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화『크롤의 문제』
왕 앞에 나와 남자 몇 명이 나란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여기 있는 자들을 지난번 총무부로 보낼 인재로 적임이라 생각해 추천드리옵니다.”
내가 생각해도 참 어울리지 않는 말투다.
“그래, 그 후로 일주일 정도만에 제법이로고. 그대는 행동이 빨라 좋구나. 나를 화나게 만들지 않으니.”
“황송할 따름이옵니다. 자, 앞으로 나가라.”
“하하―, 위대하신 폐하를 뵙게 되어 황송할 따름, 이 한 몸 바쳐 신성한 왕관과 조국에…….”
왕은 그만하면 됐다고 손을 저었다.
“그만하라. 너희에겐 마그라드 총독부에서 받을 지위에 따라 명예 기사작부터 명예 남작까지의 지위를 수여하노라. 앞으로 충성스럽게 임하라.”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환희의 환호성과 함께 땅에 엎드려 머리를 땅바닥에 문질렀다.
이놈들은 지난번 순찰 때 교체당한 자들, 옛 트리에아 영주 귀족으로 국가 멸망 이후엔 대관을 맡았던 놈들이다.
마그라드 총독부로 추천할만한 인재, 최소한의 통치 능력과 상사에게 거역하지 않을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냥 버림말로 쓰여도 아깝지 않는다는 조건이 필요하다며 라펜에 편지를 써서 보내니 아돌프의 답장과 함께 이놈들이 함께 도착한 것이다.
확실히 어설프게나마 영지를 관리할만큼의 통치 능력 자체는 있다.
인격이 별로라서 반란을 일으키려 해도 사람들이 따르지 않을 테고 무엇보다 완전히 새 환경에서 그런 짓을 벌일만한 배짱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부 다 잃게 된다 한들 전혀 아까울 게 없다.
“본인들도 원하는 것 같으니 뭐, 잘 됐지.”
반쯤 근신 상태였던 현상보단 작위를 받고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새로운 생활을 거절할 리가 없다.
개인적으로도 이들을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그 누구도 손해보지 않는다.
“영광이옵나이다.” “탄복할 따름이옵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으음…….”
언젠가 봤던 낯익은 멍청이들, 반푼이, 빡대가리, 저능아 세 사람도 함께 데려왔다.
이들은 앞으로 광인 뒤누아 백작의 부하가 되어 활약할 것이다.
눈에 띄게 기쁨을 표하던 그들이 떠난 뒤, 왕은 내게만 웃음을 터트렸다.
“딱 보기에도 멍청해 보이나, 반역을 일으킬 역량도 없어보이는구나. 옛 영주라 하였느냐?”
“예, 대관을 맡겨두고 있었습니다만 민중에 대한 착취와 부정이 눈에 띄었던 자들이옵니다.”
원래 같으면 그런 놈들을 추천하다니 불충도 이런 불충이 없을 테지.
“후후후, 그래. 하나 최소한 써먹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한 법. 새 지역에선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을 것이야.”
그리고 마지막엔 버려진다.
나도 결국 음모에 가담해버린 모양이다.
우중충한 기분을 떨쳐내려는 듯이 하드 보일드 여관으로 향한다.
오늘은 누구였더라?
밤
“후우……개운하군. 멜한테 나눠줄 몫이 남아있으려나?”
오늘은 포르테와 빈곤 남작가의 딸을 한꺼번에 안았다.
여러모로 사건사고가 있었던 두 사람을 화해시키기 위해 한꺼번에 안아준 후로 딸 쪽은 포르테를 언니라 부르며 따르게 됐고 수업도 열심히 들은 결과 성적도 잘 올라가는 중이다.
그 이후로 안을 땐 반드시 셋이서 해달라며 요청하는 중이고 학교에서 둘이서 같이 화장실을 가는 경우도 많은 기분이 들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가볍게 술도 들어갔겠다 술기운도 깰 겸 걸어서 저택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는데, 뒷문 쪽에서 무언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도둑은 아니겠지? 이리지나가 있으니까 큰 코 다칠 텐데.
