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새로운 적』
“반드레아 인민 연방 분하고 말을 나누는 건 처음입니다만.”
나와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는 인물은 반드레아의 아무개라고 하는 중년 남자, 이름을 대긴 했는데 기억은 안 난다.
눈앞에 있는 남자는 영 마음에 드는 성격이 아니다. 그래서 이름도 외울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싶을 따름이군요.”
그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아마 무리일 것 같다만.
“하지만 저는 어디까지나 지방 영주, 국가간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시면 왕도로 가는 게 더 낫다고 봅니다만.”
흔히 쓰는 말, 이걸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다면 그게 더 낫다.
“아뇨, 이번 건은 직접 국경이 인접해 있는 당신과 얘기하는 편이 더 빠를 것 같습니다.”
쳇, 도망칠 여지는 없는 건가.
“이번 얘기는 국경을 확정 짓기 위한 것입니다.”
“국경? 그런 건 이미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우리의 영지는 고르도니아의 남쪽 끝부분까지. 다시 말해 트리에아 왕국과의 국경선이 그대로 두 나라의 국경이 되어야 정상이다.
“트리에아 왕국이 존재했던 시절, 두 나라의 국경선은 굉장히 애매모호했습니다. 왜냐하면 국경 근처에는 제대로 된 마을도 중요한 수원도 없기에 상세하게 정할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럼 그대로 두면 되잖아.
왕국도 변경지의 사소한 국경까지 파악하고 있진 않을 테니 말이야.
“하지만 최근 국경 지역의 발전이 눈부시더군요. 많은 마을과 농지가 생기는 중입니다.”
“그건…….”
아돌프가 뭔가를 말하려 했다.
그냥 알아서 생긴 게 아니라 우리가 자금을 들여 개발한 것이다.
“그렇군요. 그럼 당신네들은 국경을 어떻게 정할 생각입니까?”
일단 그걸 물어보지 않으면 얘기가 진전되질 않는다.
“저희 입장에선 이런 식으로…….”
남자가 앞에 놓인 지도에 선을 그었다.
“그것은!?”
아돌프가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놈이 그은 국경선의 남쪽 부분, 다시 말해 반드레아 인민 연방 영토로 정해둔 장소에는 크고 작은 마을이 20개가량, 그리고 적지 않은 숫자의 농경지가 포함되어 있던 것이다.
이들은 우리가 돈과 노력을 퍼부어 개발한 지역을 자기네 영지로 끌어들이겠다 말하는 중이다.
애초에 지금 트리스탄이 방어 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장소도 놈들 땅이 된 상태다.
자기네들이 제대로 관리도 못한 땅을 내놓으라니, 날강도가 따로 없ㄱ둔.
“하하하, 이걸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영주는 없을 겁니다.”
나는 펜을 손에 쥐고 남자가 그은 국경선을 고쳐 그렸다.
하지만 어떻게 그리면 좋을지 도통 모르겠어서 일단 최대한 남쪽으로 그어주니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차, 너무 과했나……? 이래선 몰트 한복판이군. 너무 이상하잖아.
“장난치고 계신 겁니까?”
남자의 목소리에 분노는 물론이고 살기까지 담겼다.
“당신네들도 말입니다.”
회담 분위기가 단숨에 살육전처럼 바뀌고 말았다.
하지만 처음에 말도 안 되는 얘기를 꺼낸 건 상대방이니 나는 잘못한 거 없다고.
말없이 노려보는 우리 사이에 끼어들듯이 아돌프가 입을 뗐다.
“서로 교섭을 거듭하면 타협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쪽 개발 경위와 세금 및 수확 구조를 고려해 보면…….”
아돌프의 제안은 확실히 현실적이군.
교섭을 이어나갈 생각이라면 이대로 맡기는 게 최선책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녀석은 그런 자질구레한 조건을 얘기하러 온 건 아닌 것 같거든.
“그런 사정은 우리나라가 알 바 아니오. 국경이 정해지면 그곳에 살고 있는 민중들도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이 당연한 법, 우리나라는 처음 제안한 제안에서 양보할 생각은 없소!”
이거 봐, 처음부터 이 녀석은 자기네들 안건을 억지로라도 통과시킬 생각이었다고.
