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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에 이르는 길

왕국에 이르는 길 제218화『몰트 방어 전쟁③ 침공군 분쇄』

218화『몰트 방어 전쟁③ 침공군 분쇄』

 

적은 포격 사태에 동요하는 중입니다. 지금이 돌격할 기회입니다!”

그래……근데 이 투구는 못 벗는 거냐?”

안 됩니다.”

 

한숨을 내쉬면서 얼굴을 전부 다 가린 투구를 쓰다듬었다.

 

 

우리는 부대를 두 개로 나눠 적을 상대하기로 했다.

두 개라 해도 단순히 기병과 나머지 부대로 나눴을 뿐이다.

기병의 진가는 공격 측에 나섰을 때 비로소 빛나는 법이니까 말이야.

 

라무 요새에 진을 친 건 레오폴트가 이끄는 보병 부대로 대포를 설치한 채 적을 기다리는 중이다.

듣기로는 적이 공격을 시작하기 직전에 포격을 시작한다고 한다.

그게 가장 적을 혼란에 빠트릴 수 있는 방법인 모양이다.

 

한편 나는 궁기병과 기병을 총합 3000 이끌고 요새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대기한 채 포격이 떨어지자마자 적의 측면을 향해 돌진할 계획이다.

 

그러다 자 이제 출발해볼까, 하고 말 위에 올라탄 순간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투구를 쓰라고 재촉받게 되었다.

옆에 서 있는 세리아도 반드레아 쪽 사람과 만난 적이 있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투구를 쓴 상태다.

이러면 머리도 못 쓰다듬잖아.

 

놈들을 얼른 박살내고 마음껏 쓰다듬어줘야겠어. 총원, 따라와라!”

 

호령 한 번에 기병 3000명이 단숨에 질주를 시작한다.

적은 숫자만 보면 1만이 넘지만 포격에서 도망치기 위해 조금씩 후퇴하는 중이다.

심지어 진의 형태가 공성전을 대비해 둔 구성이라 대기병진으로 바꾸기엔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난 그런 여유 시간을 줄 생각은 없었다.

 

돌격―――!!”

 

말발굽 소리에 적 병사가 당황한 순간 돌격을 실행하는 것이다.

궁기병은 활시위에 화살을 올려두고 창기병은 먹잇감을 앞에 두고서 전력 질주를 시작했다.

 

모든 이들이 고함소리를 내지르면서 의용병이 쓰는 깃발을 위로……잠깐.

 

깃발! 우리 군기가 올라가는 중입니다! 대체 왜 갖고 온 겁니까!?”

 

아무래도 산의 민족은 군기 의미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서 평소 쓰던 군기를 갖고 온 모양이다.

허둥지둥 검은색 군기를 집어넣는 궁기병 여자……나중에 벌을 줘야겠군. 엉덩이까지 귀여워해주마.

 

분명 봤을 겁니다!”

괜찮아. 눈을 꽉 감고 있었으니까 안 보였을 거야.”

 

지금은 그것보다 눈앞에 있는 적을 해치우는 게 우선이다.

 

돌파한다.”

 

궁기병은 좌우로 두 명씩, 뱀처럼 긴 진형을 몇 개 만들었고 창기병은 그 옆에 예각삼각형 형태의 돌격진을 만들기 시작했다.

 

적이 활을 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공성전 진형, 심지어 측면에서 닥친 공격이다. 애초에 놈들은 포격 때문에 후퇴를 하던 도중이라 진형이 흐트러진 상황이다.

 

발사!”

 

루나의 명령과 함께 앞쪽에 위치해 있던 궁기병들이 돌진하면서 활을 쏘았다.

세로로 된 진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숫자 자체는 적지만 허둥지둥 진형을 바꾸려 시도하는 적을 혼란에 빠트리기엔 충분하다.

 

말을 타고 있는 기병이라고!?”

뭐야 저게? 오랑캐 무리인가!?”

 

활을 쏜 궁기병은 검을 뽑아들고서 돌진으로 행동을 옮겼고 창기병도 앞쪽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훈련의 성과 덕분인지 깔끔한 돌격이다.

 

 

 

방어를 포기한 적은 측면에 보병과 보우건 부대를 세워두고 벽을 만들었다.

, 하고 날아가는 볼트가 기병 몇 사람을 쓰러트렸으나 그래봐야 고작 몇 명, 전체 양상에 영향은 없다.

 

, 보우건 부대 재장……우와앗!”

 

재장전을 할 시간이 있을 리가 없다.

작은 방패를 손에 쥔 적 병사를 창기병이 차례차례 꿰어 죽인다.

