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왕국에 이르는 길

왕국에 이르는 길 제187화『정통 마그라드 소탕 작전① 초원 합전』

187화『정통 마그라드 소탕 작전  초원 합전』

 

나와 1 3천명의 병력이 서쪽으로 향해 진군을 시작했다.

한 번 잔드라까지 남하한 다음 거기서 다시 서쪽으로……트리스탄으로 가는 도로 위를 나아가는 중이다.

오른쪽에 있는 에르그 숲을 지켜보면서 슈바츠를 타고 나아간다.

 

잔 드라까지 가는 길이랑 비교하면 역시 길이 나쁘긴 하네요.”

 

이번 출정은 영지 내에 있던 병사를 데부분 데리고 나왔다.

당연히 세리아뿐 아니라 레오폴트부터 트리스탄까지 군대와 관련된 사람은 총 출격이다.

 

사치스러운 고민거리군. 애초에 라펜 주변엔 길도 없었는데.”

 

세리아를 끌어안고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으! , 병사가 보고 있잖아요.”

 

걱정 마, 세리아가 내 애인이라는 건 사실상 병사들 사이에선 상식이니까 말이야.

 

이제 슬슬……하메 남작 영지에 들어가겠군.”

바리에 경입니다. 사자를 보내뒀으니 도시 근처에서 야영할 수 있을 겁니다.”

 

서부 귀족들과는 출격 전부터 얼추 얘기는 끝내두었다.

논나가 평소부터 무도회나 다도회 같은 걸로 관계를 구축해 준 덕분에 그들과는 양호한 편이니까 말이지.

 

이만한 전력이 모여 있으니 평소 관계가 어쨌건 거부권은 없었다고 봐야 할 겁니다.”

 

레오폴트가 모처럼 논나가 세운 공적에 찬물을 끼얹었다.

 

어제 주둔했던 샤반느 자작은 귀엽게 느껴질 정도로 두려워했으니까 말이죠.”

 

세리아가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인구 5천밖에 없는 도시를 에워싸듯이 야영했으니까 말이지.

단순히 도시 근처에 병사를 놔두고 싶었을 뿐이지 딱히 별 뜻은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여자애도 그런 뜻이었구만.”

 

어젯밤 샤반느 저택의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심야에 젋은 아가씨 하나가 방 안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자기를 귀여워해달라고 말하길래 전력으로 상대해 주었다.

 

그 사람, 분가의 딸이었던 모양이던데요. 흰자위를 드러낸 채 오줌까지 질질 흘리는 끔찍한 모습이었지만요.”

그래, 처녀였고 말이야. 꽤 곱상하게 생겼던 나머지 피임하는 걸 잊었지 뭐야. 임신시켰을 수도 있겠어.”

 

세리아와 마이라가 내게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화제 전환을 좀 해야겠군.

 

그것보다, 어때. 아트로아 폴리스를 상대하는데 1 3천이면 충분한가?”

 

레오폴트, 트리스탄. 너희 차례다.

 

첩보와 주변 폴리스를 통해 제공받은 정보에 따르면 아트로아의 인구는 3, 여차할 땐 시민병은 1만이 넘을 겁니다.”

저쪽은 우리와 다르게 시민은 다들 유사시 병력 취급이던데요.”

 

그렇게 보면 별로 우세하진 않은데?

 

하지만 놈들은 도시와 그 주변 좁은 범위에 지어진 농경지를 지배하고 있는 게 끝입니다. 다시 말해 대규모 기병은 유지할 수 없는 상태고, 공격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도 없습니다.”

저쪽 도시는 성채 도시라 튼튼한 수비력을 자랑하긴 하지만 후퇴하는 것도 민중을 퇴피시키는 것도 못하니까.”

 

레오폴트가 뒤쪽으로 시선을 보냈다.

그곳엔 분해된 투석기와 대포를 말이 끄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본격적인 공성전이 펼쳐지면 상대방은 민중한테도 막대한 희생이 발생한다.

우리 쪽이 침략자 입장으로 쳐들어간 거라면 철저하게 저항할 가능성도 있지만 우리는 어디까지나 마그라드 일당을 내놓으라는 게 목적이다.

 

아트로아 시민 입장에서 보기엔 외부자를 지키기 위해 가족과 집을 위험에 노출시키게 되는 겁니다. 공성전이 벌어지면 순식간에 불만이 쏟아져나오겠지요.”

그리고 아트로아 병력은 상당히 강력하니까 우리 쪽 병력이 엄청나게 많지만 않으면 반드시 야전으로 끌고 갈 거야.”

 

그렇군. 야전이라면 우리 쪽도 지지 않지.

