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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에 이르는 길

왕국에 이르는 길 제266화『마그라드 내전⑥ 살육의 연쇄』

266화『마그라드 내전⑥ 살육의 연쇄』

 

오드로스를 떠난지 이틀, 순조로운 진군이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의 목적지인 칼디아까지는 약 일주일 정도의 거리가 있었고, 가는 사이에 독립파의 영지도 여럿 있다.

하지만 제각각 근처에 있는 총독파 영주들과 충돌을 벌이고 있기에 놈들이 한 데 모여 우리를 위협하는 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계속 싸우고 있는 영주들을 돕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하나하나 도와주고 있을만큼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역시 이럴 때는 적의 본거지를 소탕함으로써 전체 전황을 단숨에 바꿔버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리라.

 

 

군단장님―.”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내게 요염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 여자들은 치중부대 소속 창부……내가 구출해 낸 여자들이다.

 

그녀들이 타고 있는 두 대의 마차 위에는 「사령관 전용」이라 적힌 커다란 팻말이 설치되어 있었다.

나 혼자만 저 여자들의 봉사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나도 손을 흔들어 주려 했으나, 때마침 옆에 세리아가 온 김에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반응이 영 아니야.” “목소리만 들려주면 안 되지. 이렇게 해야 한다구!” “우와, 진짜 하게!?”

 

마차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던 한 사람이 가슴께를 풀고 아름다운 가슴을 밖으로 드러냈다.

세리아를 바라보고 있던 시선이 반사적으로 그쪽으로 쏠렸다.

 

나도 모르게 손이 앞으로 뻗어나갔고 슈바르츠도 속도를 높인 탓에 가슴을 움켜쥐게 되어버렸다.

 

아앙! 군단장님, 변태~.”

가슴까지 꺼낸 녀석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래도 부드럽고 좋은 가슴인걸…….”

 

가슴을 주무르는 사이 여자의 신음소리가 점차 커졌고 젖꼭지도 빳빳하게 서기 시작했다.

잘 보니 옆에 있던 여자들도 이에 질세라 하나둘씩 가슴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제 못 참겠군. 나도 그쪽으로…….”

 

마차로 옮겨타려던 찰나, 등쪽에서 이상한 압력이 느껴졌다.

 

하드릿 경, 총독파 영주 몇 명에게서 사자가 왔습니다. 바로 와주십시오.”

 

내 차가운 시선과 여자들의 불평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서 레오폴트는 그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뒤로 했다.

 

, 가시죠. 따라가겠습니다.”

 

지금이 기회라는 것마냥 세리아가 나를 붙잡았다.

 

메롱―.”

 

세리아는 불평을 늘어놓는 여자들 쪽을 바라보며 슬쩍 혀를 내밀어 메롱을 했다.

 

 

 

저의 주인 게드 님께서는 반란자 놈들의 공격을 격퇴하고 역적을 처벌하기 위해 2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칼디아로 먼저 떠나 계십니다!”

 

사자라는 남자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하지만 곧장 레오폴트가 내게 귓속말을 했다.

 

게드 경은 적과 대치하고 있던 게 아닙니다. 일단 그 사람은 총독파 쪽 사람이긴 합니다만,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고 행방을 지켜보고 있던 듯합니다.”

우리 왕국군이 연속으로 적 거점을 무너트린 걸 보고 허둥지둥 출격했다는 뜻이지.”

 

트리스탄이 말한 얘기가 정답일 것이다.

먼저 가 있다는 얘기도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기 위한 것일 뿐, 실제로 적의 본대와 격돌할 각오는 없는 것이리라.

 

전력으로 셀 수는 없습니다만 숫자는 숫자입니다. 달리 사용할 길이 있긴 할 것입니다.”

너무 억지를 부리진 마라. 이 전쟁이 끝날 때까진 일단 아군이니까.”

 

승낙인지 보류인지, 레오폴트는 애매하게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다른 귀족들도 얼추 비슷한 느낌입니다. 병력상으로는 5000명 정도가 먼저 가 있긴 합니다만, 멀쩡한 전력일 거라는 기대는 접어두시지요.”