말의 속도까지 붙은 공격은 어지간한 방패와 힘으로는 막아낼 수 없었고 제대로 방어한다 한들 실린 힘 때문에 저 멀리 떠밀려날아간다.

그렇게 쓰러진 적 병사의 위에는 가차없이 달려드는 말발굽이 떨어지는 것이다.

 

나도 가야겠군!”

 

시야가 비좁아서 짜증이 나지만 어쩔 수 없다.

 

창을 크게 뒤로 한 번 빼고 나서 힘차게 내지른다.

슈바르츠의 돌진력까지 실린 그 일격은 방패와 함께 통째로 적 병사를 꿰뚫었을 뿐 아니라 뒤에 있던 놈의 얼굴까지 파괴했다.

 

아직이다.”

 

창을 옆으로 휘둘러 꽂혀있던 두 사람을 땅바닥에 내던지고 덤으로 세 명 정도 되는 적 병사를 날려버렸다.

 

이 자식!” “, 커다란 말……으악―!”

 

슈바르츠의 앞쪽을 가로막으려 한 불쌍한 적 병사 중 한 명이 곤죽이 되었고 또 한 명한테는 몸을 위로 크게 올려 힘이 실린 강력한 앞발차기가 박혔다.

다리를 부자연스럽게 올린 탓에 말의 몸뚱어리가 크게 흔들렸다.

 

멍청한 자식아! 내가 떨어지면 어쩔 거냐!”

 

슈바르츠는 내 알 바냐는 듯이 히힝거렸고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렸다.

이 녀석의 체중이 실린 발차기를 얻어맞은 이상 원형을 유지해 있을 리가 없지.

 

이런 변태 말한테 질 수는 없다.

조금 아프긴 할 테지만 참으라고.

 

오오오오오오오!!”

 

슈바르츠의 얼굴을 보호하는 갑옷을 왼손으로 붙잡아 몸을 안정시킨 뒤 오른손 하나로 쥐고 있던 창을 전력으로 회전시켰다.

내가 잡아당긴 탓에 아프다며 변태 말이 호소했으나 신경 쓸까보냐.

 

뜨아아악!” “, 뭐야 저게!” “, 저기에 어떻게 다가가!”

 

돌진력과 내 완력이 합쳐져 엄청난 위력이 터져나오는 중이다.

실제로 근처에 온 사람의 사지가 박살나면서 날아가고 있군.

창 길이 반경 3m는 내가 만든 결계라 해도 되겠어.

 

에이길 님! 적의 진 안쪽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아군은 이미 적의 측면까지 파고들어 적 안을 헤집고 다니는 중이다.

 

이대로 반대편까지 뚫고 나간다. 멈춰서서 싸울 필요는 없다. 진로를 방해하는 적만 해치워라!”

 

혼란에 빠진 적에게 커다란 타격을 줄 기회이긴 하지만 제자리에 멈춰서서 싸우다간 우리 쪽에도 커다란 피해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그냥 적을 뚫기만 하면 충분하다.

 

 

의용병이라니 어이가 없군! 유명한 장군으로 보이오!”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우리와 싸우시게!”

정정당당히 말이오!”

 

진로를 가로막듯이 중장비를 한 기병이 셋 이쪽으로 다가왔다.

장비와 장식을 보아 기사 같은 놈들인가?

반드레아에선 뭐라고 말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건 그렇고 3:1로 정정당당히라, 비겁한 건지 날 높게 사고 있는 건지 모르겠군.

 

죽기 싫으면 비켜 있어라.”

 

일단 경고 정도는 해주도록 하지.

 

하하하! 겁먹었느냐!” “우리가 바로 촌극 삼형제!” “승부……뿅!”

 

내가 휘두르는 창을 보지 못한 건지 정면에서 다가오던 삼형제의 목이 차례대로 통통 튀었다.

, , , 하는 게 아주 박자가 깔끔하군.

 

 

넓은 원 형태의 진을 짜서 한 번 충격을 완화시켜라. 놈들이 지나친 다음 등 뒤에 보우건을 먹여줘야 한다!”

 

전멸한 불쌍한 삼형제 근처에서 필사적으로 병력을 수습하고 있는 지휘관을 찾아냈다.

 

하나 더, 덤이다.”

으악!”

 

그 지휘관의 몸통에도 창을 꽂아넣은 채 그대로 달려나갔다.

좋아, 적을 완전히 뚫고 지나간 모양이군.

 

 

끄헉……말에서 떨어진 건가. 이봐 너, 어서 나를 일으켜라!”

