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화『여행 마지막 날엔 뱀이』
“후우……돈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했어.”
여관으로 돌아가니 여자들이 한 데로 쭉 늘어서 바닥에 엎드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고개를 들고 있는 건 침대에서 펄쩍 뛰고 있는 피피와 파이를 먹고 있는 케이시뿐이다.
“……나는 여자한테 이런 걸 시키는 취미는 없다고. 그만해.”
“이번엔 정말 뭐라 말씀을 드리면 좋을지……정실의 허가가 있었다고는 해도 이런 결과가 될 줄은.”
“정말로 미안해. 나까지 논나의 멍청이 짓에 끌려다녀서.”
“제가 에이길 님한테 이런 창피를 맛보게 하다니……때, 때려 주세요! 밟아 주세요!”
카트린느와 카라도 침울하게 사과했다.
특히 세리아는 보고 있으면 비통할 정도로 침울해져 있었다.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냥 조금 번거로워졌을 뿐이니까.”
여자들한테 넘기고 간 금화는 이번 여비에 쓸 전액이었던 것이다.
설마 자리를 비운 며칠 사이에 전부 써버릴 줄은 몰라서 나도 미리 설명을 안 했단 말이지.
“유노한테 부탁해서 얼마 빌렸으니까 괜찮아.”
솔직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긴 했지만 말이야.
“애, 애초에 초대한 쪽이 여행 경비 정도를 대주는 건 당연한 일……꺄아아악!”
“시끄러워, 네가 나쁜 거라구!” “쓸데없이 커다란 가슴을 쥐어뜯어 줍시다!”
논나가 뭐라 말하려던 순간 다른 여자들의 집중 공격을 받아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리버티스도 여관 정도는 준비해 줬지만 아무리 그래도 매일 쓸 잡동사니와 식사비 정도는 자기가 직접 내야 하기 때문에 돈이 어느 정도는 필요해진다.
“으으, 신혼 초창기부터 일을 저지르다니…….”
“우리는 아내 실격이에요…….”
미티와 마리아도 침울해져 있었다.
모처럼 오게 된 즐거운 여행 기간인데 어두운 분위기가 이어지는 건 싫다.
지금은 아예 단단히 벌을 준 다음 내일부터 마음을 다잡는 게 더 좋으리라.
“좋아. 그럼 너희한테는 여행 경비를 전부 써버린 벌을 주도록 하지. 하지만 그걸로 이번 일은 끝이야. 내일부터는 또 즐겁게 지내자고.”
“때릴 거야? 아니면 각인이라든지…….”
레아가 말하면 농담거리로 안 들리니까 하지 마.
내 여자를 아프게 할 생각은 없어.
“에이길이 주는 벌이라 하면 정해져 있잖아.”
“으으으……어쩔 수 없죠.”
“다들 목욕탕에 가서 깨끗하게 씻고 오죠.”
“네? 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가요?”
쿠우와 루우는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다.
카라가 등을 떠밀고 목욕탕으로 데려갔다.
“당연한 거잖아. 우리들의 엉덩이 구멍은 지금부터 에이길의 남근으로 벌을 받게 될 거야.”
모든 이들이 비명소리와 기대감이 담긴 탄식이 터져나왔다.
앨리스, 큰 소리로 환호성 내지르지 마……너한테 엉덩이 따먹기 형벌은 벌이 아니니까 다른 걸로 할 거다.
◇◇◇◇◇◇◇◇◇◇◇◇◇◇◇◇◇◇◇◇◇◇◇◇◇◇◇◇◇◇◇◇◇◇◇◇◇
시간이 흘러 다음날
“훌쩍훌쩍……이제 다른 분들하고 못 마주치겠어요.”
“울지 마!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훌쩍이며 우는 논나. 주범이라고는 해도 조금 과했나?
“괜찮아. 굴욕감을 느끼는 정도가 딱 좋다구! 그것보다……에이길, 진짜 23살 맞아? 그거 그냥 논나가 자기 마음대로 정한 거지?”
“그래, 나도 아예 감을 못 잡겠거든.”
진짜 나이를 모르는 내게 논나가 자기보다 한 살 연상이 좋다고 말하길래 지금 나이가 된 것이다.