 

총독부군을 보고 있으면 알 수 있다.

결국엔 우리끼리 어떻게든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리라.

 

하지만 먼저 가 있다는 것만 해도 고마운걸. 적의 정찰 및 매복을 먼저 상대해 준다는 얘기니까.”

칼디아 쪽으로 다가가면 적의 저항도 거세질 거다. 그렇게 되면 길항 상태가 유지될 테니, 우리는 우회에서 옆 쪽으로…….”

그것보단 일부러 정면에서 지친 적을…….”

 

 

 

레오폴트와 트리스탄이 무언가 회의를 시작했다.

나도 잠시 생각해 보려 했으나, 방금 전 본 여자의 가슴만 머릿속에 떠올라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전략은 둘에게 맡겨두고 세리아를 신경 써줘야겠군.

 

세리아 공이라면 보급 물자를 확인하러 갔습니다만.”

 

어느새 내 옆에 있던 건 세리아가 아니라 마이라였다.

 

에헴, 살짝 크긴 할 테지만 머리를 쓰다듬고 싶으시다면 제가 있습니다.”

 

마이라를 쓰다듬는 것도 신선하다.

머리와 턱 밑을 쓰다듬어 봐야겠군.

그녀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눈을 감았고, 나는 그녀를 쓰다듬으며 마음의 평온을 얻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책략이었던 듯하다.

 

 

마이라 씨! 특별히 보급에 문제는 없습니다만, 대체 무슨 확인을 하라는……아아아아!”

오오, 세리아 돌아왔구나?”

 

나는 마이라를 무릎 사이에서 끌어안고 쓰다듬으면서 방금 돌아온 세리아에게 말을 건넸다.

 

그곳은 제 위치라구요――! 마이라 씨, 절 속였군!”

몰라요. 애초에 하드릿 경께서 억지로 오신 거라구요.”

 

흐음, 그랬던가?

뭐 아무렴. 쓰다듬는 것도 제법 기분 좋은 일이니까 그런 걸로 해두자.

 

 

내 품 안에서 행복하게 눈을 감고 있는 마이라를 보고 울먹이며 떼어내려 하는 세리아.

 

다음은 너를 쓰다듬어 줄 테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마.”

에이길 님의 무릎 사이는 제가 있을 곳이란 말입니다! , 더러운 책략에 당했어요!”

 

아무래도 들을 생각이 없는 듯하다.

 

세리아는 참 귀엽다니까.”

 

나는 한쪽 팔을 뻗어 세리아의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다음날

 

이 앞에는 농촌이 몇 군데 있습니다. 영지로 따져보면 독립파 귀족의 소속령이 됩니다만, 놈들의 거점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에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 방치되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을 사람 안에 간첩이 없는지만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뒤누아가 그렇게 말하자 비트먼과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평원 안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 농촌, 도시벽도 없는 마을은 지키기도 힘들 뿐더러 지킬 이유도 없다.

우리 쪽의 공격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병사를 주둔시켰을 가능성은 없으리라.

 

우리도 마을 한 두 개를 신경 쓰고 있을 시간은 없지. 촌장에게 복종하도록 명령한 뒤 방치해도 될 거다.”

 

비트먼도 딱히 의견은 없는 건지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마을들이 보이기 시작해야 할 방향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저건……연기인가요?”

 

뭉게뭉게 하늘 위로 솟아오르는 검은 연기는 근처에 하나, 언덕을 넘어서 상당히 저 멀리서도 두 개 보였다.

 

 

척후병을 보내라.”

!”

 

명령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경기병이 전속력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 도로는 먼저 간 영주들이 지나간 길일 텐데……무슨 일이 있으면 보고 및 원조 요청을 하라고 되어 있을 겁니다만?”

 

비트먼이 딱딱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튼 척후병의 보고를 듣고 난 뒤에 얘기하지. 전 부대에게 전투 태세를 시켜둬라.”