애초에 분위기도 방식도 유노 같은 외교관 느낌이 아니다.
교섭 자체를 할 줄 아는 남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나는 아돌프를 뒤로 내보냈다.
이건 더 이상 교섭이 아니기에 내정관이 나설 영역이 아니다.
그 대신 레오폴트가 내 뒤에 섰다.
“나도 쉽사리 양보할 생각은 없거든. 그렇다면 서로 싫다고 우기는 상황이 이어질 텐데?”
상대가 먼저 소리친 이상 나도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얘기하는 편이 더 편해서 좋았다.
그러자 남자는 탁자에 쾅 하고 손을 내리찍더니 얼굴을 내 근처로 들이댔다.
설마 키스할 생각인가? 그런 짓을 했다간 처형해 주마.
“하드릿 공……우리나라는 민중을 제일로 생각하는,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요. 하지만 전쟁을 모르는 국가는 아니고, 결코 그것을 두려워하는 국가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두시게.”
참으로 이해하기 쉬운 협박이군. 오해할 여지가 없어서 아주 좋아.
아돌프는 음험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고 레오폴트는 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저지르라는 뜻이겠군, 알고 있어.
이 남자의 위협에도 확실히 박력감은 있었다.
역시 외교관이라기보단 역전의 군인, 혹은 그에 준하는 무언가이리라. 지금도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나오는 중이다.
실제로 아돌프와 메이드로 방에 들어와 있던 리타의 경우엔 위축되어 있었다.
하지만 역시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다.
애초에 철이 들었을 적부터 지금까지 거의 계속 죽이기만 하면서 살아온 인생이다.
평화로웠던 시절은 루시 곁에 있었을 때 정도인가?
나도 남자한테 박치기를 할 것 같은 기세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물론 키스는 하지 않는다.
“나는 말이지, 당신네들하고 다르게 전쟁을 아느니 두려워하느니 그런 걸 생각해 본 적 없어.”
남자는 내 말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한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배우 릴리안느와 남매 놀이를 하며 갈고 닦은 연기력을 똑똑히 지켜보도록.
“단순히 전쟁을 좋아한단 말이지. 검이 부딪치는 소리, 울려퍼지는 비명소리, 터져나오는 불길……그런 걸 끝내주게 사랑하고 있다고.”
사실 사랑하고 있는 건 첫째도 둘째도 여자다만.
남자의 얼굴이 살짝 뒤로 물러나자 내가 그 뒤를 쫓듯이 앞으로 나섰다.
“전쟁을 하고 싶다면야 얼마든지 환영이다. 요즘 고르도니아에 적이 없어져서 벌이고 싶어도 벌일 수가 없거든. 아주 즐거운 살육전을 펼쳐보는 것도 괜찮겠어.”
그러고 보니 주변은 평화로워졌는데 나는 생각보다 자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싸우고 여자를 안고, 그것만 계속 반복하는 중이군.
여자랑 전쟁을 제외하면 내 인생의 몇 할 정도가 남으려나?
머릿속에 지금까지 안아왔던 여자들의 나체가 떠오른다……이크, 한바탕 붙고 있는 와중인데 미소가 번졌잖아.
어떻게든 웃음을 참아낸 진지한 표정으로 남자한테 다가갔다.
“야, 야만인……미친 건가? 우리나라의 병력을 알고는 있소!?”
“야만인이라 평가해도 상관없지. 10만, 20만일지는 모르겠다만 병력이 많건 적건 전쟁이 즐겁다는 사실 자체엔 아무런 영향도 없어. 아니, 오히려 적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한 흥분을 얻을 수 있겠군.”
큰일이다, 논나의 거유까지 상상했더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가랑이까지 부풀기 시작하다니……제발 눈치채지 마라.
씰룩대는 표정 그대로 한층 더 앞으로 나가니 남자는 뒤로 물러났고 넘어지듯이 소파에 주저앉았다.
나도 간신히 표정을 고치고 소파에 돌아가 차를 마셨다.
“당신도 마시지 그래?”
“아, 아니. 됐소.”
반드레아 인민 연방에서 처음 오는 사자라고 하길래 논나가 권한 최고급 찻잎을 준비해 뒀더니 다 식어버렸잖아.
안 마실 거였으면 처음부터 그렇게 말해.