“더 어린 거 아냐?”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내가 그렇게 어린애처럼 보이나?
요즘엔 그럭저럭 어른이 됐다고 생각하는데.
“가랑이에 달린 그거 말이야. 아직도 계속 커지는 중이잖아! 23살이면 슬슬 안 커질 때란 말이야. 어제 받은 벌……엉덩이가 찢어지는 줄 알았다구.”
그런 소리를 해도 말이지.
여자를 잔뜩 안았으니까 성장하고 있는 거겠지.
“슬슬 거기서 멈추지 않으면 다들 죽어버릴걸.”
“노력은 하지.”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커졌으면 한다.
(얘들아~ 밥 먹을 시간이야~)
케이시가 살랑살랑 날아왔다.
다행히 이 여관의 종업원 중에 보이는 사람은 없어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 있는 모양이다.
“오늘 메뉴는 뭐지?”
(고추가 잔뜩 들어간 야채 절임 슬쩍 한 입 먹어봤더니 맵긴 해도 맛있었어~)
“엑!” “하윽!”
카라와 논나가 비명을 내질렀다.
(다른 사람들한테도 알리고 올게~)
케이시는 공중을 날아 떠나갔다.
가는 방마다 비명소리와 절망하는 소리가 들렸다.
혼자 기뻐하고 있는 건 무조건 앨리스다, 틀림없지.
“저, 저는 몸 상태가 좋지 못하니 식사는…….”
도망치려고 하는 논나를 붙잡았다.
일부러 고생해서 준비해 준 요리를 남기는 건 그냥 못 두고 보지.
“포기하자, 같이 화장실에서 비명을 내지르는 수밖에.”
“싫어요~! 여기서 저한테 더한 수치를 느끼게 하시려는 건가요!?”
“시끄러워! 애초에 네가 마음대로 다 해서 그런 거잖아!”
칭얼대는 논나를 카라가 질질 끌고 갔다.
행운을 빈다.
그 후엔 마음을 다잡고 토르트엔트와 안전한 장소에서 관광을 즐겼고 우리의 여행은 약간의 문제가 있긴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무사히 끝을 맞이했다.
“맞아, 유노가 말한 게 있었지. 알테일 신국은 그 전투 이후로 종종 비슷하게 분쟁을 일으키러 온다더군. 요즘 리버티스 쪽도 본격적인 군사 작전을 실행할지 모른다고 해.”
“그건……조만간 큰일이 벌어질 것 같군요.”
세리아와 잡답을 나누면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찰나 눈앞에 군복이 보였다.
“하드릿……씨. 감사합니다! 그땐 제대로 된 감사 인사도 못 드려서…….”
날 기다리고 있던 건 솔라나였다.
감사 인사를 하러 찾아온 모양이다.
“여자를 돕는 건 남자의 의무야. 신경 안 써도 돼.”
잘 보니 그녀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맨 처음에 만났을 때하고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지금이라면 억지로 밀어붙여서 안는 것도 가능할 것 같지만 이제 시간이 없군……아까워라.
최소한 슬쩍 손이라도 대둬야겠어.
세리아가 자리를 비운 틈을 노린다.
“솔라나!” “으읍!?”
그녀를 끌어안고서 살짝 억지로 키스를 한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저항한 솔라나였으나 혀를 입 안에 밀어넣으니 얌전히 내 등에 손을 둘렀다.
혀가 얽히고 침을 교환하는 소리가 들렸다.
“푸핫……갑작스럽네요.”
“미녀한테는 사족을 못 쓰는 성격이라 말이지.”
“후후, 소문대로 밝히는 분이셨군요.”
솔라나는 가볍게 웃음을 터트리고 자기가 먼저 내 쪽으로 얼굴을 갖다 대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첫 키스였어요. 언젠가 또……만날 수 있겠죠?”
“반드시.”
이런 상황에선 딱 잘라 말하는 법이다.
“에이길 님, 이제 준비가 끝났습니다.”
세리아가 돌아왔다. 이걸로 인사는 끝이다.
또 언젠가 만날, 그때야말로 내 육봉이 그녀의 처녀막을 찢을 것이다.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며칠이 지났을 즈음, 슐리테 마을 밖을 향하는 근처 도로에서 행상인과 여행객들이 체류 중이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이들의 통행을 막고 있는 건 리버티스의 경비대인 듯했다.