5000기의 기병은 전장 지형만 잘 고르면 절대적 우위를 보장해 줄 것이다.

 

그리고 에이리히는 끝까지 왕국군도 내보내는 게 더 나을 거라고 불평을 늘어놓던데.”

군무총감도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부 국가에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었을 겁니다. 원래 같으면 명령이라 받아들여야 했을 테지만…….”

주변 폴리스가 길을 트는 조건으로 내놓은 게 있어서 살았죠.”

 

저쪽에서 내건 조건이란 건 「아트로아 토벌 땐 필요 최소한의 병력으로 대응할 것」, 왕국군까지 포함해서 몇만명을 끌고 가면 저쪽에선 진군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일부러 우리 쪽에서도 교섭을 진행하진 않았지만 말이죠.”

하지만 이랬는데 졌다간 돌아갔을 때 큰 수치를 사게 될 텐데. 책략은 있나?”

없어요.”

 

나는 트리스탄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아파! 그만두세요! 머리가 박살나겠어!”

사실입니다만 책략은 필요치 않습니다. 책략을 쓰지 않더라도 적의 책략을 박살내고 정공법으로 상대하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말해 줘, 하마터면 트리스탄을 짓뭉개버릴 뻔했잖아.

안심하고서 진군해야겠군.

 

◇◇◇◇◇◇◇◇◇◇◇◇◇◇◇◇◇◇◇◇◇◇◇◇◇◇◇◇◇◇◇◇◇◇◇◇◇

도시 국가군 영역  평원

 

예상대로 나왔군.”

숫자는……1만하고 조금이군요. 생각보단 많습니다.”

 

우리와 도로테아 군이 전장으로 고른 곳은 언덕이 드문드문 존재하는 평원이었다.

언덕은 완만한 편이라 그렇게까지 전투에 방해가 될 것 같진 않다.

 

레오폴트, 어떻게 생각하지?”

놈들은 전장 선택을 명백히 실수했습니다. 조금 더 뒤쪽을 골랐으면 군대를 전개하기 힘든 협곡에서 싸울 수 있었을 겁니다.”

싸우기 어려운 건 적도 마찬가지이니 그걸 피한 건 아닙니까?”

 

세리아가 내 뒤쪽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적은 방어전, 결판을 내지 못하더라도 문제될 게 없습니다. 지쳐 나가떨어지는 건 우리 쪽입니다.”

하지만 근처에 적군이 다가온다는 것 자체만 해도 불쾌한 일이고, 이보다 더 깊숙이 들어가면 아트로아 주변 농원이나 밭에 대한 산발적인 공격도 걱정해야 할 테니까 말이야. 아무래도 저쪽은 우리 생각보다 민중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모양이네.”

 

그럼 한번만 잘 쓰러트리면 공성전은 성립이 안 될 테니 의외로 순순히 이쪽으로 넘겨줄 수도 있겠군.

 

그러길 빕시다. 전원, 전투 진형을 짜라.”

 

레오폴트의 지시 아래 진형이 급속도로 바뀌기 시작했다.

우익은 마이라가 이끄는 보병 4000과 궁병 1000, 좌익은 트리스탄이 떨떠름하게 이끌고 있는 보병 3000. 이 병력이 산개하는 와중 루나는 궁기병, 이리지나는 기병대를 이끌고서 당장에라도 앞으로 튀어나갈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중이다.

레오폴트는 내 옆에서 전체 지휘를 맡고 있었다.

 

에이길 님!” “족장님을 지키겠습니다.”

 

세리아는 호위대 지휘를 맡고서 내 옆을 따라붙었고 기드도 마찬가지로 내 옆에 딱 달라붙었다.

피피는 내 뒤쪽에 올라탔다.

이제 나도 궁기병이다.

 

, 적은 어떻게 나오려나?”

 

개인적으로는 곧바로 기병 돌진을 시작해도 좋지만 어쨌거나 아는 게 없는 상대니까 말이야.

 

, 좌우로 균일하게 전개! 천천히 전진해 오고 있습니다.”

 

호오, 적도 이쪽도 경계하고 있군.

 

아트로아의 병사는 얼추 보기에 기병은 거의 없었다.

거의 대부분이 방패와 짧은 창을 갖고 있다.

 

마그라드 중장 보병을 닮았지만……방패가 작은만큼 움직임은 민첩하군.”

정면에서 맞붙을 생각인 것 같군요.”

 

맨 처음엔 레오폴트한테 한 번 맡겨볼까?

 

 

아트로아 군과 내 군대가 정면에서 서로 접근하더니 궁병대를 선두로 내세웠다.

그리고 시작된 일제 사격, 동시에 발사된 두 군대의 화살이 공중에서 스쳐 지나가더니 서로의 머리 위로 쏟아져내렸다.

