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화『용이 남긴 것』
드래곤 앞에서 클레어가 머리를 싸매는 중이다.
두 가지 의미로 낙담한 모양이다.
“으으으……이 무슨 아까운 짓을 저지른 걸까요?”
“어쩔 수 없지. 용의 피 같은 얘기는 나도 몰랐다고.”
클레어는 상회 쪽 부하를 이용해서 드래곤의 시체를 해체하려 했었다.
포탄도 튕겨내는 비늘과 듀얼 크레이터조차 뚫지 못하는 뼈. 이용하고 싶어지는 건 당연한 얘기다.
생물을 해체할 때 맨 처음 해야하는 작업이 피를 뽑아내는 것이다.
그 작업을 게을리했다간 순식간에 썩어버린다.
클레어는 상인답게 행동력이 있어서 일처리가 빠르다.
내가 서둘러 달려갔을 땐 이미 피는 거의 다 뽑아낸 상황이었다.
“괜찮아. 도시 부상자를 회복시킬 수준의 양은 있었으니까. 그거면 충분하잖아.”
아주 약간 몸 안에 남은 피를 긁어모은 뒤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중이다.
방금 전 구해낸 여자를 보건대 아주 약간의 양으로도 충분히 효과는 있는 모양이고.
“그렇게 대단한 상처약을 상품으로 내놓아 팔면 대체 금화 몇만닢이 쌓였을지……아직 남아있진 않을까요?”
그녀는 아직 포기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심장 근처를 벌려내도록 명령했다.
클레어의 부하들은 망치와 곡괭이를 몇 번이나 내리치고는 꼴사나운 표정으로 부러진 곡괭이를 그녀에게 보여주고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해체를 하려고 해도 강철로 된 도구조차 안 드는 상황이에요.”
그녀는 기나긴 한숨을 내쉬었다.
힘이 장사인 부하들을 모아서 열심히 힘을 쓰는 것 같은데 비늘 하나 벗겨내지 못했다.
비늘이 없는 배 쪽도 한 번 건드려 봤다는데 가죽조차 아무것도 뚫지 못했다고 한다.
“나중에 드워프들이랑 협력해서 어떻게든 해 보자고. 그쪽 도구라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몰라.”
그들의 취기가 다 가신 다음에 하게 될 테지만 말이야.
혼자서 술통을 전부 다 비우다니 이리지나도 깜짝 놀랄 정도다.
“하아……이런 실수는 신출내기 시절 이후엔 처음이네요.”
클레어가 지금까지 할 수 있던 작업은 내가 베어낸 위치에서 귀중한 피를 뽑아내는 것 하나뿐이었다.
평소 클레어한테서는 웬만해선 보기 힘든 추태로군.
“어디, 한 번 도와주지.”
침울해진 클레어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듀얼 크레이터를 뽑아들고 드래곤의 시체로 다가갔다.
“음……뭔가 붉은데? 아무렴 어때.”
나는 가슴 상처 주변을 검으로 한 번 휘둘렀다.
그러자 비늘과 가죽이 깔끔하게 잘려나가 심장까지 싹둑 벌어졌다.
……싸울 땐 전력으로 박아넣어도 전혀 안 베였는데.
“피는 남아있을까요?”
균열을 향해 망설임없이 손을 밀어넣는 클레어.
미녀가 옷에 피를 잔뜩 묻혀가면서 내장을 이리저리 뒤적이는 광경은 상상 이상으로 충격적이다.
역시 온갖 궂은 일을 다 하면서 여기까지 온 여자다 보니 기분 나쁜 느낌보다는 돈을 버는 게 더 중요한 모양이다.
“!? 이, 이건!”
그때, 주르륵하는 소리가 들렸다.
심장 안에서 산더미 같은 무언가가 넘쳐나온 것이다.
“뭐야 이게, 보석인가? 아니면 돌인가?”
붉은 그것의 크기는 엄지 손가락 끝부분 크기부터 주먹 크기까지 다양했다.
맨 처음엔 루비인가 싶었으나 그것 치고는 색이 너무 검붉어서 별로 예쁘지가 않다.
“게다가 물렁하군.”
손가락으로 가볍게 주무르니 짓뭉개져 가루로 변했다.
“설마……!”
클레어는 망설임없이 옆에 있던 살찐 부하의 손등에 나이프를 찔러 넣었다.
……너무하네. 마치 돼지가 우는 것 같은 비명소리를 내지르고 있잖아.
“삼켜봐요!”
그리고 작은 파편을 하나 집어 부하 입속에 밀어넣고 상처를 확인했다.
클레어는 상당히 무서운 상사인 모양이다.