, 하지만 지휘관님…….”

뭐냐, 어서 해라!”

, 지휘관님의……하반신은 아직까지 말 위에 붙어있습니다…….”

 

전장의 흔한 광경이지.

원망하지 말고 성불하라고.

 

와하하하하하하! 꼬챙이 형이다――!”

 

그때 난입한 이리지나가 부하의 머리를 쪼개버리고 상반신만 남은 지휘관을 말로 밟아버렸다.

, 이리지나라면 저주를 받아도 눈치 못 챌 테니 괜찮겠지. 케이시가 직접 증명해 주는 중이다.

 

 

 

내 뒤를 따르던 창기병, 궁기병도 차례차례 적을 뚫고서 반대편에 도착했다.

 

창기병은 이대로 크게 앞으로 나선 뒤에 다시 돌격 준비를 시작해라. 궁기병은 훈련대로 해라!”

!” “!”

 

적은 이미 돌파를 저지하길 포기하고 우리가 다 지나간 뒤에 생길 빈틈, 정확히는 등 뒤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궁기병은 너희 생각하고는 조금 다를걸.

 

 

적이 다 지나갔다! , 등 뒤에서 추격을…….”

배면 사격 개시.”

 

검에서 활로 바꿔 쥔 궁기병은 다같이 뒤를 돌아보고는 계속해서 활을 쏘기 시작했다.

전진 직후 시작된 배면 사격, 심지어 정밀도도 평범한 궁병보다 훨씬 뛰어나다.

 

우와악!”

보우건 부대, 대응 사격해라!”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계속 화살이 날아오는 상황에선……!”

 

완전히 무방비해진 적을 상대로 활을 쏘면서 궁기병은 여유롭게 적의 진영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적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다시 돌격하시죠!”

 

진에 큰 구멍이 뚫린 데다가 활까지 얻어맞은 적은 현재 상당히 흐트러져있다.

한 번 더 돌격해도 전과 자체는 충분히 올릴 수 있을 것 같긴 하다만.

 

아니, 궁기병은 거리를 유지한 상태로 활을 계속 쏴라. 창기병은 돌격 태세를 유지한 채 내 지시를 기다리도록.”

 

한 순간 불만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은 세리아였으나 정면을 보고 납득했다.

우리가 한참 동안 적 진영을 헤집고 다닌 사이 아군 보병대는 요새를 빠져나와 적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사격 개시, 전부 다 쏴라.”

 

루나의 목소리와 함께 궁기병이 이어서 활을 쏘기 시작했다.

놈들은 비처럼 쏟아져내리는 화살을 막아내면서 레오폴트의 공격까지 막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조금이라도 대열이 흐트러지면 창기병은 언제든지 돌격으로 이행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충돌하면 틀림없이 우리가 이길 것이다.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선 우리를 쫓아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적의 기병이 나오겠군요.”

그렇겠지. 호위대랑 중장기병은 나를 따라라.”

 

 

아니나 다를까 적 진영 후방에서 달려나온 적의 기병대, 검을 장비한 게 끝인 경장비 부대부터 온몸에 갑옷을 껴입은 놈들까지 각양각색이다.

 

숫자는 1000정도입나다만…….”

 

궁기병은 이대로 적의 측면에 계속 활을 쏘고 레오폴트가 공격하는 걸 도와라. 다른 사람들은 나를 따라와라. 이리지나……마음껏 날뛰어도 돼.”

맡겨둬라! 몰살이다!”

 

요즘 이리지나가 점점 흉흉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고함소리를 내지르면서 서로 돌진하는 적과 아군, 둘 다 속도를 늦추지 않고 전력으로 충돌할 심산이다.

 

박살을 내버려라―!”

 

두 군대의 지휘관이 있는 힘껏 소리치면서 충돌을 시작했다.

이 순간은 늘 가슴이 뛴단 말이지.

 

우익에 산개한 적을 압도했습니다! 밀어붙이고 있군요.”

 

우리의 주력 부대는 창기병, 검을 쓰는 반드레아 경기병보다 사정거리가 더 길다.

제일 먼저 말에서 떨어진 건 놈들 쪽이다.

 

좌익이 밀리고 있습니다!”

 

한편 창이 잘 안 통하는 중장기병을 상대로는 상성이 좋지 못해 속도가 떨어지고 접근당하면 무기를 다루는 것 자체가 까다로워져 밀리는 경향이 있었다.

 

중장기병을 내보내라. 정면은 내가 직접 간다!”

 

불리해진 곳은 우리 쪽도 중장기병을 보낸다.

