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화『묘지의 이변 후편』
“언데드 군단이라……못 웃겠구만.”
“포위당했다간 위험하다! 어떻…….”
이리지나가 말을 끝내기 전에 나는 스켈레톤을 향해 달려나갔다.
말을 주고받을 여유도 의미도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쪽을 뚫어야지 뭐하러 물어!”
달려든 나를 향해 화살이 집중돼서 날아왔으나 방금 전보다 정밀도가 떨어진다.
세 자루는 대응할 필요도 없이 빗나갔고 두 자루는 몸을 낮춰 피했다.
갑작스러운 돌격에 당황한 모양이군.
뼈가 돼도 원판은 사람이 맞긴 하네, 하고 살짝 웃음이 새어나왔다.
“우, 웃고 있어.”
크롤, 너도 딱딱한 표정을 짓고 있어봤자 아무것도 나아질 게 없다고.
시체가 앞을 잔뜩 가로막고 있는 이상 미소 짓기는 힘들지 모르지만 말이야.
“도와줄…….”
소리치는 앨리스한테 필요없다고 대답했다.
“흐랴아아아압!”
코앞까지 들이닥친 나를 보고 녹슨 창을 손에 쥔 스켈레톤이 앞으로 튀어나왔다.
이놈들을 하나씩 찔끔찔끔 잡고 있다간 뒤쪽에서 좀비 놈들한테 깔려 죽을 것이다.
반드시 일격에 처리해야 한다.
다행히 이곳은 묘지, 땅바닥이 잘 닦여있는 것도 아니고 커다란 돌도 많이 묻혀있는 곳이다.
달려들던 기세까지 이용해서 위로 치켜든 창을 적이 아니라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드워프가 만든 무거운 창에 내 전력이 담기자 땅바닥이 깊숙이 패였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피어올랐고 동시에 바닥에 묻혀있던 수많은 돌과 박살난 바위가 적을 향해 힘차게 튀어 날아갔다.
놈들은 뼈로 되어 있으니 어중간하게 베어리는 것보단 둔기로 때려서 박살을 내는 게 더 효과적이다.
흩어지는 수많은 돌멩이들은 그 역할을 충분히 완수할 수 있다.
스켈레톤한테는 혀와 목도 없기 때문에 비명도 지르지 않는다.
하지만 박살나는 뼛조각 소리가 효과가 얼마나 좋은지 알려주고 있었다.
전력으로 날렸다고는 해도 결국엔 돌멩이, 스켈레톤 놈들을 완전히 박살내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 해도 손목이 박살나면 창은 떨어지고 다리가 박살나면 땅바닥에 엎어진다.
엎어진 채 버둥대는 놈들은 단순한 뼛조각이랑 다를 바 없다.
“멀쩡한 놈은 네 마리인가……크롤! 쓰러져 있는 놈을 마무리 지어라!”
뒤쪽에 있는 좀비는 이리지나와 앨리스가 막아내는 중이다.
크롤이 도울 필요는 없으리라.
대답을 듣기 전에 좀 더 앞으로 나아가 한 바퀴 회전하면서 무기를 휘둘렀다.
이 스켈레톤은 생전엔 썩 잘 싸우는 전사였던 건지 재빠르게 창을 세워 내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안쓰럽게 녹이 슨 창과 뼈로 된 팔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위, 창은 부러졌고 팔은 박살이 나서 허무하게 날아갔다.
뿔뿔이 흩어진 자기 몸을 바라보면서 두개골 눈에서 기이하게 피어오르던 빛은 밤하늘 속으로 사라졌다.
“받아라!”
다음 개체의 다리를 창으로 있는 힘껏 베어냈다.
다리를 베어낼 때 조금 위력이 과했던 건지 두 다리가 산산조각 났고, 한 바퀴 돌게 된 그 녀석은 머리부터 고꾸라져 땅바닥에 떨어진 뒤 박살이 났다.
“이걸로……끝이다!”
세 번째 놈의 갈비뼈에 찌르기를 먹였다.
두꺼운 창은 갈비뼈 빈틈 사이에 제대로 꽂히지 않았고 그대로 뼈를 박살내고서야 꼬챙이를 만들 수 있었으나 이 정도로 스켈레톤은 막아낼 수 없다.