“낫고 있어……역시 이건 피가 응고된 거야!”
시험할 거면 자기 몸에다가……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클레어의 피부에 흉이 졌다간 큰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역시 남자라면 그 정도는 참을 줄 알아야지.
“전부 다 꺼내요! 에잇, 제가 직접 하겠어요!”
그녀는 도움닫기와 함께 상처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시체에 거의 온몸이 틀어박혀버렸다.
훌륭한 상인혼이군.
“라펜에도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니 조만간 누가 오긴 할 거다.”
쓸데없이 박식하고 무조건 한가할 트리스탄만큼은 반드시 데려오라고 말해 두었다.
“심장 안에 아직 남아있어. 손을 집어넣어서 끄집어내세요! 이 내장 때문에 짜증나네, 잠깐 들고 있어 봐요!”
클레어는 아예 안 듣고 있군.
롤리의 엉덩이라도 쓰다듬고 있어야겠어.
클레어를 돕지 않고 내 옆에 계속 서 있던 롤리의 작은 엉덩이를 움켜쥐듯이 주물렀다.
“꺄앙!”
“어이쿠!”
분명 은근슬쩍 받아들일 줄 알았으나 롤리가 날카로운 비명을 내질렀다.
예상 밖의 사태에 내가 더 놀라고 말았다.
롤리는 언뜻 보기엔 이제 10살을 갓 넘긴 소녀처럼 보이지만 이미 17살. 클레어의 오른팔인만큼 상인 쪽 경험치도 높은 현명한 여자다.
자신의 어린 용모도 최대한 이용하면서 남자를 상대로 몸을 사용한 교섭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그녀의 봉사를 받고서 참지 못하고 사정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더더욱 엉덩이를 쓰다듬는 것 정도로는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아으……싫은 게 아니라……조금 의식해서……하으으…….”
머리도 좋고 여배우 저리가라할 연기력을 지닌 그녀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우물쭈물거리고 있었다.
내 얼굴을 힐끔힐끔 올려다보면서 부끄럽다는 듯이 시선을 피한다.
“왜 그래? 열이라도 있는 거 아냐?”
다친 거라면 최고로 좋은 약이 눈앞에 있는데.
“아,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 ……계속 하시죠.”
롤리가 근처로 다가와서 엉덩이를 내밀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이런 장난은 쳐도 된다고 말하면 반대로 하기가 껄끄러워진다.
뭐, 주무르긴 할 거지만 말이야.
“아……앙…….”
어린이 같은 엉덩이는 주무르는 맛이 좀 빈약하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민감한 롤리의 반응에 흥분감이 고조된다.
이게 연기라면 상당한 수준이군. 릴리안느도 방심 못할 정도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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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린트브룸
드래곤을 처치하고서 며칠이 지난 날, 라펜에 도착한 소수의 병력이 도시 복구 및 드래곤 해체를 돕는 중이다.
그리고 내가 지명한 트리스탄 말고도 아돌프와 레오폴트까지 따라나왔다.
나는 이 둘이 온 이상 내가 있을 필요도 없겠다 싶어 여관 별실에서 여자 두 사람을 데리고 번갈아가며 성기를 핥아주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세리아가 방 안으로 쳐들어와 여자들을 발로 걷어차고는 나를 연행한 끝에 지금 이 상황에 이르렀다.
다른 인원으로는 클레어와 롤리, 그리고 바르바노가 전용으로 개조한 다리가 짧은 금속 의자에 앉아 있었다.
여기까진 당연한 인물들이지만, 이런 회의에 린트브룸의 촌장이 불려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우습군.
이름이 뭐였더라?
“제 의지가 그 사람의 의지랍니다.”
라는 게 클레어의 설명이었다.
“그럼 그 녀석의 의지는?”
클레어는 빙긋 미소 짓고서 바닥에 있는 종이 쓰레기를 줍더니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에이길 님?”
“음, 그냥 좀 생각할 게 있어서 말이야.”
세리아의 말을 듣고서 고개를 들었다.
클레어가 아돌프와 다투고 있는 모양이다.
“용의 해체는 드워프들의 도움을 빌려가면서 어찌저찌 진행되는 중입니다. 굳이 도와주실 필요없어요.”
“그거 잘 됐군요. 하지만 도시에 있는 드래곤……소유자가 없는 가축으로 다루면 소유권은 영주에게 있습니다.”
클레어가 아돌프를 노려본 뒤 내게 빙긋 미소 지었다.
이 두 사람은 대립하게 되는 경우가 많군.
직무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롤리는 평소처럼 클레어의 옆에 앉으면서 나를 빤히 바라보는 중이다.
