노인의 웃음소리에 주변 참가자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그 뒤를 따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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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정실과 측실
“사모님, 차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사모님, 바르톨로메이님께서 젖을 드시고 싶다며 울고 계십니다.”
논나가 거실 소파에 앉으면서 늘 데리고 다니는 시녀 두 사람과 대화하고 있었다.
“야, 논나.”
그때 카라가 가벼운 분위기로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죠, 카라?”
“너, 친구 없지?”
쿵, 하고 논나가 책상에 부딪혔다.
“사, 사모님!” “괜찮으십니까!?”
“무, 무슨 소리인가요, 바보 카라!”
자리에 일어나 카라한테 따지고 드는 논나, 하지만 그녀는 태연한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그야 너, 시녀 말고 다른 여자하고 얘기하는 경우가 아예 없잖아. 싸운 것도 아니잖아?”
“당신도…….”
그렇게 말하려다가 논나는 입을 다물었다.
카라가 밀레와 종종 쇼핑을 가거나 놀러 가는 사실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다른 여자들도 제각각 특별히 사이가 좋은 여자가 있다.
“끙……사리랑 토리가 있어요!”
“황송할 따름입니다, 사모님.” “존경하고 있습니다.”
어떠냐며 카라를 바라보는 논나.
하지만 카라는 발을 꼰 채 흥, 하고 비웃었다.
“친구? 고용주?”
“그, 그것은……친구라니 어찌 그런 황송한.” “경애하는 사모님이신지라…….”
“이거 봐―. 아야, 뭐하는 거야, 그만해! 너 머리 딱딱하단 말이야!”
논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카라한테 박치기를 계속해서 먹였다.
“그러니까―, 너도 가족밖에 없을 땐 정실이니 뭐니 폼 잡지 말고 좀 더 다른 사람들하고 사이 좋게 지내란 얘기잖아! 그렇게 하면 좀 더 즐겁게, 아프다고 말하잖아!”
카라는 계속해서 박치기를 먹이는 논나의 목덜미를 붙잡아 소파에서 끌어내려 바닥으로 쓰러트렸다.
두 사람은 쿵쿵 소리를 내며 데굴데굴 굴렀다.
“감히 시녀들 앞에서 저에게 창피를 주다니!”
“그렇게 말하는 게 폼잡고 있는 거래두. 으압! 비린내나는 젖 뿌리지 마!! 이렇게 해주마!”
“꺄아악―!!”
서로 다투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시녀들이 중얼거렸다.
“있지, 사리. 이렇게 사이 좋은 정실이랑 측실, 본 적 있어?”
“설마요. 아마 그 말을 하면 두 분께서 화내실 것 같긴 하지만요.”
시끄러운 소리에 울음을 터트린 아기, 허둥지둥 논나와 카라가 다툼을 멈추고 달래기 시작했다.
““두 분은 충분히 친구인 것 같아요.””
저택은 오늘도 평화로웠다.
“그리고 다 들렸답니다.”
“사, 사모님께선 귀가 어쩜 이리 좋으신지…….”
“엄청난 청력……헉!”
논나는 뺨을 빵빵 부풀리고서 미소 지은 채 시녀들에게 가볍게 박치기를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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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에이길 하드릿 23세 가을
지위: 고르도니아 왕국 변경백/동부 대영주 산의 왕 드워프의 친구 아레스 왕의 친구
영주민: 163000명 중요 도시 라펜: 24000명 린트브룸 4500명
군대: 11300명(영지 내 대기 보병 2000)
보병: 5550 기병: 850 궁병: 1000 궁기병: 1900 (부상병 복귀)
대포: 30문 대형포: 10문
재산: 금화 6070닢 리버티스 협력금(+5000) 전리품/병사 보상은 집계 중
경험 인수: 229명 자식: 48명+555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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