몸에 창이 박힌 채 활을 쏘려고 자세를 잡은 이 순간이 진짜, 뼈만 남은 가벼운 신체를 휙 하고 들어올려 마지막 놈을 향해 던져버렸다.
갈비뼈가 박살나면서 동시에 창이 빠져나오자 놈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놈의 신체는 정확하게 네 번째 놈을 향해 내리꽂혔고, 쩌그럭 하는 메마른 소리와 함께 두 마리 모두 영묘 벽에 부딪혀 박살이 났다.
좋아, 이제 전방은 전부 다 정리했군.
상황을 보니 크롤은 다섯 마리 모두 숨통을 끊어버리려 한 듯했으나 마지막 한 놈은 한쪽 팔이 남아있던 건지 애를 먹고 있었다.
“에잇! 이게! 죽어!”
“……한쪽 팔만 남은 놈을 상대로 뭐하는 거냐.”
뒤쪽에서 외팔이 스켈레톤을 발로 걷어차 날려버렸다.
몸은 단번에 박살이 났고 나머지 머리통은 짓밟아 부쉈다.
나는 곧바로 여자들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리지나, 상황은……아슬아슬하군.”
이리지나는 조금씩 뒤로 밀려나면서 좀비들을 떨쳐내고 있었고 너무 많이 몰린 방향에는 앨리스의 불구슬이 날아가 놈들을 불태우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쪽 면을 가득 채운 사자들과 옆에서도 계속 물량이 밀려왔기 때문에 그때마다 크게 후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 영묘까지 남은 거리는 거의 없다.
“문이 열렸다! 이대로 영묘로 들어가자.”
“하, 하지만 자물쇠가…….”
돌로 된 문엔 이끼가 잔뜩 나 있고 입구에는 자물쇠 같은 게 걸려 있었다.
다행히 자물쇠는 사슬로 만든 조잡한 물건이다. 물론 시간을 들여 이걸 풀고 있을 시간은 없다.
“흡! ……끄아아아아아악!!”
사슬을 두 손으로 쥐고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철로 된 사슬이 천천히 늘어나더니 마지막엔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끊어졌다.
“쇠, 쇠사슬을 맨손으로……대단해.”
크롤 너도 몸을 단련해서 이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어야지.
밀어서 여는 문은 굉장히 무거웠지만 내 힘을 이용하면 문제없이 열린다.
“이리지나, 앨리스. 둘 다 얼른 들어와!”
영묘 입구에 서서 소리쳤다.
두 사람은 이미 좀비한테 포위당하기 직전이다.
“그래!”
이리지나는 별로 재빠르지 못한 앨리스를 한손에 아기 고양이마냥 끌어안고서 몸을 빙글 돌려 곧장 이쪽으로 달려왔다.
뛰어들기 직전 이리지나의 품에 안겨 있던 앨리스가 지금까지 쏴대던 불구슬과는 다른, 땅을 기어가는 화염을 소환했다.
영묘 입구 근처는 불바다로 변했고 우리 뒤를 쫓아오던 좀비들이 불타올랐다.
“크롤, 문 닫는다!!”
나와 크롤이 안쪽에서 문을 미니 열 때와 마찬가지로 육중한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
입구를 불바다로 만들어서 그런지 좀비가 문을 두드리는 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안쪽에서 여는 문이면 혹시 몰라. 앞에 뭐라도 쌓아둬야겠어.”
크롤이랑 이리지나가 바닥에 굴러다니던 돌과 녹이 슨 무언가를 열심히 문 앞에 쌓았다.
이제 안심해도 되겠군.
“다들 다친 덴 없나?”
“그래, 찰과상 정도군. 문제없다!”
“나도……멀쩡해.”
“저도 멀쩡합니다.”
뭐야 나 혼자만 배에 화살 맞은 거였어?
영 폼이 안 살긴 하지만 이것도 근육으로 막아냈으니 찰과상 비슷한 수준이다.
“자……이제 아침해가 뜰 때까지 여기 있을 수밖에 없으려나?”
“좀비 놈들 상대로 이러는 게 참 답답하긴 하다만…….”
이리지나는 짜증난다는 듯이 중얼거렸지만 계속 싸움을 이어왔던 그녀는 창을 끌어안은 채 숨을 헐떡이는 중이다.