하지만 내가 시선을 돌리면 고개를 숙이고 눈을 돌려버린다.
“그건 그렇고 드래곤이라니……또 뜬금없는 걸 끌고 오셨군요.”
아돌프와 레오폴트가 한숨을 내쉬었다.
뭔데 그 눈은. 열심히 퇴치했으니까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 정도는 해줘도 되잖아.
“역시 하드릿 경이시군요. 당신보다 뛰어난 호걸은 달리 본 적이 없습니다. 이거면 되겠습니까?”
하지 마, 레오폴트 네가 말하니까 온몸에 두드러기가 돋을 것 같으니까.
애초에 이렇게 전부 다 같이 오다니, 사실은 한가했던 거냐?
“린트브룸은 영지 안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죠. 피해 소식이 들린 이상 오는 게 당연한 겁니다.”
아돌프는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레오폴트는 평소에 별로 내정에 관심을 주지 않는 편인데 웬일이래.
“장비도 갖추지 못한 지금 돈을 들여서 훈련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일상 유지 정도는 그 여자라도 가능할 테지요. 그것보다 이 미지의 위협에 대처하는 게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한 마리로 끝난 것 같긴 합니다만.”
레오폴트가 말하는 그 여자라는 건 마이라다.
마이라도 상당히 실력이 좋은 편인데, 레오폴트는 자기 말고 거의 아무도 안 믿으니까 말이야.
마이라가 자기를 초보자 취급한다며 화냈었지.
“하드릿 경은 어느 정도 신뢰하고 있습니다만?”
“하지 마, 진짜 등에 소름이 돋잖아!”
“다시 얘기를 시작하시죠.”
레오폴트는 쓸데없는 잡담을 끊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
“……아무나 트리스탄을 깨워 와.”
도착하자마자 잠을 자다니, 정말 배짱 한 번 두둑한 놈이군.
공적인 자리에서 잠을 자다니 믿기질 않아.
“…….”
“왜 그러냐, 세리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왕국 식전 같은 데에서 말이죠.”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세리아가 트리스탄을 딱밤으로 깨우기도 했겠다 계속 하던 얘기를 해야겠군.
“결국 드래곤의 피는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었지?”
“통 하나 분량이에요.”
그것뿐이라……생각보단 적군.
“그 괴물 같은 특주 통을 통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한 통 분량이겠지만 말이죠.”
아돌프가 차가운 목소리로 지적했고 클레어가 들리지 않는 소리로 혀를 찼다.
“……배분을 지금 이 자리에서 확실히 해 둬야겠어.”
나중에 무조건 분쟁을 일으킬 소재다.
클레어는 지금 밀과 리버티스 상인 일 때문에 불쾌한 경험을 겪는 중이다.
이보다 더 많은 불만을 느끼게 하고 싶진 않다.
“하드릿 님의 영지에서 하드릿 님이 쓰러트린 드래곤의 피를 어째서 이 여자한테 나눠줘야 하는 겁니까?”
“으으으으……이 도시는 제 심혈을 기울인 도시랍니다. 그런 도시가 이렇게 비참하게 불타버린 이상, 최소한 묘약을 팔아서 이익을 내지 않는 이상 롤리와 함께 죽도록 고생할 거예요……아뇨, 그 전에 남자들한테 몸을 내줘서 조금이라도 빚을 갚기 위해 뭐든 해야겠죠.”
손수건으로 입가를 억누르며 흐느끼는 클레어. 아돌프, 불쌍하잖아.
“얼추 보기엔 1할도 피해를 입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마. 어차피 우리가 팔려고 해도 결국 클레어한테 기대야 하는 처지니까. 싸워봤자 별 수 없지. 우리가 쓸 정도 분량만 확보해 두면 되잖아.”
약값이나 어디에 팔면 더 비싸게 팔 수 있을지 등등, 그녀는 우리의 몇 배는 더 자세히 알 것이다.
우리는 가족한테 쓸 수 있을 정도의 분량만 확보해 두면 충분하다.
“맞아요, 어중간하게 병사나 민중한테 유출되는 게 더 혼란을 불러일으킨답니다.”
“그건 뭐…….”
아돌프도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드래곤의 피는 죽은 자조차 되살릴 수 있을만한 묘약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민중한테 전부 나눠줄만한 양은 아니다.
섣불리 일부 민중한테만 유출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불만이 쌓이는 건 당연한 일이리라.
독차지하는 것도 영 마음이 불편하니 정말 필요한 경우엔 슬쩍 넘겨주긴 할 테지만.
물론 여자가 무엇보다 우선시되고 그 대가는 몸이다.
흐하하하하.