 

아군 합성궁과 비슷한 수준의 사정거리가 있는 모양입니다.”

 

적은 질서정연하게 사격을 시작했고 정밀도도 상당했다.

확실히 숙련도가 높은 모양이다.

 

끄악!” “으악!”

 

아군 궁병은 목제 거대 방패를 손에 쥐고 뒤쪽에서 화살을 쏴대는 중이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 숫자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건 적 또한 마찬가지, 약간 진형이 흐트러진 모양이다.

 

재장전! 발사!”

 

, 하는 소리와 함께 두 번째 사격이 시작되었다.

적 또한 같은 순간에 화살을 발사하고 있기 때문에 숙련도는 호각이다.

 

서로 거대 방패를 손에 단단히 쥐고 있군. 이대로 싸워봤자 결판이 날 일은 없겠어.”

지금부터 움직일 겁니다. 거대 석궁, 설치 완료했습니다.”

 

레오폴트가 앞을 바라본 채 신호를 보냈다.

본대 중앙부, 우익 궁병대와 맞붙고 있는 적을 거대 석궁 40대가 노려보기 시작했다.

공성용보단 살짝 크기가 작은 그것은 분해하지 않더라도 마차로 끌 수 있는 수준의 무게다.

사정거리와 위력은 큰 것과 비교했을 때 살짝 부족하지만 조립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선 야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평범한 활보다 사정거리도 길기 때문에 화살이 꽂힐 염려도 없다.

 

발사!”

 

신호와 함께 묵직한 소리가 들리더니 거대한 화살이 날아갔다.

활과는 비교도 안 될 중량을 갖고 있는 그것이 방패를 박살내고 적 몇 사람을 단번에 죽여버렸다.

 

상당한 위력이다만……정밀도가 끔찍하군.”

지면에 고정해 두고 있질 않다보니 어쩔 수 없습니다.”

 

발사한 거대 석궁은 40, 그 중 적 진영까지 날아간 건 고작 몇 개다.

이걸로 결정타라 부르기엔 힘들다.

 

, 그래도 어느 정도는 동요하고 있겠군.”

기병으로 적 중앙에 돌격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세리아는 단숨에 결판을 내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하지만……아직 이르군.

 

아직 적의 통솔력이 멀쩡한 상황입니다. 돌격하면 거세게 반격할 겁니다.”

으음…….”

 

레오폴트의 냉정한 반박에 세리아가 뺨을 부풀렸다.

그녀의 뺨을 잡아당겨 공기를 빼낸 다음 루나의 궁기병한테 명령을 내렸다.

 

궁기병한테 명령이다, 좌우로 갈라져서 측면부에서 사격하라. 뒤쪽으로 돌아가서 마구 화살을 쏴라……단, 적과 백병전은 피하도록.”

 

레오폴트도 고개를 끄덕이곤 다른 부대에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명령은 들었겠지!? 가자!”

 

궁기병이 좌우 2000씩 갈라져 적을 크게 감싸듯이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적한테는 강력한 기병이 없기 때문에 반격은 불가능. 그렇다면 대기병 방어진을 짤 게 분명하다.

 

적의 선두에 있는 궁병이 표적을 좌우에서 다가오는 궁기병 쪽으로 바꾸려 했으나, 레오폴트의 지시 아래 한층 더 거세게 발사되는 아군의 탄막에 가로막혀 생각만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적이 섣불리 진영을 바꿨다간 우리 쪽이 궁병을 앞으로 내세워 적 병력한테 전체적으로 화살을 날릴 수 있다.

 

좋아, 좌우 측면으로 파고들었군……호오, 꽤 하잖아.”

 

적은 포위당했다 판단한 순간 순식간에 측면부에 방패와 창을 내세웠다.

역시 아직 통솔력이 상실되진 않았군. 섣부르게 돌진했으면 거센 반격 때문에 힘겨웠을 것이다.

 

하지만 궁기병은 단순한 기병이 아니지.”

 

측면부에서 날아올 돌진에 대비하고 있던 적에게 맹렬한 사격이 시작됐다.

좌우에서 날아온 사격을 보고 적의 진형이 흐트러졌다.

반격하려 해도 정면에 궁병을 집중시켜둔 상태이기 때문에 측면 쪽 적한테는 대응사격을 날릴 수가 없다.

 

이번에야말로 돌격을……으엑.”

 

성급한 세리아의 뺨을 쭉 눌렸다.

아직이다, 적은 진형을 바꾸기 시작했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방패를 손에 쥔 부대가 차례차례 측면으로 이동 중이다.

마구잡이로 화살에 맞으면서도 진형을 바꾸다니.