“드디어 전쟁의 시작이군요. 요즘은 통 지루했으니 기대되는군요.”
뒤쪽에 서 있던 레오폴트까지 서투른 연기를 시작한 모양이다.
“그래, 준비는 다 됐나?”
“우리가 전쟁 준비 태세를 풀 리가 없지 않습니까. 리버티스까지 끌어들이면……큰 전쟁으로 번질 겁니다.”
연기라고는 해도 평소보다 아주 말이 많군.
그 분위기에 휩쓸려 종자 니나와 침대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까지 얘기해 버려라.
어떻게든 조사를 하려고 하는데 어지간히 꼬리가 안 밟히는 중이다.
“대전이라……가슴이 뛰는군. 잔뜩 죽이고 잔뜩 죽을 테지……훌륭해.”
“피와 뇌수로 새로운 강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후후후후후, 이번달 저는 피에 굶주린 상태입니다!”
레오폴트도 잔혹한 연기에 동참했다.
세리아……책으로 본 대사일 것 같기는 하다만 우스을 뿐이니까 그만두거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려두었다.
“그런 거다. 그쪽 높으신 분들한테는 전쟁을 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상대를 해 주겠다고 전해두도록. 대답은 선전 포고든지……멋대로 영지를 침범하든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말이야?”
남자는 완전히 얌전해진 상태로 내가 준비해 준 식사도 먹지 않은 채 돌아가버렸다.
“저거면 됐던 건가?”
교섭을 끝마치고 소파에 몸을 묻으면서 레오폴트한테 물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쓸데없이 격실을 차린 교섭보단 마음이 편하긴 했다만.
“조금 과한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만 얼추 괜찮을 듯합니다.”
“하, 하지만 저래선 금방이라도 전쟁이 벌어지는 거 아닙니까?”
레오폴트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아돌프는 당황하는 중이다.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쪽이 약하다고 판단하면 교섭 일환으로 침공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만……전쟁광이 상대일 경우엔 그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훌륭한 연기더군요.”
“그래도 병력 차이가 너무 심하지 않나요? 저쪽 병력은 10만이 넘는다고 지난번에…….”
아돌프는 남부 지역에서 벌어질 전쟁을 두려워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기야 난전에 휘말리면 지금까지 쌓아올린 발전은 순식간에 잿더미로 돌아가게 될 테니.
“반드레아의 총 병력은 확실히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 영토를 침공할 수 있는 병력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놈들한테 있어 최대 위협 요소는 우리가 아니라 전면적으로 국경이 인접해 있는 알테일 신국이니까요.”
알테일 신국과 반드레아 인민 연방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판단, 대립 중인 국가다. 평화로울 리가 없다는 얘기다.
반드레아가 병력을 북쪽으로 돌리면 알테일 신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군대를 동원하리라.
“게다가……리버티스의 존재도 은근슬쩍 화두에 올렸습니다. 놈들이 이미 유노 차관과 어떤 방침을 정했는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자칫하면 주변 국가 전부를 적으로 돌리게 되지요. 10, 20개 정도 되는 마을을 위해 손을 대기엔 너무나 위험 요소가 많다고 판단할 겁니다.”
“애초에 고르도니아 하나만 해도 버거운 상대일 테니까 말이야.”
알테일 신국이라는 숙적이 남아있는 반드레아와 달리 고르도니아는 딱히 적이 없다.
침공이라도 생기는 순간 전 병력으로 상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저도 그 부분이 조금 마음에 걸립니다. 왜 그렇게 고압적인 태도를 취한 건지…….”
세리아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러모로 머리를 잘 굴릴 수 있게 된 것 같아 장하구나, 방금 그 연기는 별로였지만 말이야.
“레오폴트, 아돌프, 세리아. 생각나는 걸 말해 봐라.”
일단 생각한 다음에도 떠올리지 못하면 어쩔 수 없지.
“단순히 국경을 확정시키고 싶었다. 그리고 그럴 거면 자국에 유리하게, 라고 생각한 건 어떻습니까?”
“가능성이 낮아……그럴 거면 아돌프가 꺼낸 절충안 때 승낙했을 테니까.”
침울해하는 세리아, 딱히 혼내려던 건 아니라며 허둥지둥 머리를 쓰다듬었다.