“불손한 생각이 이마에 다 드러나고 있네요.”
“뭐라고, 어디에!?”
이마를 만져봐도 아무것도 없잖아.
트리스탄 이 자식, 속였겠다?
아돌프는 내가 망상에 빠진 사이 클레어와 얘기를 마무리 지은 모양이다.
“……약을 팔 때는 이 비율로 세금을 매기겠습니다.”
“호호호, 적당히 해 주세요.”
드래곤의 피는 특별한 약으로 취급해 필요 분량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클레어에게 매각을 허가했다.
단, 통상 품목과는 다르게 매각 차익에 세금을 매긴다.
“하여간, 여자를 상대로 할 땐 적이 두 명 있는 기분이라니까요.”
아돌프는 불평을 늘어놓았으나 표정으로 보아 그렇게 크게 손해본 느낌은 아니다.
애초에 나랑 이 녀석 모두 상업에 관해서는 초보자, 섣불리 손을 댔다간 실패할 게 불 보듯 뻔하다.
애초에 욕심이 없는 아돌프가 이렇게까지 클레어와 충돌하는 건 나와 영주민들이 걱정되서 하는 짓이리라.
머리를 쓰다듬어 줘야겠군.
“…….”
기분 나쁜 표정은 짓지 말고.
“상인은 상업, 정치가는 정치, 군인은 전쟁……자기 역할의 분부를 다하지 못하는 게 실패의 시작이지. 아야야야야, 머리가 쪼개지겠어!”
달관한 듯이 중얼거리던 트리스탄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말 한 번 잘했다. 네 역할은 내 참모니까 눈을 부릅뜨고 조언해 달라고.
“그것 말고도 드래곤의 소재 중에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부위는 잔뜩 있지 않았나?”
뼈와 비늘은 듀얼 크레이터조차 튕겨낸 경도를 자랑한다.
가공하면 강력한 장비가 되리란 건 틀림없다.
“으음…….”
하지만 바르바노와 클레어의 표정은 석연치 않았다.
“확실히 이보다 단단하고 튼튼한 물질은 달리 없긴 합니다만…….”
뭔가 문제가 있는 건가?
“지나치게 단단한 거다. 드워프의 도구를 사용해도 가공은 굉장히 어렵지.”
바르바노는 짧은 다리를 흔들거리면서 팔짱을 낀 채 신음했다.
“비늘은 어떻게든 벗겨내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벗겨내는 건 가능해도 그걸 가공하려고 하면 쉽지 않더군.”
깎아내리는 도구 쪽이 반대로 무뎌진다고 한다.
“현재까지 제대로 가공할 수 있는 건 가죽뿐이라 할 수 있지.”
“그것도 장인들이 몇 명이서 특주로 제작된 나이프를 써서 가능한 거지만 말이에요.”
클레어가 드래곤의 가죽을 가공했다는 방패를 꺼냈다.
그 방패는 그냥 보기엔 소가죽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손으로 쥐어봐도 역시 일반 가죽과 똑같다.
철이나 강철보다는 상당히 가볍다.
“하지만 성능은 차이가 심합니다. 힘이 좋은 사람이 강철검으로 몇 번이나 찔러도 뚫리지 않았습니다.”
“호오……그건 한 번 보고 싶은데. 아무나 들고 있어 봐.”
레오폴트가 방패를 받아들고는 재빠르게 트리스탄한테 넘겨주었다.
“어어, 나!? 내 힘으로는 튕겨날아가…….”
“흡!”
나는 듀얼 크레이터를 뽑아들고서 트리스탄이 머리 위에 치켜든 방패를 향해 내질렀다.
검은 방패를 깔끔하게 관통하여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고 벽에 꽂힌 채 털 몇 가닥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호오오오……으아아아아아…….”
“뭐야, 그냥 뚫리는데?”
“……듀얼 크레이터를 사용하시면 안 되죠. 그 검은 비늘도 베어냈잖습니까.”
세리아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미안, 잊고 있었어.
그 후 강철검으로 몇 번 정도 찔러봤는데 확실히 베든 찌르든 뚫리지 않는다. 내가 진심으로 휘둘러 할 수 없는 이상 그 누구도 뚫을 수 없는 게 확실하다.
“이건 좋은데. 가죽이랑 방패로 가공하면 정말 좋겠어.”
가볍다는 부분도 장점이다.
세리아와 마이라를 튼튼히 지켜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리지나는 애초에 금속 갑옷을 전신에 두르고 돌아다니다 보니 문제는 없다.
“소재는 충분히 있으니 이제 남은 건 가공 속도를 어디까지 올릴 수 있겠느냐겠군요.”