 

눈에 띄게 분주해진 아군.

 

이윽고 척후병이 돌아오더니, 적습의 우려가 없다는 사실은 확인되었으나 그와 동시에 내게 있어선 굉장히 불쾌한 보고를 듣게 되었다.

 

 

또 이건가……!”

 

아고르가 흙먼지를 장화로 걷어찼다.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을을 둘러보았다.

 

둘러보건대 모든 건물이 불타있었다.

화염 자체는 이미 꺼졌으나 무너진 잿더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작은 불씨가 남아있는 잔해도 있었다.

 

밭이었던 곳으로 보이는 위치는 난잡하게 파여 있었고, 물길과 방둑은 파괴되어 있었다.

전투에 휘말렸다는 수준에서 그친 게 아니라 철저하게 박살난 느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을 곳곳에 마을 사람들의 시체가 뒹굴고 있었다.

물론 여자, 아이 상관없이 말이다.

 

 

아직 흐른 피가 마르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리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은 듯 합니다.”

 

비트먼은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서인지 일부러 차갑고 간결하게 말한 듯하다.

 

적병의 시체는 없습니다. 여기서 자행된 건 전투가 아니라 일방적인 학살입니다.”

 

레오폴트는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아서 차갑고 간결하게 말한 듯하다.

 

그렇다면 이걸 저지른 건 독립파가 아니라는 얘기겠군.”

 

만약 독립파가 저지른 일이라면 시간상 우리 쪽의 선봉 부대와 접촉했을 것이다.

 

, 틀림없이 게드 경과 놈을 따라간 자들의 짓일 겁니다.”

 

 

여자들이 총독파도 두려워하던 원인을 알아냈다.

지금까지 서로 이런 식으로 학살을 자행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머리에 끓어오르는 피를, 평소에 별로 쓰지 않는 이성으로 억눌렀다.

여기서 선행 부대를 뒤쫓아 몰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으앗!”

 

세리아의 엉덩이를 꾸욱 붙잡아 이성을 되찾았다.

좋아, 진정됐다.

 

 

뒤누아 총독을 불러와라!”

 

나는 뒤누아를 불렀다.

 

 

총독, 당신은 이런 기행을 인정하고 있는 건가?”

 

비트먼이 눈을 크게 치켜뜨고 뒤누아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놈은 전혀 미안해 하는 구석 없이, 담담하게 답했다.

놈의 측근만이 비트먼의 검을 보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총독부로서 학살을 명령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반역자를 현장 판단으로 처벌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명령하진 않았으나 저질렀다 해서 뭐 어쨌다는 거냐, 라고 말하는 셈이다.

 

하지만 농민들 전부가 반역자일 리가 없지 않나! 이 행위는 명백히 도를 지나쳤다!”

 

비트먼의 노성이 이어졌다.

 

하지만 뒤누아는 역으로 점점 냉정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떨는지요? 영주의 반란을 총독부에게 알리지 않고, 그 밑에서 생산에 종사하는 것만 해도 어엿한 반역 행위로 보입니다만.”

 

뒤누아와 비트먼이 서로를 노려보았다.

정확히는 비트먼이 노려보고 뒤누아는 그것을 허무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저 눈은 광인의 눈이야.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니라고.”

 

트리스탄이 웬일로 내게 귓속말로 충고했다.

 

아무튼,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처벌은 내릴 수 없습니다.”

 

레오폴트가 말했다.

확실히 지금 여기서 먼저 간 영주들을 처벌할 수는 없다.

어떠한 이유라 한들, 적을 앞에 두고 아군을 처벌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거기까지 해라.”

 

나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우선은 독립파를 박살낸다. 그 다음에 생각하면 될 일이야.”

 

뒤누아에겐 가벼운 시선을, 비트먼에겐 더욱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이 사람도 아무런 직책 없이 1 5천명을 이끄는 병단장까지 올라온 남자다.

전장에서 아군끼리 싸우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는 알고 있으리라.