“군사적으로는 국경을 조금 더 북쪽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것 말고는 특별히 의미는 없습니다.”
레오폴트가 조용히 말했다.
니나가 녀석에게 차를 갖고 왔다.
언젠가 너희 둘이 밤에 무슨 행위를 하는지 까발려주마.
“그렇다면……다른 요인이겠군.”
그러자 오늘은 활약하지 못했던 아돌프가 서류를 보면서 얘기를 꺼냈다.
“아마 추측이긴 합니다만……식량 문제 아닐까요?”
“식량? 요즘 들어 많군.”
“올해 반드레아의 수확 상황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만 가령 상당히 나쁘다고 가정하면……서쪽의 알테일은 불가능, 동쪽의 대산맥과 산의 민족의 영지는 작물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아님. 그렇다면 북쪽에 있는 몰트와 우리 영지밖에 없죠. 자랑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만 제 남부 집중 개발 덕분에 국경 부근까지 수확량은 상당히 치솟은 상황이니까요.”
“으음…….”
이치는 알겠는데……10만이나 20만 정도 되는 영주라면 모를까 100만 명이 넘는 병력을 갖고 있는 국가가 그런 쪼잔한 짓을 하나?
게다가 밀 수확 시기는 이미 끝났다.
농경지에는 소일거리로 콩이나 채소 정도밖에 심어두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만큼 궁핍하다는 뜻일 수도 있죠. 특히 놈들은 오랫동안 전쟁을 벌인 탓에 인원 수 부족도 수확량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어요.”
그렇군……하지만 그렇게 생각해 보면 남부 국경보다 더 간절하게 원하는 장소가 있을 거란 말이지.
“네, 우리 쪽한테까지 이렇게 일방적인 교섭을 하러 왔다는 소리는 이미…….”
“몰트 왕국 셀레스티나 폐하께서 급사를 보내셨습니다!!”
아무래도 생각할 필요는 사라진 모양이다.
“레오폴트, 방금 전 전쟁 준비는 다 되어있다고 말했다만 그건 사실이냐?”
“예, 군대는 민첩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하는 집단이니까요.”
그거 다행이군.
또 금세 동원하게 될 것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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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진귀한 손님
“받으시죠 영주님, 직접 해주시면 됩니다.”
오늘 드디어 수교가 완성됐다.
수교는 근처 냇가에서 대량의 물을 빨아들이고 위쪽에서 라펜 전체를 향해 물을 공급한다.
우물이나 별로 깨끗하지 못한 천에서 물을 길어오고 있던 라펜의 수질 사정은 단숨에 개선될 것이다.
또한 완성 직전인 새 저택에는 경비상의 이유로 작긴 해도 해자가 만들어져 있는데 그 안에도 물이 잔뜩 채워질 것이다.
물론 주된 목적이었던, 논나가 그토록 바라던 수영장에는 언제든지 항상 신선한 물이 공급된다.
가을 이후엔 추워서 못 헤엄치겠다 싶어 따뜻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커다란 솥까지 동시에 완성했다.
그리고 지금 물이 드나들 출구를 틀어막고 있는 나무 뚜껑을 내가 망치로 부수고 기념적인 첫 출수를 시작하게 된다.
“하드릿 님, 돌로 된 부분을 박살내지 마세요.”
“에이길 님이 했다간 진짜로 전부 다 부서질 것 같으니까 말이죠.”
시끄러워, 그런 실수를 하겠냐?
있는 힘껏 위로 치켜들어 나무 뚜껑을 힘껏 때렸다.
나무판이 단숨에 쪼개지더니 기다렸다는 것마냥 힘차게 물이 뿜어져나왔다.
“““오오――!!”””
내 가족과 하인들은 물론이고 공사를 맡았던 인부들도 환호성을 내지를……줄 알았는데.
“뭐, 뭐야 이게!!” “우와아아아악!” “대어잖아!”
모여있던 사람들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질렀다.
그 이유는 바로 물과 함께 수많은 물고기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물과 물고기 무리가 새 저택의 해자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아돌프……호수엔 물고기가 이렇게 많았나?”
“아직 거름망도 설치해 두지 않았으니 약간은 섞일 수도 있습니다만……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돌프도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물고기 무리를 멍하니 바라보는 중이다.