“아니……여기서 막아버리냐고. 신선한 과일을 갖고 왔는데…….”
“나도 수납 기한에 늦겠다니까. 얼른 가게 해 달라고.”
다들 제각각 불평을 늘어놓는 중이다.
“통행 제한? 웬일이래.”
위험한 산길이나 강가 근처라면 산사태나 홍수가 발생해서 막는 경우도 있긴 할 테지만 이 주변 부근은 둘 다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 마물이나 도적단이겠네.” “길 잃은 오크라도 나온 거 아냐?”
카라와 밀레가 고개를 내밀었다.
리버티스의 치안을 생각해 봤을 때 도로를 틀어막을 정도로 규모가 큰 도적단이 나올 것 같진 않다.
갑자기 나타난 성가신 마물 때문인가?
“여기서 계속 남아있는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내가 가서 해치우는 것도 괜찮겠어.”
“또 쓸데없는 짓을…….”
트렛츠가 머리를 쥐어싸맸다.
마침 잘 됐군. 호위인 너희도 도와주면 더 빨리 정리될 거 아냐.
“이봐, 뭐가 나온 거지? 오크 정도라면 도와줄 수 있는데.”
도로를 봉쇄 중인 병사한테 말을 건네 보았다.
“응? 아니, 그게 아니야. 나온 건 라미아거든……라미아도 오크랑 비슷하게 성가시긴 하다만 조금 이상한 녀석이어서 말이야.”
라미아라, 토벌할 마음이 가시기 시작하는데.
“뭔가 사냥감을 찾아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고르도니아 쪽을 향해 도로를 쭉 나아가고 있는 모양이더라고. 이건 내가 직접 본 건 아닌데……커다란 가방 안에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닌다던데.”
“설마.” “잠깐만…….” “그거 설마 그 녀석인 거 아냐……?”
세리아와 크리스토프, 기드도 얼추 눈치 챈 모양이다.
나도 큰 가방을 짊어지고 고르도니아로 향하는 라미아한테 아예 짐작 가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반려자 운운한 적도 있었으니 내 영지로 올 생각이었던 건가?
“그 녀석은 지금 어디쯤에 있지?”
“그게 제법 멀어서 말이야. 아마 벌써 고르도니아 국경 부근까지…….”
“서두르자!”
“이, 이봐! 이 다음 구역은 위험하다고 말했잖아!”
봉쇄된 길을 뚫고서 앞으로 나아간다.
국경 지대에는 내 호위대가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라미가 갑자기 나타나면 토벌당할지도 모른다.
국경까지 얼마 안 남은 위치까지 가니 도로에서 살짝 떨어진 풀밭에서 희미하게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다가가 보니 역시나 라미였다.
똬리를 뜬 채 울상을 지으면서 모닥불로 스프를 만들고 있는 모양이다.
겉으로 드러난 가슴이 눈에 띄는군.
“으으,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말했는데 왜 검을 겨누는 거냐구……나는 그냥 약속대로 그 사람의 집으로…….”
“그야 갑자기 널 보게 되면 어쩔 수 없지.”
말을 걸자 힘차게 이쪽을 돌아보았다.
울상이 순식간에 미소로 바뀌었다.
“에이길!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다니 역시 운명이…….”
아니, 네가 도로를 돌아다닌 탓에 큰 소동이 벌어졌다고.
“괴물!?”
“헉! 그, 그거 라미아!?”
“다들 물러나!”
여자들은 갑작스러운 만남에 깜짝 놀라 뒤집어졌고 앨리스의 머리카락이 붉게 물들었다.
당장에라도 화염구가 날아올 것만 같다.
“여러분, 괜찮습니다. 이 라미아는 그게……에이길 님의 여자입니다.”
세리아가 한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좀 더 당당하게 말해도 돼.
“아아……그렇구나.” “알겠어. 여기까지.” “뱀까지 따먹는 거군요.”
한 마디로 모든 이들이 납득하는 것도 훌륭하다.
“아무튼 나도 따라가도 되는 거지?”