 

……알겠습니다. 하드릿 경께 일임하겠습니다.”

 

제각각 떠나가는 뒤누아와 비트먼.

나는 스쳐 지나가는 모양새로 비트먼의 귓가에 속삭였다.

 

전투가 끝난 뒤에 책임은 지게 만드마. 지금은 잊어라.”

 

마을에선 내 취향의 젊은 아가씨도 학살당해 있었다.

이대로 끝낼 생각은 없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슬쩍 미소 지은 뒤 그 자리를 뒤로 했다.

 

 

그리고 너도 얼른 돌아가라. 뭘하고 있는 거지?”

 

뒤누아의 측근인 얼간이 남작이 그 자리에 주저앉은 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리 불러봐도 대답이 없다.

나를 멍청이 취급하는 건가 싶어 어깨를 붙잡아 보니 놈은 거품을 물고서 실신해 있었다.

 

……다 큰 남자가 호통 때문에 기절하는 거냐?”

 

이 녀석이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조금 관심이 생기는군.

 

 

 

 

그 후에도 우리는 마을 몇 군데에서 똑같은 광경을 목도하게 되었다.

선행 부대에겐 농촌에서의 학살 행위는 자중하도록 전령을 보냈으나 여러 명의 영주가 개별적인 지휘 계통으로 움직이고 있다보니 쉽사리 전체적으로 전령이 옮겨지지 않는 것이다.

 

인내심이 바닥나 뒤누아를 직접 보내기 전까지 사실상 다섯 개의 마을이 사라져 있었다.

 

 

심지어 불타 사라지지 않는 마을에서조차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우리가 야영을 하려고 마을 안으로 들어간 순간, 허둥지둥 여자들이 뛰쳐나와 옷을 벗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서오십시오, 총독부 여러분들. 빈약하긴 하지만 마을 처자들의 몸으로 환대하겠습니다.”

 

마을 여자들이 나와 병사들 앞에서 전라를 드러냈다.

그녀들의 구멍과 가슴이 붉게 부어 있는 걸 보아 아마 먼저 여길 다녀간 부대가 이러한 행위를 강제한 듯 보였다.

여자들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수치심을 견뎌내는 중인 것이다.

 

입이든 구멍이든 얼마든지 원하는 곳으로 봉사해 드리겠어요.”

 

주변 사람들의 태도를 보아 내가 사령관인 걸 눈치 챈 듯 여자들이 미소를 지으면서 모든 것을 드러내고 아양을 떨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경직되어 있었고, 무릎은 공포심 때문에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옷을 입어라.”

 

여자들은 매력적인 몸매를 갖고 있었고 사실 같으면 당장에라도 구멍에 박고 싶었다.

하지만 공포 때문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유혹해 봤자 불쾌해질 뿐이다.

 

우물 물이랑 야영 장소를 좀 빌려줘. 그거면 충분해.”

 

놀라워하는 여자에게 망토를 씌워주고 키스를 한 뒤 부대로 돌려보냈다.

 

병사들한테 알려라. 만약 마을 안에서 여자를 강간하는 놈이 있으면 내가 직접 목을……아니, 물건을 잘라주겠다고 말이야.”

 

 

에이길 님…….”

역시 하드릿 공은 다르구나!”

 

그렇게 말해주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는군.

나는 밤시중을 들어주겠다는 세리아와 마이라, 그리고 치중 부대 여자들의 권유를 거절하고 혼자서 침상에 올랐다.

 

 

 

 

 

……그래서, 한 거군요.”

정말 이제 뭐라 말씀을 드리면 좋을지.”

물건을 잘라내야 하는 거 아닌가?”

 

다음날 아침, 세리아와 마이라, 그리고 이리지나가 날 무시무시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한데, 내 옆에 어젯밤 망토를 씌워줬던 여자가 알몸으로 자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착각하지 마. 화간이야.”

 

그녀는 어젯밤 일 덕분에 내게 반한 듯했다.