“이 장비로 완전 무장한 부대가 갖춰지면 강력한 패가 될 겁니다.”
레오폴트도 흥미가 생긴 모양이다.
“병사들이 칼부림을 벌이기 전에 승패가 결정되는 게 최고지만 말이야.”
반대로 트리스탄은 크게 관심이 없는 듯했다.
이 녀석은 정면전보다 기습, 책략 같은 걸 더 좋아하니까 말이지.
여유만만하게 이야기를 하며 차를 마시려 한 트리스탄이었으나, 손이 이상할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방금 전엔 미안했다. 빗나가서 다행이야.”
“……잠깐만. 「빗맞춘」게 아니라 「빗나갔다」고 말씀하신 건가요?”
검이 안 뚫리는 방패라길래 괜찮을 줄 알았지.
빗나갔으니까 된 거 아냐.
트리스탄이 풀썩 무릎을 꿇고서 레오폴트를 노려보았다.
“레오폴트 씨, 당신도 저를 방패로 내세웠죠!”
“하드릿 경의 허리에는 그 검밖에 없었다. 단순한 변경백께서 다음에 어떻게 행동하실지는 명백한 이치지.”
너희끼리 싸우면 어떻게 해.
다음으로 넘어가자고.
“비늘이랑 뼈 쪽은 역시 방법이 없는 건가…….”
가죽보단 비늘 쪽이 더 방어구로 쓰기엔 좋다고 생각하는데 가공을 못하는 이상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전장에서 비늘을 어깨에 짊어진 채 달릴 순 없는 거고.
바르바노가 안타깝다는 듯이 답했다.
“그래, 비늘은 갈판을 10개 정도 낭비해도 아주 약간 가루가 나오는 정도다. 절단하거나 휘게 만드는 건 애초에 논외라 할 수 있지.”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방패로 쓸 수는 없나?”
뒤쪽에 끈을 묶어서 방패로 만들면 안 되나?
마침 비늘 하나가 방패 정도 되는 크기다.
“그런 거라면 못할 것까진 없다만……받아라.”
바르바노가 비늘을 하나 두 손으로 던졌다.
“뭔데, 갑자기.”
오른손으로 받아내자 바르바노는 옆에 있던 세리아한테 건네라고 말했다.
“뭐가 어쨌다는 거야. 받아라, 세리아.”
“네, 받겠……끄아아악―――!!”
세리아가 비늘을 품에 끌어안은 채 밑에 깔리고 말았다.
“무거워―――지, 짓눌리겠어요―――!”
허둥지둥 비늘을 주워들었다.
“비늘을 그대로 방패로 만든다 한들 너무 무거워서 너 말고는 제대로 들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나조차도 두 손으로 짊어드는 게 고작인데 방패로 쓰는 건 불가능하겠지. 아마 대포탄조차 튕겨낼 테지만 말이야.”
그렇군……이걸 병사들한테 주는 건 힘들어 보이는군.
“어떻게든 휘게 만들어 보려고 몇천kg 정도 되는 무게추로 눌러도 꿈쩍도 안 하고, 용광로에 불을 지펴도 경도는 그대로더군. 이걸 가공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그래. 이것저것 시험해 보고……가공법을 알아내면 그때 알려 줘.”
불만족스러운 결과에 나와 아돌프, 클레어 셋 모두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 트리스탄이 슬쩍 고개를 내밀었다.
“이용법이라……어제 말인데, 슬쩍 도시를 둘러보니까 용광로가 있었지?”
“예, 린트브룸은 철의 도시니까요. 여기저기 있는 게 당연하죠.”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고 클레어가 표면상으로는 넉살 좋게 대답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분명 코웃음을 치고 있을 것이다.
“개중에 이상한 석탄을 쓰고 있는 용광로가 있었지?”
“……용케 눈치채셨군요. 새 연료로 목탄보다 더 효율이 좋은 물품이랍니다.”
드워프가 가르쳐 준, 린트브룸이 아닌 다른 곳에선 사용되지 않는 비밀의 연료라고 한다.
허를 찔린 클레어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근데 새 연료를 사용 중인 용광로 중 절반은 수리 중이었어.”
클레어의 표정에 노골적인 경계심이 피어올랐다.
“…….”
트리스탄은 내 부하니까 상관없겠지.
클레어는 나를 한 번 보고 나서 넉살 좋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좋아요. 새 연료는 화력이 너무 강해서 내열 구조가 오래 버티질 못하더군요. 더욱 품질이 좋은 강철을 만들 수는 있지만 빈번한 수리를 필요로…….”