아직 적은 혼란에 빠지지 않았다.

 

좌익 우익, 전진해라.”

 

레오폴트가 드디어 마이라와 트리스탄한테 명령을 내렸다.

 

그랬다간 우리 쪽 보병이 적의 화살을 맞게 됩니다만.”

 

세리아가 물어보았지만 레오폴트가 그 정도도 모를 리가 없다.

 

상관없다, 다음 수로 끝날 테니.”

 

명령을 받고서 우익과 좌익이 전진을 시작, 활을 맞고서 희생이 발생했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이리지나의 3번째 출진 요청을 각하하고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적의 부대가 전방에 모이는 중입니다!”

 

당연하지. 1000명의 궁병으로 7000명의 보병을 막아낼 순 없다.

측면을 공격 중이던 궁기병도 후방 쪽으로 빠졌다.

궁기병이 방향을 전환시켜 다시 돌격하기엔 시간이 걸릴 테니 눈앞에 닥친 당장의 위협은 전방에서 다가오는 보병이라 할 수 있다.

 

 

좋아, 지금이다!”

 

적의 측면을 파고들어 후방 쪽으로 빠져가던 궁기병이 일제히 말 위에서 뒤를 돌아보더니 후방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우왓!” “뒤를 보면서 활을 쐈다고!?”

 

적이 이제야 끝났냐며 안심한 그 순간, 무조건 안전한 후방에서 화살비가 쏟아져내린 것이다.

그 전까지 완강했던 진형이 눈에 띄게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저걸 못하겠단 말이지.”

 

산의 민족 말고도 또다른 궁기병을 만들 수 없을까 싶어 훈련시켜본 결과, 전방을 향해 화살을 날리는 것까진 성공했다.

하지만 달리면서 옆으로 날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뒤쪽을 보면서 쏘게 될 경우엔 성공하는 사람보다 바닥으로 넘어져 부상을 입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피피와 기드한테 요령을 물어봤지만 조심하면서 쏘면 되는 거 아닙니까?”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역시나 오랫동안 습관을 들여 익힌 기술은 어지간한 훈련으로는 익힐 수 있는 게 아닌 모양이다.

 

하드릿 경.”

그래, 알고 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순간, 이 부분은 세리아한테 맡겨 줘야지.

 

, 전군 돌력!”

““오오오오오오오――!!””

 

제일 중요한 부분에서 혀를 깨물었다.

세리아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고치려 했지만 병사들의 함성 소리에 파묻혀 더이상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좌우 보병대도 빠른 걸음으로 전진하던 기세에서 전력 돌격 태세로 전환했다.

우리 쪽이 전면 공세에 나온 걸 보고 상대방은 허둥지둥 궁병대를 후퇴시키고 보병을 내세워 좌우에서 들이닥친 보병을 막아내려고 하는 모양이다.

돌격하는 아군과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적이 맹렬하게 충돌했다.

 

최전방 병력이 적과 맞붙습니다.”

 

보병들이 서로 격렬하게 격돌하더니 서로를 밀어붙이면서 창과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따.

적과 아군 병력 모두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으나, 점차 아군 쪽이 적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정타가 되기엔 힘들어 보인다.

 

후방 사격 이후 혼란한 적들의 틈을 찔러 총공격, 이걸로 끝낼 순 없나?”

 

다시 보니 아트로아 병사는 일개 졸병까지 금속 갑옷과 방패를 무장한 상태라 간단히 쓰러트리긴 힘들어 보인다.

내 군대도 장비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 생각했는데 보병끼리 맞붙으면 자칫 지는 경우가 더 많다.

 

에이길 님, 밀어붙일 수가 없습니다!”

 

차츰차츰 물러나는 적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아군, 하지만 손해 수준은 거의 비슷하다.

그때 궁기병이 다시 화살을 발사했다.

적의 뒷편에서 진형을 가다듬은 뒤 시작된 사격, 대각선 위쪽으로 발사하면 일단 어찌저찌 맞을만한 거리에서 날린 공격은 적을 한 순간 동요시키는 데엔 성공했으나 결정적이진 못했다.

 

레오폴트, 예상보다 더 끈질긴데.”

, 숙련도가 높다는 보고를 받긴 했습나다만 예상 이상이군요.”

 

우리 쪽에서 조금 더 거세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레오폴트한테 눈으로 신호를 보냈다.

 

좌익, 우익은 각각 적의 측면부로 파고들어라.”

 

마이라와 트리스탄은 제각각 천천히 공격 기점을 구석으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당연히 양쪽에서 포위당하는 건 치명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적도 그에 맞춰 전력을 좌우로 어긋내는 중이다.