억지로 날 유혹했을 땐 아무런 매력도 느끼지 못했으나 자기 의지로 안아달라고 애원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심지어 그녀는 거근을 좋아하는지 삽입하는 것과 동시에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절정에 다다르기까지 했다.

기쁜 마음에 너무 허리를 격하게 놀렸더니 지금은 혀까지 질질 내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으히……으히이……될 게요……제 의지로……육노예가 될래효오……아헤에에…….”

화간이라고.”

 

 

여자들의 차가운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침상을 빠져나온 그때, 비트먼이 방으로 달려왔다.

 

하드릿 경, 긴급 사태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사건이 터지는군.

 

좋아! 얘기해 봐라.”

 

아무래도 보통 일은 아닌 듯하군.

물건을 바지 속에 밀어넣으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방금 전 선행 부대로부터 긴급 전령이 도착했습니다. 적의 주력 부대와 조우하여 교전 중, 상황이 불리하니 구원을 바란다는 내용입니다.”

적이 야전에 나섰다는 얘기입니까!?”

 

마이라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확실히 의외다.

나도 분명 칼디아에 틀어박힐 거라 생각했는데.

 

이상하네. 방어를 하기에도 보급을 받기에도 칼디아에 틀어박히는 게 더 유리해. 게다가 마그라드 전역에서 적과 아군이 섞여있는 상황이라 우리 쪽도 오랫동안 포위선을 유지하긴 힘들어. 지금 뛰쳐나와 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을 텐데.”

 

어느새 트리스탄이 옆에 와 있었다.

아침해가 뜰 때 일어나다니, 웬일로 바른 생활 사나이잖아.

 

아니, 지금부터 잘 거야.”

 

이 자식, 목을 졸라 죽여버릴까?

 

 

그래서 어찌 하시겠습니까?”

 

비트먼은 완전히 냉정한 상태였다.

내게 알리는 건 서둘렀으나 구원 요청 자체를 서두를 생각도 없는 것이리라.

선행 부대가 먼저 당한다면 그것대로 꼴 좋지, 라는 내용이 얼굴에 적혀 있다.

 

확실히 나도 개인적으로 보자면 놈들이 다 죽는다 한들 하룻밤 지나면 잊을 것 같긴 하다만.”

 

내가 웃음을 터트리자 비트먼이 어색하다는 듯이 고개를 내리깔았다.

 

그래도 이건 좋은 기회다. 야전에서 적을 쓰러트리면 귀찮은 공성전을 안 해도 될지도 모르지. 우리가 편하게 이기기 위해서 서둘러 도우러 간다.”

알겠습니다!”

 

비트먼은 납득한 건지 깔끔한 경례를 선보였다.

 

총독부군에도 일단 전달하겠지만, 놈들을 기다릴 생각은 없다. 준비가 끝나는대로 왕국군이 먼저 치고 나간다.”

 

드디어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이다.

불쾌한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 울분이 쌓여있던 참이다.

마음껏 날뛰어주마.

 

물구나무 자세는……안 대애……죽어어…….”

 

나는 침대에서 헛소리를 내뱉는 여자의 엉덩이를 한 번 쓰다듬고서 천막을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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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에이길 하드릿   24살 겨울

지위: 고르도니아 왕국 변경백, 동부 대영주 산의 왕 드워프의 친구 아레스 왕의 친구 용살의 영웅

엘프의 중개자

 

영주민 175000명 난민 1100

중요 도시 라펜 26000 린트브룸 5000 반드레아 특별 도시 9000

 

동행

레오폴트(참모) 트리스탄(참모) 세리아(부관 삐짐) 마이라(지휘관 삐짐) 이리지나(지휘관)

기드(호위대원) 크리스토프(호위대원) 비트먼(왕국군 병단장) 아고르(대대 지휘관)

뒤누아(마그라드 총독)

 

휘하군

왕국군 제4병단 14700

호위대 100 3인조 최측근 100

 

재산: 금화 19570 화장실 수리+보강(20)

경험 인수: 419명 자식: 55+555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