트리스탄은 드래곤의 비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 드워프가 쓰는 용광로의 열로도 꿈쩍도 안 했다면서. 덤으로 엄청나게 단단하고 튼튼해. 너무 무거운 것도 용광로에 쓰는 거라면 상관없잖아.”
한 순간 클레어의 눈에 금화가 떠오른 것처럼 보였다.
힘차게 뒤를 돌아봐서 나를 쳐다봤다.
“좋아. 철 생산은 나한테도 중요한 일이야. 기술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 봐.”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갑시다, 롤리!”
“앗……저는 조금만 더……아아아…….”
클레어의 손에 이끌려 롤리도 따라나가게 되었다.
한순간 내 쪽으로 손을 뻗은 것처럼 보였는데, 기분 탓이겠지?
롤리도 돈을 버는 거라면 클레어와 비슷한 수준으로 탐욕적이니까.
그렇게 할일을 끝마친 트리스탄은 잤다.
바로 깨워주고 싶은 참이긴 하지만 귀중한 조언을 해 준 보답으로 지금은 참아주마.
“자, 이제 남은 건 뼈 정도인데……비늘이랑 똑같이 가공은 불가능하겠지?”
“그래. 비늘은 긁으면 부스러기라도 나온다만 뼈는 그렇지도 않아. 나도 오랫동안 살아왔다만 그렇게 튼튼한 건 처음이더군.”
그렇겠지. 비늘은 억지로나마 관통했던 듀얼 크레이터도 놈의 두개골에는 완전히 튕겨나갔으니까.
강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지.
“하지만 반드시 가공해서……네 창을 대신할 걸 만들어 주마.”
바르바노는 결의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갑자기 왜 그래. 고맙기는 하다만……너무 갑작스러운데?”
바르바노는 허리춤에 찬 검, 듀얼 크레이터를 가리켰다.
“그 검은 우리 방식과 맞지 않는다! 드워프의 친구에게는 드워프가 만든 무기가 어울리는 법.”
이해 못할 건 아니다.
듀얼 크레이터는 아름다움, 예리함 같은 분위기다.
반면 드워프의 무기는 육중, 튼튼한 느낌으로 같은 명품이라 해도 근본부터 다르다.
이건 사랑하는 논나한테서 받은 검이니까 단순한 무기는 아니지만 말이야.
이크, 논나의 거유를 상상했더니 점점 커지기 시작했잖아.
바르바노 앞에서 또 한 번 더 크기를 키웠다간 진짜로 날 남색이라고 여길 게 분명해.
뭔가 끔찍한 걸 상상해야겠군.
국화……마담……가슴털……길드레스…….
좋아, 진정됐다.
하지만 기분도 더러워졌다.
“맞아.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거든.”
“무엇이냐, 친구여.”
바르바노의 눈앞에 다시 듀얼 크레이터를 뽑아 들었다.
그 광채를 살짝 불쾌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바르바노, 너무 싫어하지 말고 좀 봐 달라고.
“미스릴……이로군. 결코 부서지지 않는 파마의 금속, 나도 고작 파편 정도밖에 본 적이 없었지.”
단번에 재질을 파악하다니 역시 대단하군.
“아마 드래곤과 싸우고 난 뒤부터 이렇게 된 것 같은데……광채가 이상하거든.”
지금까지는 그저 흰색으로 밝게 빛나던 검이었는데 지금은 도신이 살짝 붉게 변했다.
아니, 붉어졌다고 하기엔 아주 약간 분홍빛으로 변한 정도지만 그래도 맨 처음에 보이던 순백의 광채에선 확실히 이질적으로 변해 있었다.
동시에 발산되는 빛에서도 약간의 적색이 느껴진다.
“흐음…….”
바르바노는 듀얼 크레이터를 손에 쥐고서 방의 불을 껐다.
서류를 작성 중이던 아돌프와 세리아가 불평을 중얼거렸고 트리스탄의 코 고는 소리가 한층 더 커다래졌다.
“내 전문 밖이긴 하다만 이건 미스릴 그 자체의 광채는 아니로군. 나쁘게 말하자면 이물질, 좋게 말하자면 정령 같은 게 깃든 것으로 보인다. 마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역시 드래곤을 벴을 때 그렇게 된 건가? 저주받았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나는 저주 운운하는 내용에 관해선 모른다. 하지만 예전에 봤던 미스릴의 파편보다 더 뛰어난 금속인 건 분명해. 나쁜 방향으로 엇나간 건 아닌 것 같군. 걱정된다면 사령술사한테 봐달라고 해라.”
“흐음……성능이 좋아진 거라면 상관은 없다만 밤중에 요괴처럼 변해서 움직인다든지 그런 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앨리스한테 한 번 상담해 봐야 하나.