 

그렇게 중앙이 탁 트이게 되었다.

 

내 뒤를 따라라, 이리지나, 가자!”

기다리다 죽는 줄 알았다! 전부 다 꼬챙이형이구나!”

 

내 호위대는 이리지나한테 맡긴 기병대와 하나가 되어 돌격을 시작했다.

적은 허둥지둥 대기병진을 짰으나 전력이 좌우 보병에 이끌려 이동 중이기 때문에 완전하진 못하다.

이 정도라면 박살낼 수 있다.

 

돌진해라, 적을 전부 찢어발기자!”

 

중앙을 향해 횡렬로 돌격했으나 말의 속도가 다르다보니 내가 제일 앞으로 튀어나오게 됐다.

 

에이길 님! 제일 먼저 앞으로 나가지 마세요!”

적의 표적이 될 겁니다!”

 

세리아와 기드가 소리치는 중이지만 이제 와서 속도를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

선택지는 돌격뿐이다.

 

좌우 방향에서 화살이 날아오지만 질풍처럼 달려가는 슈바르츠를 맞출 순 없다.

위협적인 건 정면에 있는 적들뿐, 정확히 이쪽으로 날아오는 화살만 떨쳐내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전원, 대기병 방어……뭣!”

 

제일 선두에 선 나를 막아내려고 창진을 짠 병사를 보고 슈바르츠가 펄쩍 뛰었다.

그 거구는 앞에 죽 늘어선 창을 가볍게 뛰어넘고는 창병의 머리 위에 착지했다.

 

끄억!” “끄에에에에엑!”

 

두 병사가 불쌍하게도 거구에 짓밟히는 신세가 되었고 그 주변에 있던 몇 명 또한 내 창의 먹잇감이 되었다.

멍하니 서 있던 적들의 얼굴에는 푹 하고 화살이 박히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피피를 뒤쪽에 태우고 있었지? 너무 가벼워서 까먹고 있었네.

 

허둥지둥 포위망을 짜려고 움직이는 적 병사들을 기다려줘야 할 이유는 없다.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나가는 나와 슈바르츠는 앞길을 가로막는 적을 날려버리고 창을 겨누는 적은 베어냈다.

 

피피도 활약할 거다.”

 

피피는 우리 쪽에게 보우건을 겨누는 적을 정확하게 쏴죽였다.

역시 정확도가 남다르군. 빗나가는 화살이 없어.

 

영주님께서 구멍을 뚫었다! 뒤를 따라라!”

에이길 님, 기다려 주세요!”

 

내가 뚫은 진형의 구멍을 보고 아군 기병이 달려들었고 순식간에 진형이 찢겨나가기 시작했다.

이 정도라면 뒤쪽이 틀어막힐 걱정은 안 해도 될 듯하다.

 

검은 기병을 멈춰라!”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저 미친 소 같은 놈을 어떻게 멈춰!”

 

누가 소란 거냐!”

 

창으로 병사를 방패째 꿰뚫어버리고 하늘 높이 대넞녔다.

슈바르츠도 마음에 안 들었던 건지 소리친 병사를 쫓아 있는 힘껏 달렸다.

돌격은 이 정도까지 하면 되겠군. 적진을 아예 뚫어버릴 필요는 없다.

 

, 덤벼라. 나를 쓰러트리면 승리가 눈앞이다!”

으음……그 승부, 받아들이지!”

 

적의 지휘관처럼 보이는, 말 위에 탄 사내가 정면에서 창을 들고서 내게 달려들었다.

근성이 괜찮군.

 

!”

!”

 

스쳐지나가는 모양새로 일격, 놈의 창은 갑옷의 어깻죽지에 맞아 튕겨나갔고 내 창은 갑옷째로 놈을 두 동강냈다.

주변 적병이 눈을 둥그렇게 뜨고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왜 그러지? 무서워진 거냐?”

 

나는 슈바르츠 위에서 뛰어내려 창을 다시 고쳐쥐었다.

호위대도 내 주변에서 말 위에서 내려와 보병차림으로 적과 맞붙기 시작한 모양이다.

 

이야압!”

 

방패를 내세워 방어하려고 한 병사들의 다리를 베어내곤 쓰러진 적을 짓밟으면서 다른 병사의 머리를 짓뭉갠다.

선 채로 머리를 잃은 사내를 창으로 날려버리고 그 뒤를 쫓듯이 뛰어들었다.

 

히익!” “우왓, 이쪽으로 왔어!”

 

허리에 힘을 싣고서 날린 일격은 두 병사의 상반신을 한꺼번에 날려버렸고, 허리부터 아래쪽은 선 채로 상반신만 내장을 흩뿌리면서 저 멀리 날아갔다.