그리고 그 중심엔 나와 호위대가 직접 간다.

 

지켜드리겠습니다!” “족장님과 함께.” “보인다……세계가…….”

 

세리아랑 기드, 이상해진 크롤도 같이 가게 되었다.

 

 

창을 막아내고서 접근전으로……끄악!!”

 

내 창을 보고 창기병이랑 착각한 건가?

방패로 흘려보내려 했던 중장기병을 갑옷째로 꿰뚫어버린 다음 놈들을 향해 던져 주었다.

온몸에 금속 갑옷을 두른 기병은 무게가 상당하기에 얻어맞은 세 사람이 한꺼번에 말과 함께 쓰러졌다.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면 막아 봐라.”

 

스쳐지나가는 모양새로 한 번 더 기사 한 명을 갑옷 위에서 베어낸 다음 나머지 하나는 말을 꿰뚫어 땅바닥으로 떨어트렸다.

마지막 한 명은 재주 좋게 방패로 막아냈으나 튕겨나간 화살처럼 저 멀리 떠밀려 날아갔다.

 

흐아아아아압!”

 

진로를 가로막으려고 한 데 뭉쳐 방패를 쥐고 있는 중장기병 집단을 향해 전력으로 창을 내리 찍는다.

폭발한 것처럼 금속음이 터져나왔으나 놈들은 방패가 날아가는 와중에도 버텨냈다.

반드레아 병사도 꽤 수준이 높군 그래.

 

우와아아아악!” “, 말이!”

 

하지만 그들의 말은 그 충격을 버텨내지 못했던 모양이다.

다리가 후들거리더니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에 비해 너는 튼튼하구나, 하고 슈바르츠의 머리를 탁탁 쳤다.

……칭찬해 줬더니 됐으니까 얼른 끝내기나 하라고 히힝대고 자빠졌군.

어차피 전투 말고는 암컷을 따먹는 것 말고 하는 것도 없는 주제에……나중에 갈기를 쥐어 뜯어주마.

 

 

, 저거 하드릿 아니냐!?”

 

그때 흘려들을 수 없는 고함소리를 들었다.

 

나는 옛날에 마그라드에서 용병 일을 한 적이 있다고! 저 커다란 창이랑 괴력……흉폭한 성격……틀림없어!”

 

다행히도 남부 국가 쪽에서 내 소문은 그렇게 많이 퍼지진 않은 모양인데 그럼에도 꽤 어느 정도 숫자가 되는 인원이 반응했다.

 

아니야.”

 

목소리를 알고 있으면 큰일이 나기 때문에 일부러 음을 높인 가성으로 부정해 보았다.

 

아니, 저 커다란 검은 말도 본 기억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소리치는 남자의 복부에 창을 찔러넣고 던져버렸다.

쓸데없는 소리를 못 하게끔 공중에서 남자를 가랑이부터 머리 끝까지 세로로 베어냈다.

이제 안심해도 되겠군.

 

인간을 세로로 두 동강 내다니……괴물이다!”

역시 소문이 맞다면 저게 하드릿…….”

 

어랍쇼, 이상하네?

 

 

 

에이길 님! 지금은 전투 중입니다!”

 

어쩌면 좋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내 옆에서 적이 오고 있던 모양이다.

세리아가 검을 손에 쥐고 정확하게 적이 입고 있는 갑옷의 빈틈……특히 눈알 쪽 구멍을 향해 찌르기를 내질렀다.

마치 실로 이어져 있는 것 같은 정확한 찌르기가 적 병사를 해치웠다.

 

세리아는 특훈을 거듭하는 도중 체격, 근력에 한계를 느끼고 정밀도와 속도를 단련하는 중이다.

나를 노리는 기병을 측면에서 노려 두 번째 인원의 눈을 꿰뚫었고 뒤이어 첫 번째 놈의 목덜미에 검을 찔러넣었다.

피분수가 엄청나게 터져나오진 않지만 적 기병은 작은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하나둘씩 낙마하기 시작했다.

 

 

저도 질 수 없습니다!”

 

기드는 난전 상황 속, 코앞에서 활을 써서 한 사람을 쏴죽였다.

이 거리라면 합성궁은 웬만한 갑옷은 다 뚫을 수 있다.

거리를 좁힌 적 중 한 사람을 재빠르게 쏴죽인 다음 활을 바닥에 두고 빠르게 검을 뽑아서 휘둘렀다.

 

선제 공격을 날린 적을 막아낸 뒤 반격에 나선 기드, 어깨, 머리, 팔 총 세 군데를 노린다.