“그러니까 내가 빌린 건 금화 5닢이었잖아! 왜 10닢이 된 건데.”
“꼬맹이는 세상 물정을 몰라서 큰일이라니깐. 하느님은 이 세상에 이자라는 걸 만드셨단 걸 몰라서 탈이야. 빌린 돈을 그대로 갚다니 너무 형편 좋은 얘기잖아!”
“그렇다 해서 1달도 안 됐는데 2배라니, 너무하잖아!”
“나는 분명 설명했다고. 댁이 기억 못한대도 난 모르지.”
“하, 하지만 10닢이라니……당장은 무리야.”
“헤헤헤, 변경백님의 집 안에는 비싼 게 잔뜩 굴러다니지 않나? 그놈을 팔아치우면 잔돈이 생길 텐데.”
“그런 걸 어떻게 해!”
“그럼 적당히 열심히 하라고. 뭐, 다음주까진 연장해줘도 상관없지만 그럴 경우엔 금화 20닢이야. 못 갚겠으면 이번에야말로 저택을 정면으로 쳐들어가서 변경백님께 알려드리지 뭐.”
“으…….”
이야기를 끝마치고서 남자는 떠나갔고 크롤은 뒷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으음, 어쩌면 좋으려나.”
금화 20닢 정도야 별 거 아니다. 이리지나가 몸통 박치기로 망가트린 벽의 수리비가 더 비쌀 지경이니까.
하지만 크롤이 직접 진 빚을 내가 툭 하고 내버리는 건 좀 아니란 말이지.
뭔가 좋지 않은 일까지 손대라고 종용받는 것 같은데, 크롤은 우리 집에서 오랫동안 일했으니 신용해 줘야지.
“글쎄, 과연 내 힘을 빌리지 않고서 해결할 수 있으려나?”
저 녀석도 사나이, 자기가 먼저 말하기 전까진 그냥 내버려 둬도 되겠지.
만약 여자였더라면 내가 곧바로 해결해 준 다음 몸을 구석구석 맛봤을 테지만.
나는 이제 막 돌아온 척을 하고서 말을 걸었다.
“크롤, 뭐하고 있는 거냐?”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바로 목욕탕 물을 데우고 올게요!”
“그래, 열심히 해.”
어떻게 될는지.
일주일 후.
“결국 뭐 어떻게 할 수 없었나 보구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날 밤, 수업을 끝마치고 저택으로 돌아오니 도로테아와 크롤이 함께 현관에 고개를 쳐박고 있었다.
그의 얼굴이 퉁퉁 부어있는 건 뒤쪽에서 화를 내고 있는 세리아가 손……은 못 쓰니까 발을 쓴 것이리라.
“무슨 일이냐.”
“실은…….”
도로테아가 죄송하다는 듯이 얘기를 꺼낸 것은 방금 전 고리 대금업자가 저택으로 찾아와 크롤의 빚에 관하여, 저택의 책임자인 도로테아한테 대신 갚으라며 으름장을 놓았던 모양이다.
액수는 무려 30닢, 전에 훔쳐들었을 땐 일주일 뒤에 20닢이라 했었는데 참 악독한 놈이다.
부유한 평민 연 수입에도 필적할만한 액수를 도로테아가 그리 손쉽게 준비할 수는 없는 법. 일단 돌려보내긴 했지만 이대로 가만 두면 왕도 재판소에 고소장을 쓰겠다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이 정도로 악덕한 업자의 경우 재판을 열면 자기가 더 손해를 볼 것 같긴 한데, 하인이 빚을 져서 고소를 당했다간 귀족 가문의 명예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엔 공적으로 일이 커지기 전에 대신 해결해주는 게 대부분이라고 한다.
나는 딱히 신경 안 쓰지만.
“민폐를 끼쳐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함께 벌을 받을 테니 이번만큼은 제발…….”
도로테아는 크롤의 머리를 땅바닥에 붙이고서 자기 머리도 조아렸다.
“고개 들어 도로테아, 네 잘못이 아니니까.”
걱정스러워하는 도로테아를 일으켜세우고 크롤을 발로 걷어찼다.