 

몸에 피가 잔뜩 묻었군.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니……적병들이 뒤로 확 물러났다.

 

야아아압――!”

 

시선을 돌리니 세리아가 적 중 한 명과 싸우고 있었다.

다시 체형을 되찾은 신체는 민첩하게 움직이며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적을 압도하는 중이다.

그래도 온몸에 금속제 갑옷을 두른 적 병사를 일격에 처치하진 못하는 모양이지만…….

 

야압, , 에잇!”

 

칼등 부분으로 투구를 때리더니 휘청거리는 적의 고간을 베어냈다.

그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으며 신음하는 적, 그 투구 사이에 빈틈을 찔러넣자 절규가 울려퍼지곤 전투가 마무리되었다.

 

해냈습니다!”

잘 했어. 하지만 무리는 하지 말거라.”

 

기드도 적 병사와 호각, 그 이상으로 잘 싸우는 중이다.

산의 민족 중에선 체격이 좋은 편이기도 한 기드는 검술 자체의 재능도 갖고 있다.

말 위에서 싸우지 않더라도 그리 쉽사리 당하진 않을 것이다.

 

다음입니다!”

 

세리아는 이쪽으로 검을 휘두른 적의 손목을 베어내고 측면으로 돌아가 옆구리를 찔렀다.

칭찬해달라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그녀, 하지만 그 등 뒤에 대검을 치켜든 거구의 남성이 달려오고 있었다.

 

죽어라, 꼬맹이년!”

 

내리치는 검을 막아냈다.

 

내 여자한테……무슨 짓이냐!”

 

있는 힘껏 창을 치켜올려 남자의 가랑이부터 정수리까지 얇은 가죽 하나만을 남겨두고 두 동강, 곧바로 앞발차기를 날려 저 멀리 적진 한복판으로 내던졌다.

뒤로 날아간 거구의 남성은 뒤로 축 쓸어진 뒤 쩍하고 쪼개졌고 주변 적들은 그 모습에 공포심을 느낀 듯했다.

 

적이 후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양 측면도 붕괴 중입니다! 반포위망 완성입니다.”

 

정면에서 들이닥친 공격으로 인해 적은 혼란에 빠졌고 두 측면에서 동시에 시작된 공격에 대처할 수 없게 되었다.

마이라와 트리스탄은 곧장 공동으로 반포위망을 완성시킨 듯했다.

이제 적의 상황은 절대적 불리로 바뀌었다.

 

궁기병대 진형 재편 완료! 후방에서 돌격 개시!”

 

끝이다. 더 이상 적에게 전후좌우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막아낼 여력은 남아있지 않다.

고함소리는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바뀌었고 끝내 적 전체가 무질서한 후퇴……괴주 상태에 빠졌다.

 

놈들을 가만 놔두지 마라! 끊임없이 화살을 발사해!”

 

난전에 빠져있던 부대를 정리하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아무튼 적이 다시 수습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

 

머리 위에 날아오는 화살을 맞으면서 전진하는 와중에, 우리 병력의 압박감 탓에 적은 진영 전체를 다시 수습하지 못했고 끝내 무거운 갑옷과 검을 버리면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끝이군. 쫓아갈 필요는 없다.”

 

적은 시민병, 과한 살육은 오히려 철저한 항전 의지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또 이겼다!”

우리는 최강이다!”

 

병사들의 함성소리와 노성이 울려퍼진다.

나도 세리아를 어깨 위에 태운 채로 돌아오며 소리쳤다.

뒤이어 피피가 나와 세리아를 천천히 기어올라와 제일 높은 곳에서 두 손을 펼쳤다.

병사들의 환호성이 한층 더 커졌다.

 

손해 보고입니다.”

 

그런 분위기에 전혀 영향받지 않는 레오폴트가 내 옆에서 담담하게 얘기하기 시작했다.

여자 두 사람을 어깨 위에 올려태우고 있는 상황이라 내 옆에서 진지한 표정을 지어봤자 이상하게 보일 뿐인데.

 

기병, 궁병이 각각 50 정도, 보병이 300 정도입니다. 진군에 지장은 없습니다.”

상당히 격렬했던 것 치고는 숫자가 적군.”

적과 아군 모두 장비가 좋아 방어력이 뛰어났기에 그랬을 것입니다. 패주한 적도 손해만 따져보면 2000도 되지 않을 겁니다……물론 사기는 크게 꺾였을 겁니다만.”

 

그거면 돼. 처음부터 아트로아를 괴멸시킬 생각이 있던 것도 아니고, 그런 짓을 했다간 주변 폴리스에서 일제 공격을 받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쉽게 말해 놈들을 박살내고 정통 마그라드를 내뱉게 만들기만 하면 그만인 것이다.