“자, 회의는 끝이다. 너희도 가끔씩은 편히 쉬라고.”
아돌프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긴 했으나 다시 서류를 끄집어냈고 레오폴트는 답변도 하지 않았다.
아무렴, 나 혼자서 마음대로 놀아야지.
방 밖으로 나가니 기다렸다는 듯이 피피와 루나가 내게 달라붙었다.
두 사람 모두 굉장히 감격스러운 모습이다.
“린트브룸을 쓰러트리다니…….”
루나는 목소리가 떨리는 중이다.
“족장님은……영웅이었던 거로군! 분명 우리 사이에서 영원히 전설로 남을 거다.”
흐음, 요즘엔 계속 영웅 같은 소리를 듣다 보니 살짝 진부한 느낌이긴 한데 내 여자들이 이렇게 말해주니 썩 나쁘지 않군.
“저희는 평범한 여자이긴 하옵니다만…….”
“위대한 족장님 곁에 같이 있고 싶다.”
“하하하, 물론이지. 가랑이부터 얼굴까지 정액투성이로 만들어 줄게. 하지만 일단 식사부터 하자고.”
드래곤의 해체가 시작된 이후, 오늘이 드래곤의 고기가 대량으로 풀리는 날이다.
고기는 며칠 지나면 상하기도 하고 이후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상업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 클레어도 아끼지 않고 민중들한테 나눠주려고 하는 모양이다.
유료이긴 하지만.
요리사가 가지고 온 고기를 자른 뒤 우선 무릎 위에 올려태운 피피한테 먹여주었다.
움직임이 멈췄다.
루나가 잘라서 입에 집어넣었다.
움직임이 멈췄다.
나도 크게 한 조각 잘라 입에 던져넣었다.
움직임이 멈췄다.
목소리가 안 나온다.
몸이 제멋대로 부들부들 떨리는 게 느껴진다.
위장이 환호의 춤을 추고 있는 듯하다.
이 무슨 엄청난 맛, 정신줄을 놨다간 눈물이 넘쳐흐를 것만 같다.
흑수 고기도 맛있는 걸로 유명한데 비할 바도 안 된다.
“……너무 맛있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오오, 산이시여. 제게 삶을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이제 다음 고기를 먹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안 든다.
나는 물론이고 루나와 피피조차 고기를 몇 번이나 더 추가로 주문했다.
이건 집에 남아있는 여자들한테도 가지고 가서 먹여줘야 할 맛이다.
미친듯이 고기를 먹는 와중에 무릎 위에 올려둔 피피의 무게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몸이 무겁고 배가 괴롭다! 그런데 먹는 걸 멈출 수가 없다!”
“저도……배가 이렇게 많이 나왔는데……안 되는데……맛있어!”
피피는 배가 가득 찬 강아지처럼 동그래졌고 루나도 임산부 같은 배가 되었음에도 아직까지 계속 먹는 중이다.
이건 뭔가 이상한데. 분명 배가 다 찼는데도 피피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고기를 먹는 중이다.
“이건……위험한 거 아닌가?”
하지만 나조차도 먹는 걸 멈출 수 없었다.
이 고기를 먹는 걸 멈춘다는 사고 자체가 떠오르질 않는 것이다.
잘 보니 간을 본 건지 살짝 맛을 보려던 건지 모르겠지만 여관에 있던 요리사들이 우걱우걱 고기를 씹어먹고 있었다.
요리가 나오질 않길래 어쩔 수 없이 우리도 주방으로 가서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간도 조리도 필요없다. 그냥 구워서 먹기만 해도 충분했다.
창밖에서도 민중들이 고기를 내놓으라며 시끄럽게 구는 중이다.
여기저기서 모닥불을 피우더니 다들 마음껏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원래 길 한복판에서 모닥불을 피우는 건 허락할 수 없는 일이지만 위병도 한데 모여 고기를 먹고 있다.
이건……최고의 미식인 걸까? 아니면 저주 같은 무언가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위장의 한계치까지 고기를 계속해서 밀어넣었다.
“아아아아! 멈추질 않아요!”
“나도 그래애……손이 멋대로…….”
아무래도 세리아와 레아도 고기를 입에 대버린 모양이다.
드래곤 고기는 영양분도 끝내줬던 듯하다.
다음날 재밌다는 듯이 동그랗게 부푼 배를 두드리는 피피와 툭 튀어나온 배를 끌어안은 채 눈물을 흘리는 다른 여자들이 있었다.
도시 여기저기서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그녀들은 축 늘어진 배와 허벅지를 슬프다는 듯이 문지르고 있었다.