“어흑!”
“크롤! 제발 용서해주세요!”
달라붙는 도로테아를 멜한테 맡겼다.
세리아도 놀라고 있군. 내가 화낼 줄 몰랐던 건가?
딱히 금화 30닢 정도 별 것도 아닐뿐더러 어차피 창관을 드나들다 그렇게 됐을 테지만 그것도 상관없다.
마음에 안 드는 건 다른 부분이다.
“크롤, 도로테아는 네 뭐냐?”
“어, 어머니……십니다.”
“네 행실 때문에 어머니 고개를 바닥에 처박게 만들면 어쩌잔 거냐. 사과하는 것도 설명하는 것도 네가 직접 다 해라, 멍청아!”
한 번 더 발로 걷어찼다.
어머니 뒷편에 숨어지낼만한 나이도 아니면서.
게다가 나는 누가 나한테 머리를 조아리는 걸 싫어한다고.
“으…….”
자리에서 일어선 크롤이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금화 30닢, 못 갚게 됐습니다! 제발……도와주세요!!”
그거면 충분해.
“그래, 설명해 봐.”
저택으로 끌고 온 가난한 모녀, 딸의 이름은 로라, 어머니는 미라라고 한다.
어머니가 병에 걸렸다길래 의사의 진찰을 받은 결과 폐병은 거의 나았고 이제 남은 건 영양분이 충분한 식사만 잘 하면 금방 낫는다고 한다.
크롤이 진 빚도 헛수고는 아니었던 모양이군.
“크롤 님…….”
“이, 이건 아무것도 아냐.”
크롤의 얼굴은 세리아와 내 발차기 때문에 끔찍해져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 앞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법, 구태여 진 빚에 대해서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병이 나을 때까지 너희는 내가 돌봐주긴 할 테지만……잠시 할 얘기가 있다.”
병에 걸렸다는 어머니 쪽은 객실에 눕혀둔 채 로라와 크롤을 데리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한 번 시험을 해보도록 하지.
“자, 앞으로 너희 두 사람은 내가 돌봐줄 생각이다만.”
“정말로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로라를 끌어안았다.
“로라, 난 네가 마음에 들었다. 내 여자가 돼라.”
“네?”
“에에에엑―――!?”
작은 로라의 목소리와 크롤의 커다란 목소리.
‘
당혹스러워하는 로라를 넘어트리고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크롤은 당황하고 있지만 빚까지 대신 갚아준 사람을 떨쳐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알몸이 된 로라는 중요 부위를 감추면서 연약하게 호소했다.
“저기, 전……크롤 님의 여자예요. 다른 남성 분 위에 올라타는 건 더 이상…….”
“갈아타라고 하고 있잖아. 내가 널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거고……이것도 크거든.”
바지를 들춰 물건을 꺼내 로라의 배 위에 올려두었다.
그녀는 몸집도 작고 음식도 제대로 못 먹어 야윈 탓에 절반 정도밖에 서지 않은 물건으로도 크롤의 2배 정도 크기는 될 게 분명했다.
“히익……커다래…….”
“어때, 이걸로 안을 휘저으면 끝내준다고.”
로라는 한동안 말없이 크롤에게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크롤이 분하다는 듯이 눈물을 글썽이곤 고개를 숙였다.
이쯤 되니 그녀도 크롤이 내게 거역할 수 없다는 건 깨달은 모양이다.
“……크롤 님께서 괜찮다 하시면, 원하는대로 하세요.”
로라가 천천히 다리를 벌리자 나는 배 위에 올려두고 있던 물건을 여자 구멍에 맞붙였다.
“후후후, 이 구멍도 내 크기로 늘려주마.”
눈물을 흘리는 크롤, 눈을 굳게 감는 로라……그렇게 물건이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안 돼! 싫어요!!”
로라가 내 가슴팍을 밀치고 저항한 것이다.
물론 전혀 힘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얌전히 몸을 떨어트려주니 그녀는 크롤의 품 속으로 뛰어들었다.
“크롤 님! 죄송해요……그치만 전……전!”