앨리스도 머리카락이 상당히 옅은 분홍빛인 걸 보아 거의 마력이 남아있지 않은 것이리라.
크롤도 시체랑 뼈와 싸운 탓에 심하게 동요하는 중이다.
지금 제대로 싸울 수 있는 건 나 하나 정도라 봐야겠군.
“잠시 좀 쉬자. 숨을 고르고 몸 상태부터 확인해 둬.”
한 숨 돌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입구 쪽에 툭 튀어나온 부분을 제외하면 반경이 10m 정도인 원형 구조로 지붕은 5m 정도의 높이, 중심이 높은 돔 형태의 구조다.
영묘인만큼 창문은 단 하나도 없기 때문에 좀비들이 침입해 올 가능성이 있는 장소는 아니다.
제일 꺼림칙한 건 원통형 벽에 쌓아두듯이 시체를 넣는 관이 있는 점인데, 부서진 장소에서 백골이 드러나 보였다.
“안쪽에서 놈들이 들끓기라도 했다간 큰일이겠어. 조금 확인하고 올 테니까 너희는 여기 있어라.”
별로 크지 않은 영묘 안을 확인하면서 주변을 휙 둘러보았다.
벽으로 된 관은 머리를 안쪽에 집어넣고 세로로 시체를 집어넣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모양이다.
또한 돌로 된 뚜껑이 입구를 막고 있었다.
흠, 짜임새가 좋군.
이런 방법이라면 수납 양도 늘어날 테고 만에 하나 시체가 되살아난다 한들 움직이지 못할 테니 웬만해선 밖으로 나오지 못하리라.
가끔씩 뚜껑이 박살나 있는 부분의 시체만 확인해 봤는데 전부 다 완전히 풍화된 채 바스라져 있는 걸 보아 부활할 것 같진 않았다.
아무래도 안쪽에서 스켈레톤과 좀비가 들끓을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그나저나 공간이 너무 좁은데. 라펜이 아무리 작았다고는 해도 이런 영묘 하나로 전부 다 수용하는 건 불가능했을 텐데.”
혼잣말을 한 거였는데 숨을 가다듬은 앨리스가 대답했다.
“지하……일 수도. 영묘의 본체는 지하…….”
그녀가 가리킨 장소에는 지하 쪽으로 이어지는 사다리가 있었다.
“그렇군……일단 뚜껑을 씌워야겠어.”
우리는 딱히 참배를 하러 온 게 아니다.
아침까지 피난해 있기만 하면 그만이니 시체가 들끓을 가능성이 있는 지하 속으로 내려갈 필요는 없다.
한심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여기서 거북이마냥 아침이 오길 기다리는 게 최선책이다.
“근데 창문이 없으니까 아침해가 뜬 건지 어떤지도 모른단 말이지…….”
영묘는 완전히 밀폐된 상태, 빈틈도 전혀 없기 때문에 햇빛이 비집고 들어올 여지가 없을지도 모른다.
“걱정하지 마라! 나는 아침이 오면 동시에 배가 고파지니까! 시간이라면 알 수 있다!”
이리지나의 배꼽 시계에 의지해야 한다는 게 영 마음에 안 들지만 어쩔 수 없지.
당장 할 게 없어졌군……여자라도 안고 싶은 심정이지만 바깥에 좀비, 안쪽에 시체가 있는 여기서 안아봤자 분명 앨리스와 이리지나 모두 제대로 젖지 못할 것이다.
“저, 저기…….”
크롤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뭐야? 너는 못 안아준다고. 남자니까 말이야.”
“아니에요! 이상하지 않으세요?”
“그야 이상하지. 좀비가 몇 백 마리나 돌아다니고 스켈레톤까지 대열을 짜고 있으니까. 이게 이상하지 않으면 대체 뭐가 이상하겠냐.”
이제 와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싶었더니 크롤은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심심하니 별 거 아닌 얘기라도 들어주마. 한 번 말해 봐.
“여기에 창문은 없잖아요!”
없지, 덕분에 공기에서 곰팡이 냄새가 나고 말이야.
있었으면 분명 좀비 썩은내가 날 테지만.
“횃불도 없고요!”
버리고 왔으니까 그렇지.