이리하여 드래곤 고기는 민중들의 동의 아래 금지 품목이 되었고 일부분만 훈제 고기로 보존되는 결과로 남게 되었다.
나는 살찐 여자도 좋아하는데 말이지.
슬쩍 마차에 실어서 저택에 갖고 가야지.
◇◇◇◇◇◇◇◇◇◇◇◇◇◇◇◇◇◇◇◇◇◇◇◇◇◇◇◇◇◇◇◇◇◇◇◇◇
초여담
“요구리 씨.”
“아, 논나 님…….”
“논나 씨라고 불러도 돼요.”
“네, 논나 씨.”
논나는 에헴, 하고 헛기침을 하고서 입을 다물었다.
“뭐, 뭔가요……그 모피, 새로 산 거네요. 잘 어울려요.”
“감사합니다.”
논나는 새롭게 장만한 모피를 가볍게 쓰다듬고는 또다시 입을 다물었다.
“저, 저기, 왜 그러나요?”
“……하얀 저택.”
“!?”
논나가 중얼거리자 요구리가 움찔, 하고 반응했다.
하얀 저택은 요구리가 대본을 적은 연극의 이름으로 주인공이 성격 나쁜 시어머니에게 괴롭힘을 받으면서 남편과의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였다.
참고로 성격 나쁜 시어머니에겐 방랑벽이 있으며 엄청난 거유를 무기 삼아 남자를 홀린다는 설정으로 남편한테서 벌을 받고 개과천선, 주인공과 남편의 사이를 인정하게 된다.
“9월의 바람.”
“히익!?”
9월의 바람은 잠깐의 망설임으로 바람을 피워버린 새색시가 오빠한테 금단의 사랑을 느끼고 있는 성격 궂은 의붓 여동생한테 철저하게 괴롭힘을 받는 이야기였다.
참고로 결말은 용서를 받은 새색시가 남편에게 감사함을 느끼면서 가정을 꾸리고 의붓 여동생은 질투심에 미쳐 날뛰지만 남편의 말을 듣고서 두 사람의 사이를 인정하게 되는 내용이다.
의붓 여동생의 가슴은 굉장히 크고 이상할 정도로 고상한 느낌이다.
“요구리 씨?”
“전, 급한 볼일이 생겨서…….”
“요구리 씨!”
“히이이익, 저 잠깐 나갔다 올게요!”
“요구리―――!! 거기 서요!”
“미안해요, 용서해 줘!!”
반나절 동안 요구리를 쫓아다니던 논나였으나, 그녀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극장을 드나들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요구리가 만든 이야기는 좋아한단 말이지?”
“뭐, 대본에 죄는 없으니까요.”
카라와 논나의 그러한 대화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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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에이길 하드릿 23살 늦은 가을
지위: 고르도니아 왕국 변경백, 동부 대영주 산의 왕 드워프의 친구 아레스 왕의 친구 용살의 영웅
영주민 171950명 중심 도시 라펜 24000 린트브룸 4950 반드레아 특별 도시 9000명
가족
논나(논나) 카라(측실) 멜(측실) 쿠우(애첩) 루우(애첩) 밀레(애첩) 레아(애첩) 미티(측실 임신) 마리아(측실 임신) 카트린느(음란한 측실 임신) 케이시(유령) 리타(메이드장) 요구리(도주) 피피(애첩) 앨리스(마법 소녀)
말스린느(애첩 임신) 딸 스테파니(의붓딸) 브리짓(의붓딸) 펠리시(의붓딸)
세바스찬(집사) 도로테아(애첩, 왕도) 멜리사(애첩 왕도) 알마(왕도)
아이
스우 미우 예카테리나 아마타 아나스타샤(딸) 안토니오 클로드 길버트 라이너 바르톨로메이(아들) 로즈(의붓딸)
인외
라미(애인 뱀) 미루미(인어) ???(수수께끼의 풀)
부하
세리아(통통) 기드(호위대) 크롤(허무 승려) 이리지나(지휘관) 루나(약간 돼지) 루비
마이라(치안관) 포르테(연수 감독) 그레텔(내정 연수)
레오폴트(참모) 아돌프(내정관) 트리스탄(참모B)
클레어(전용 상인) 롤리(전용 상인 반함) 슈바르츠(말) 릴리안느(여배우)
군: 6800명
보병: 1150 기병: 800 궁병: 450 궁기병: 900 경보병 (장비 불충분): 3500(궁기병/예비역 해산)
예비역: 3000(장비 불완전)
대포: 10문 대형포 12문
재산: 금화 1700닢 저택 겨울 준비/모피 등(140)
경험 인수: 288명 자식: 54명+555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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