“로라…….”
크롤은 나한테서 그녀를 지켜내듯이 나를 막아섰다.
“에이길 님, 로라는 제 여자입니다! 돈은 열심히 일해서 갚겠습니다. 그러니까 로라는 내어드릴 수 없어요.”
“저도 열심히 도울게요!”
흠, 처음부터 도와줬으면 만점이었을 테지만 뭐 이럴 수도 있지.
“하여간 번거로운 꼬맹이라니까. 돈은 안 갚아도 돼. 그것보다 자기 여자라고 입 밖에 댄 이상 네가 책임 지고 지켜내라. 만약 그 말을 못 지키면 너를 국화꽃 낙원 점원으로 보내버린다.”
“국화……? 아, 알겠습니다.”
뭐, 이쯤 하면 됐겠지.
서로를 끌어안은 두 사람은 내버려두고 나는 어머니 미라 쪽으로 향했다.
“네 딸은 우리 크롤의 여자가 됐다는데, 그래도 괜찮나?”
“네, 크롤 님께는 저희 둘 모두 신세를 졌거든요. 과분한 일이죠.”
미라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기뻐하고 있었다.
“설마 하드릿 님 댁 분이셨다니…….”
미라를 잘 관찰해 보니 체구가 작은 그녀는 딸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야위긴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젊게 보였다.
“실례되는 줄은 알지만……젊은데. 진짜 딸이 아닌 건가?”
“아뇨, 딸아이는 15살이고 저는 29살입니다. 14살 때 낳았으니까요.”
길거리 창부라 하긴 했었지.
“그래서 너 말인데, 내 여자가 되지 않겠나? 애첩 취급이긴 해도 잘 돌봐주지.”
“어쩜 과분한……하지만 되도록이면 그게……저도 마찬가지네요.”
음, 받아들이지 않을 생각인가 보군.
“크롤 님의 여자가 되고 싶답니다.”
금화 30닢만에 부모 자식을 마음까지 함락시키다니, 크롤 녀석 꽤 잘 하잖아.
무심결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럼 됐어. 그럴 마음이 생기면 저 녀석의 아이라도 낳아달라고.”
“네, 병이 다 나으면 딸아이랑 같이 아이를……아,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만.”
뭐지?
“저희 모녀는 부끄럽게도 밑바닥 계층의 길거리 창부였죠. 지금까지 더러운 분께도 잔뜩 안겼던 탓에……한 번쯤 그, 크롤 님도 진찰을 보시라 하는 게 좋을지, 병 검사라고 해야 할지…….”
그러고 보니 크롤이 요즘 종종 가랑이를 긁고 있었지.
한동안 가족들이랑 같은 욕탕은 못 쓰게 해야겠군.
남몰래 의사를 불러두지 않으면 세리아나 멜한테 들켰을 때 피를 보게 될 것이다.
자, 이제 남은 건 고리대금업자 쪽이군. 두 번 다시 이쪽에 시비 못 걸게 해둬야겠어.
다음날 이른 아침
나는 고리대금업자의 가게를 찾아갔다.
주변 이목을 끌고 있는 건 호위대 100명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리라.
무슨 일인가 싶어 튀어나온 위병대도 내 깃발을 보자마자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에이리히한테 시내에 군을 들일 허가는 이미 받아두었다.
“이, 이게 무슨……하드릿 변경백!?”
소란을 듣고 튀어나온 고리대금업자, 방금 막 일어난 건지 벗겨진 머리에 까치집이 심하군.
“네가 크롤한테 돈을 빌려준 고리대금업자냐?”
“예, 예에. 그런데 이것은 대체…….”
금화 30닢을 내던졌다.
악덕이라고는 해도 빌린 것 자체는 사실이다.
“글쎄, 당초 네가 내 하인이랑 애첩한테 윽박을 질렀다고 들었거든. 집을 불태워서 가족들을 전부 다 죽일까 싶어서 이놈들을 데리고 오긴 했다만.”
뒤쪽에 있는 호위대한테 시선을 보냈다.