“그래……나랑 같이 가는 거라면 문제는 없을 텐데……아무리 그래도 이대로 땅바닥을 기어가는 건 좋지 못한데.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 전부 다 겁먹을 테고 좋지 않은 소문이 돌지도 모른다.
“좋아……저 마차의 짐을 전부 빼내고 다른 마차에 옮겨둬라!”
“다 안 들어갈 텐데요?”
“남은 분량은 전부 슈바르츠 위에 실으면 돼. 그 녀석이라면 버틸 수 있을 거다.”
불만스럽다는 듯이 소리를 내는 슈바르츠와 화를 내는 돌보미 여자는 무시하고서 이야기를 진행했다.
“어? 엥? 나, 어쩌면 좋아?”
허둥대는 라미, 맡겨만 두라고.
고르도니아 국경
“어서 오십시오, 영주님!”
국경에서 트렛츠 일행과 헤어지고 내 호위대와 합류했다.
라미는 평범하게 고개를 내밀고 있긴 하지만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그 여성 분은 새로운 애첩 분이십니까?”
“그래, 라미라고 해. 앞으로 잘 지켜달라고.”
“예에, 당연히 그럴 생각입니다만 어째서 상반신만 마차 바깥에 내밀고 계신 건지요?”
“에헤헤…….”
라미는 천막 달린 마차 천장에서 가슴께부터 위쪽을 드러내고 있었다.
물론 옷은 입혀뒀기 때문에 그냥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리라.
“게다가……한 분이십니까? 기왕 오신 거 영주님의 마차로 갈아타시면…….”
“괜찮아. 나는 여기서 밖을 내다보는 걸 좋아하거든.”
호위대는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출발 신호를 내보냈다.
“……? 라미 공의 마차만 이상하게 상태가 이상하군요. 역시 다른 마차로…….”
“슈바르츠, 너도 도와서 당겨라!”
말 두 필이 달린 마차에 슈바르츠를 묶어주니 속도가 돌아왔다.
후우……말이 겁먹는 것도 이상할 건 없지.
어쨌거나 라미는 야생마를 잡아먹은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 말이야.
참고로 마차 안에는 라미의 몸통으로 가득 찬 상태다.
다같이 그녀의 몸을 마차 안에 밀어넣고 끝까지 들어가지 않았던 상반신만큼은 어쩔 수 없이 천장을 통해 마차 밖으로 내보낸 것이다.
이제 남은 건 영지로 돌아간 뒤에 생각해야지.
◇◇◇◇◇◇◇◇◇◇◇◇◇◇◇◇◇◇◇◇◇◇◇◇◇◇◇◇◇◇◇◇◇◇◇◇◇
주인공: 에이길 하드릿 23살 가을
지위: 고르도니아 왕국 변경백, 동부 대영주 산의 왕 드워프의 친구 아레스 왕의 친구
영주민 162000 중심 도시 라펜 24000 린트브룸 4000
가족
논나(정실) 카라(측실) 멜(측실) 쿠우(애첩) 루우(애첩) 밀레(애첩) 레아(애첩) 미티(혼약) 마리아(혼약) 카트린느(혼약) 케이시(요괴) 리타(메이드장) 요구리(극작가) 피피(애첩) 앨리스(마법 소녀)
말스린느(애첩) 딸 스테파니(애첩) 브리짓(애첩) 펠리시(애첩)
세바스찬(집사) 도로테아(애첩, 왕도) 멜리사(애첩 왕도) 알마(왕도)
아이
스우 미우 예카테리나 아마타 아나스타샤(딸) 안토니오 클로드 길버트 라이너 바르톨로메이(아들) 로즈(의붓딸)
부하
세리아(부관 질투) 기드(호위대) 크롤(절망 고자) 이리지나(지휘관) 루나(지휘관) 루비
마이라(치안관) 포르테(학생 감독) 그레텔(강아지)
레오폴트(참모) 아돌프(평화로운 날들) 트리스탄(장기 출장)
클레어&롤리(전용 상인) 슈바르츠(말) 릴리안느(여배우)
군: 6000명
보병: 3500 기병:1000 궁병: 1000 궁기병: 500
대포: 19문 대형포 10문
예비역: 3000
치안대: 150명
재산: 금화 8070닢 유노한테 빚 짐(50) 모병x500(2000)
경험 인수: 226명 자식: 4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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