적이 전부 다 막아낼 것도 예상 범주 안이었는지 상대가 방어에 전념한 걸 보고 말을 끌어당겨 상대 쪽으로 밀었다.

휘청 하고 자세가 무너진 걸 보고 결정타, 깔끔하게 목이 휙 하고 날아갔다.

 

너흰 쓸데없는 동작이 너무 많아…….”

 

크롤은 말에 올라타 눈을 감고 있었다.

당연히 얼빠진 놈이라 판단한 적이 두 사람 검을 겨눈 채 달려들었다.

 

숨소리……근육의 움직임……너희의 움직임이 보인다.”

 

날카로운 금속음이 울려퍼진다.

크롤은 검을 천천히 내렸고, 크롤에게 달려들었던 두 사람은 동시에 팔에서 피를 뿜으며 말에서 떨어졌다.

 

죽이려고 생각하기에 살기가 나오는 법……그저 베면 그만인 것을…….”

 

크롤은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다.

한동안은 그냥 내버려 둬야겠군.

 

 

흐읍!”

 

이리지나의 일격이 상대방의 검을 팔과 함께 통째로 날려버렸다.

다른 적이 내지른 창을 장갑으로 튕겨내고 갑옷 한복판에 창이 꽂혔다.

 

끄아아아아악!!”

, 이년이! 괴물이냐 네년은!”

와하핫, 반해도 소용없다!”

 

휙 하고 창을 돌리고서 일격을 날린 뒤 중기병 한 놈을 더 처리했다.

역시 이리지나는 차원이 하나 다르군. 압도적인 실력이다.

 

아앗! 크리스토프가 당했다!”

 

하지만 이리지나가 휘두른 창에 크리스토프가 맞아버린 모양이다.

오늘은 지금까지 잘 버텼는데 아군한테 당할 줄이야…….

물론 이리지나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우익은 적을 격파했습니다! 좌익도 돌아오는 중입니다!”

나와 호위대가 꾸물댈 순 없지. 단숨에 승부를 내줘라.”

 

 

얼마 안 있어 중앙에서도 적을 격파하는 데에 성공했고 적 기병은 완전히 무너졌다.

 

한편 궁기병의 맹렬한 원호 사격을 받은 레오폴트의 공격도 적 본진을 붕괴시키는 중이었다.

그렇게 기병대의 붕괴와 우리가 후방까지 쳐들어온 걸 보고서 끝내 반드레아 인민 연방 몰트 침공 부대는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이제 봐줄 필요도 없기 때문에 나는 철저한 추격과 섬멸을 명령했고 국경을 향해 도망치는 적은 결국 절반 이상의 손실을 보게 되었다.

 

또한 적 사령관과 참모들은 제대로 도망치지 못해 포위당한 끝에 항복, 전투는 몰트 군과 조국 방어를 위해 모인 의용병의 승리로 끝났다.

의용병을 이끈 수수께끼 남자의 정체에 관해서 훗날 역사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게 되리라.

 

아뇨, 거의 다 들켰습니다만.”

 

마이라, 쓸데없는 소리는 안 해도 돼.

 

붙잡은 적의 사령관이……엄청나게 노려보고 있어요.”

 

세리아, 너도다.

조용히 있으면 오늘밤은 귀여워해줄 테니까 말이야.

 

이제 입 다물겠습니다.”

 

두 손으로 자기 입을 틀어막는 세리아. 오늘밤은 굉장한 걸 해주지.

 

와하하하하핫!! 이겼다!! 와하하하하하하!!”

 

이리지나, 너는 그냥 시끄러워.

소리치는 건 오늘밤 침대 위에서만 해라.

 

적 사령관이 직접 항복 교섭을 하고 싶다는 모양입니다.”

 

좋아, 레오폴트. 저기 뒷편으로 잠깐 가서 네가 나로 변장해라.

네 어깨랑 가랑이 사이에 밀 주머니라도 담아서 근육질로 보이게 만들면 안 들킬 테니까.

 

…….”

 

모든 이들의 시선이 이미 늦었다고 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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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에이길 하드릿 23살 가을

지위: 고르도니아 왕국 변경백 동부 대영주 산의 왕 드워프의 친구 아레스 왕의 친구

영주민 163000명 중요 도시 라펜 24000명 린트브룸 4500

 

군대: 11650 (영지 내 대기 보병 2000)

보병: 5800 기병: 900 궁: 1000 궁기병: 1950

대포: 30문 대형포: 10

 

재산: 금화 1070

경험 인수: 226명 자식: 48+555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