 

 

재편성 완료됐습니다. 적이 질서를 되찾기 전에 진군을 개시하시죠.”

, 힘들게 싸우다 이기는 것보단 편하게 싸우다 이기는 게 더 낫지. 수고가 덜 드니까.”

 

마이라와 트리스탄도 돌아왔다.

이들의 표정을 봐도 손해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봐주게, 하드릿 공!”

 

이리지나, 너는 몸에 묻은 피부터 닦아. 피투성이 상태로 웃는 여자는 별로 흥분되지 않는다고.

 

그럼 부상자의 응급처치를 끝마치고 진군해 볼까?”

 

우리의 진군은 계속된다.

 

◇◇◇◇◇◇◇◇◇◇◇◇◇◇◇◇◇◇◇◇◇◇◇◇◇◇◇◇◇◇◇◇◇◇◇◇

도시 국가 [아레스] 평의회

 

돌로 만들어진 장엄한 건물에 모여있는 사내들.

이곳이 도시 국가 아레스의 중심부, 왕조차 거역할 수 없는 평의회다.

 

앞으로 걸어나온 사자가 몸을 내밀고서 평의원들에게 알렸다.

 

아트로아 군이 고르도니아에게 패배했습니다.”

 

오오, 하고 아주 약간 감탄사가 새어나왔다.

 

우리에 비하면 연약하다 한들 아트로아를 격파하니 고르도니아도 아예 어중이떠중이는 아닌 모양이군.”

숫자로 밀어붙인 거 아니오?”

아니, 이번에 출격한 건 하드릿 경 하나뿐……고르도니아 왕국군은 나서지 않았소. 숫자로 밀어붙인 건 아닐 것이오.”

 

대화를 나누는 평의원들, 그 중심에 앉아있던 노인이 크게 손뼉을 쳤다.

 

정숙! 이곳은 담소를 나누는 곳이 아니오. 좀 더 건설적인 회의를 나누시게들.”

 

웅성거림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아트로아는 처참하게 패배했소. 고르도니아……하드릿 변경백은 계속해서 나아갈 거고, 놈들의 도시를 공격할 것이오.”

 

아레스는 아트로아 서쪽에 위치해 있기에 진군로에 해당하진 않는다.

따라서 고르도니아 군이 진군한다 한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 아니다.

 

우리 영역에서 마음대로 날뛰는 게 썩 기분이 좋지는 않으나…….”

 

평의원 중 한 명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지만 다른 의원이 반론했다.

 

하지만 이번 건에 관해선 아트로아의 자업자득이오. 정통 마그라드 하였는가……너무나 어리석은 행동이니 변명할 여지도 없소.”

맞소. 심지어 이제 와서 놈들을 내쫓기라도 했다간 아트로아와 공모 중인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것이오.”

 

의장은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서 엄숙하게 선언했다.

 

좋소. 그렇다면 아레스는 이번 건에는 관여하지 않는 걸로 결정하겠소. 아트로아가 멸망한다 한들 그것은 놈들이 스스로 불러들인 일. 시민을 몰살하는 만행만 벌이지 않는다면 방치하는 지침으로 가겠소.”

 

좋소.”

그것이 최선으로 보이오.”

 

 

 

평의회 의견이 얼추 통일되기 시작한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평의회 분들, 기다리시게!”

 

두텁고 커다란 목소리. 무심결에 의원들이 귀를 틀어막았다.

 

아트로아를 버리기엔 아직 이르오!! 그 폴리스와는 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연이 있소! 이러한 때일수록 그 우정에 답해야 할 때가 아닌가!”

누구인가 했더니……[길드레스] 왕…….”

 

왕이라 불린 난입자는 190정도 되어보이는 장신에 전신이 온통 근육덩어리처럼 보이는 늠름한 몸을 나부끼며 의원들 전원에게 말을 걸었다.

 

고르도니아 군대쯤이야 우리에 비하면 걸음마도 못 뗀 어린애와 다를 바 없소! 그런 놈들을 꺾어버리는 것쯤이야 아기 손목을 부러트리는 것만큼 쉬울 터! 설령 고르도니아 왕국의 주력 부대가 나온다 한들 그것은 마찬가지오!”

그것은 그렇소만…….”

 

폭론이라 할 수도 있을 그 말에 반박하는 자는 없다.

아레스는 인구 4, 도시 국가군 중에서도 큰 편이다.

그에 따라 산업과 농업 모두 활발하긴 했으나 무엇보다 특징적인 건 압도적인 군사력이었다.