고리대금업자 뒤쪽에서 고개를 내민 놈의 가족들의 표정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아내랑 딸아이한테 흥미가 생겼지만 얼굴이 남자랑 똑 닮았군, 볼 것도 없겠어.
“출발 직전에 빚 독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거든. 이야, 진짜 다행이야. 미리 알게 돼서.”
“네, 네헷…….”
나는 고리대금업자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다음부터 내 가족한테 돈을 빌려줄 땐 이자를 붙이지 말라고. 나는 머리가 나빠서 자잘한 계산은 잘 못하거든. 빌린 돈이 늘어났다간 또 윽박지른 거라고 착각할 수도 있으니까.”
“무, 물론입죠 변갱백님!”
“귀족의 위신인지 뭔지 생각하기 전에 먼저 손이 나가버린단 말이야. 잘 부탁한다.”
마지막으로 놈의 벗겨진 머리를 장갑으로 한바탕 쓰다듬은 뒤 얼마 남지 않은 모근을 완전히 죽여버린 뒤에 그 자리를 떠났다.
이 녀석은 더 이상 우리 쪽을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크롤 건은 이걸로 끝이다.
그래, 멜리사한테 편지를 써둬야지. 그 녀석도 크롤의 어머니 같은 느낌이고 특이사항이 있으면 알고 싶어할 테니까. 알마도 걱정하고 있을 거고.
뭐라 적을까?
우선 “크롤이 창부를 샀는데 고리대금업자한테 돈을 빌려서 큰 소동이 일어났다.” ……로 시작해야겠군.
다음은 “결국 창부 모녀는 자기 여자로 삼았다.” 이렇게.
마지막엔 건강히 잘 지낸……아니지, “성병이 옮았지만 금방 낫는다고 하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이거면 되겠군.
꽤 날씨가 따뜻해졌군.
이제 곧 봄이 오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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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으으……가려워.”
저택 화장실에 틀어박힌 크롤이 약병에 붓을 집어넣고는 액상약을 물건에 바르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지료 중인 로라는 미안하다는 듯이 그걸 돕고 있었다.
“더러운 여자라 죄송해요! 도와드릴게요!”
로라는 꾸벅꾸벅 고개를 숙이곤 붓을 들고서 크롤의 물건에 약을 발랐다.
맨 처음엔 단순히 약을 바를 뿐이었지만 물건을 붓으로 건드리는 행위는 점차 색기를 띄기 시작했다.
“아으……거기, 기분 좋아.”
“여긴 어떤가요? 꺄앗, 움직였어. 크롤 님, 지금은 약을 바르는 중이니까 크게 만드시면 안 돼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크윽! 좀 더 끝부분을…….”
“화장실에서 뭐하고 있는 거냐! 얼른 나와――!”
쾅, 하고 누군가가 문을 발로 걷어찼다.
밖에 있던 건 화가 잔뜩 난 세리아, 아무래도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모양이다.
“꼬맹이가 화장실에서 대체……붓!? 무슨 이상한 놀이를 하고 있는 거냐! 얼른 나와!”
요란법석인 세리아, 하지만 크롤도 로라의 앞에선 그냥 고개를 숙일 수는 없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세리아 씨……요즘 살 찌셨나요?”
“크악――――!!”
세리아의 회전 발차기가 크롤의 얼굴에 작렬, 의식을 날려버렸다.
하지만 세리아는 자기가 어째서 화장실 앞에 있었는지를 잊어버린 모양이다.
너무 크게 발을 들어올렸던 것이다.
“앗! 아뿔싸!”
“크롤 님! 발로 차시다니, 너무하세요……세리아 님……어라?”
“보, 보지 마, 보면 안 돼애!”
오후 햇살이 비치는 와중, 빨랫감에 널어둔 세리아의 바지가 흔들렸다.
그 다음날부터 세리아는 로라를 상대하기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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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에이길 하드릿 23살 봄
지위: 고르도니아 왕국 변경백 동부 대영주 산의 왕 드워프의 친구
영주민: 158000명 중요 도시: 라펜 2300명 린트브룸 4000명
경험 인수: 166명 아기: 3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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