그나저나 묘하게 피부색이 이상한 물고기군.
“어쩔 수 없지……구워서 다같이 먹을까?”
“안 돼―!!”
거기까지 말한 순간 출구에서 소리치면서 여자가 달려나왔다.
여자는 재주 좋게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달려들었고 나는 그대로 해자로 끌려들어갔다.
“에이길 님! 보우건 부대, 앞으로!!”
허둥지둥 세리아가 호위대한테 지시를 내렸다.
“기다려! 위험하지 않아.”
그렇게 말하고서 내게 달려든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랜만이다, 미루미.”
풍만한 가슴과 부드러운 신체, 그리고 물고기처럼 생긴 하반신.
그리운, 언젠가 보았던 인어였다.
“어? 어라? 에이길?”
뭐야, 몰랐던 건가?
“응! 요즘 냇가에 이상하게 돌로 된 통로가 생겨서 말이야. 애들이랑 같이 탐험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빨려들어갔거든. 그렇구나……에이길네 집이랑 연결된 거구나.”
“애들이라 하면 그때 그?”
예전에 나는 그녀의 알에 대량의 정액을 뿌리고 번식을 도와줬던 전적이 있다.
미루미는 활짝 미소 지으며 물을 헤엄치고 있는 한 마리를 끌어안았다.
크기는 손바닥 정도, 물고기인 줄 알았더니 잘 보니 미루미와 똑같이 상반신이 인간이었다.
크기가 작아서 못 알아봤군.
“엄마? 아빠?”
냄새로 눈치 챈 건지 작은 어인들이 내 주변으로 다가와 헤엄치기 시작했다.
세리아가 위에서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내지르고 있지만 괜찮아, 잡아먹히는 거 아니니까.
그건 그렇고 대체 얼마나 있는 거람.
“많은데……전부 다?”
“555마리, 전부 다 당신 자식이야!”
기쁘다는 듯이 달라붙는 미루미, 단숨에 대가족이 되어버렸군 그래.
“에이길 님! 그 괴물은 뭡니까!? 금방 원군이 올 테니 그 전까지 버티고…….”
절규하는 세리아를 손으로 막았다.
“괜찮아, 이 녀석들은…….”
뭐라고 설명하면 좋지?
“여, 여자로군요! 뱀에 이어서 물고기까지――!”
이야기가 빨라서 다행이군.
이리하여 미루미와 그 아이들은 수교를 통하여 냇가와 저택 해자를 왕복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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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에이길 하드릿 23살 가을
지위: 고르도니아 왕국 변경백, 동부 대영주 산의 왕 드워프의 친구 아레스 왕의 친구
영주민 162000 중심 도시 라펜 24000 린트브룸 4000
가족
논나(정실) 카라(측실) 멜(측실) 쿠우(애첩) 루우(애첩) 밀레(애첩) 레아(애첩) 미티(혼약) 마리아(혼약) 카트린느(혼약) 케이시(요괴) 리타(메이드장) 요구리(극작가) 피피(애첩) 앨리스(마법 소녀)
말스린느(애첩) 딸 스테파니(애첩) 브리짓(애첩) 펠리시(애첩)
세바스찬(집사) 도로테아(애첩, 왕도) 멜리사(애첩 왕도) 알마(왕도)
아이
스우 미우 예카테리나 아마타 아나스타샤(딸) 안토니오 클로드 길버트 라이너 바르톨로메이(아들) 로즈(의붓딸)
인외
라미(애인 뱀) 미루미(인어)
부하
세리아(부관 질투) 기드(호위대) 크롤(절망 고자) 이리지나(지휘관) 루나(지휘관) 루비
마이라(치안관) 포르테(학생 감독) 그레텔(강아지)
레오폴트(참모) 아돌프(평화로운 날들) 트리스탄(장기 출장)
클레어&롤리(전용 상인) 슈바르츠(말) 릴리안느(여배우)
군: 10500명
보병: 8000 기병:1000 궁병: 1000 궁기병: 500
대포: 30문 대형포 10문
예비역: 동원 완료
치안대: 150명
재산: 금화 4070닢 긴급 모병x1000(4000)
경험 인수: 226명 자식: 48명+555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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