 

유사시에 징용할 수 있는 성인 남성은 1 5천으로 그렇게까지 많은 건 아니다.

하지만 남자는 10살부터 군사 훈련을 받고 45살이 되어 은퇴할 때까지 정기적은 훈련을 받게 된다.

검은 물론이고 창, , 투창부터 격투술까지 남자 중에 이걸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레스의 남자라면 맨손으로 멧돼지를 죽이고 나이프가 있을 경우엔 곰도 죽을 수 있다는 게 상식이었다.

나라와 왕을 위해 목숨을 내던질 수 있는 남자들이 1 5천명이나 모여 있는 것이다.

 

하나 왕이여, 아트로아가 평화를 바란다면 당연히 도울 테지만 난세를 불러일으킨 건 놈들 쪽이오.”

그것은 비겁하오! 결판을 낼 거라면 우리가 직접 내야 할 것이지 외부 세력의 힘을 빌리는 건 부적절하오!”

 

평의원의 발언에 왕이 즉각적으로 반론을 내뱉었다.

 

같은 숫자로 싸운다면 우리 아레스의 정예병이 질 일은 없을 터. 하나 피는 흐를 것이오……아트로아를 위해 흘리는 피에 대체 무슨 가치가 있다는 것이오?”

아트로아의 선대 왕은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내게 딸을 부탁한다고 말했소! 때로 약속은 피보다 무거운 법!!”

 

망설임없이 쏘아붙이는 길드레스, 하지만 평의원들은 그에 동조하지 않았다.

왕의 개인적인 사정보다 아레스 전체를 고려하는 게 평의회다.

한동안 술렁거림이 계속되더니 전체적인 의견이 의장에게 모이게 되었다.

 

왕의 생각은 알겠소. 하지만 이번 전투에 개입하는 것에 대의가 있다고 보긴 힘들 것 같소. 따라서 평의회는……군 소집과 출격, 그 어느 것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오! 왕이여, 이해해 주시게. 이것이 아레스를 위한 것임을.”

…….”

 

왕은 입실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난폭할 정도로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의장을 떠났다.

 

평의회의 결정은 왕을 구속한다.

명확한 부정 의사가 나온 이상 더이상 군대를 움직이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길드레스는 순순히 결정을 받아들일 마음은 없었다.

 

 

왕이여, 실패하셨습니까?”

그래, 이익이니 대의니 하는 평의회 놈들은 겁쟁이뿐이로구나.”

 

왕의 주변에 모여있는 건 왕의 체격에 전혀 뒤지지 않는 근육질 남성들이다.

모두 다 가죽 속옷과 망토를 나부끼며 울끈불끈하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근육 집단이었다.

 

그럼 평의회는 무시하시죠.”

그럴 순 없지. 겁쟁이라고는 해도 평의회를 무시하는 건 아레스의 역사 그 자체에 대한 반역이다.”

 

길드레스는 나라 사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던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 아레스를 사랑하는 인물이었다.

사랑하는 조국의 법을 어길 순 없는 상황이다.

 

그럼 어찌…….”

산책을 나가자꾸나.”

 

예에? 하고 주변 남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와 용감한 친구들이 모여 산책을 떠나자꾸나! 군대를 모으는 것도, 출격도 아니다. 이것은 단순한 산책이니까!”

 

주변 남성들이 활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습니까! 훌륭합니다! 들었나, 왕이 산책을 나가신다!! 실력 좋은 자들을 모아와라.”

 

왕은 주변 사람들에게 다 들릴법한 거대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장남, 아들이 없는 자, 신혼을 맞이한 자는 이번 산책에 참가할 수 없다! 한정된 자들만 즐기자꾸나!”

하여……어디로 산책을 떠나실 겁니까?”

당연한 소리를. 아트로아 동쪽, 토고르 협곡이다!!”

 

남자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진정한 아레스 남자한테 있어서 싸움이야말로 지고, 목숨을 잃는 것 정도는 사소한 문제인 것이다.

 

 

◇◇◇◇◇◇◇◇◇◇◇◇◇◇◇◇◇◇◇◇◇◇◇◇◇◇◇◇◇◇◇◇◇◇◇◇◇

 

◇◇◇◇◇◇◇◇◇◇◇◇◇◇◇◇◇◇◇◇◇◇◇◇◇

 

주인공: 에이길 하드릿   23살 여름

지위: 고르도니아 왕국 변경백, 동부 대영주 산의 왕 드워프의 친구

영주민 160000  중심 도시 라펜 23000 린트브룸 4000

 

사군: 12600

보병: 6700 기병: 950 궁병: 950 궁기병: 4000 예비역 소집 완료

대포: 18

 

재산: 금화 300 

 

경험 인수: 202  자식: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