횃불 가지고 뭘 그래, 물건 크기랑 똑같이 그릇도 작아진다.
“그런데……대체 왜 이렇게 주변이 환하게 보이는 거죠!?”
“뭔 소리야, 앨리스가…….”
시선 끝에서 앨리스가 고개를 흔들흔들 저었다.
“마력이 얼마 안 남아서……불은 안 쓰고 있어.”
이리지나와 나는 휙 창을 손에 쥐었다.
다시 보니 빛나고 있는 곳은……바닥이다. 달빛 정도로 은은하게 빛나는 중이다.
그게 영묘 안을 밝히고 있던 것이다.
“이, 이건……지하에서 오는 빛일까요……?”
“좋아, 너 잠깐 한 번 갔다 와봐라.”
사다리를 가리키자 크롤은 울면서 내 다리에 달라붙은 채 고개를 저었다.
농담이긴 한데 조금 사나이답게 굴면 어떠냐.
어쩔 수 없지, 내가 직접 가는 수밖에.
“내가 먼저 가기 싫을 땐……이렇게 하는 거다!”
묘 중심에 서서 크게 창을 치켜든 뒤 바닥을 때렸다.
돌이 박살나더니 바닥이 전체적으로 후들후들 흔들렸다.
“위험해……건물이 무너지겠어.”
앨리스가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웅크렸다.
미안 미안, 힘을 너무 많이 준 모양이야.
하지만 효과는 있던 듯하다.
바닥의 엷은 빛이 순식간에 환하게 빛나기 시작하더니 주변이 마치 대낮처럼 밝아진 것이다.
“자, 뭐가 나오려나?”
직감이지만 이 묘지 중심에 있는 이곳에서 발생한 기이한 현상은 좀비 무리떼한테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닐까?
“뭔가 나오는군……뭐냐 이건……!!”
바닥에서 위로 올라오고 있는……아니, 바닥 쪽 구멍은 그렇게 크지 않다.
이건 올라오고 있는 게 아니라 바닥을 통과해서 올라온 것이다.
뭔가 검은 물체가 천천히 올라오더니……천장 근처까지 떠올랐다.
“저건 뭐지……?”
“모르겠군! 본 적이 없다!!”
“히이이이이이익…….”
그것은 후드와 망토를 둘러쓴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으며 반투명하고 주변에 어두컴컴한 무언가……독구름 같은 무언가를 배출하면서 공중을 맴도는 중이다.
한 순간 거구의 남성처럼 보였으나 망토가 커다랗게 펼쳐졌을 뿐 본체처럼 보이는 부분은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피부를 불태우는 듯한 찌릿찌릿한 기묘한 감각이 느껴진다.
“괴물 자식!”
“우와아아앗!”
자기가 내뿜는 독기운 바람 때문에 치켜올라간 후드에서 엿보인 얼굴을 보고 이리지나와 크롤이 소리를 쳤다.
그곳에 있던 건 말 그대로 해골, 하지만 스켈레톤과 다르게 뼈만 있는 게 아니라 극한까지 말라붙은 피부가 붙어 있었다.
눈이 있었어야 할 구멍엔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칠흑의 구멍이 보였으나 붉은 빛이 눈알을 대체하듯 움직이는 중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하기 힘들어 보이는데.”
언데드 마물은 예전에 여러 번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이런 건 처음이다.
지식이 없더라도 지금 피부에 느껴지는 위압감은 보통이 아니었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
땅속 저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듯한 불길한 목소리와 함께 그것이 두 손을 내질렀다.
그 순간, 몸에 두른 독기운이 단숨에 부풀어올랐다.
밀폐 공간이기에 도주는 불가능, 우리는 전부 다 독기운에 휩쓸렸다.
“다들 숨 쉬지 마!”
수상쩍은 빛 안에서 대낮처럼 환했던 시야가 순식간에 새까매졌다.
어떻게든 주변 상을 파악하려고 손을 짚으며 앞을 나아가니 그곳엔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만해! 그만해요!”
눈앞에서 금발이 흐트러지는 중이다.
“죽여! 죽여버리라고!”
그 금발 주변에 검을 손에 든 남자들이 떼지어 있었다.
“꺄악――! 그만해!”
남자들은 도망치는 금발 여자를 계속해서 베어버렸다.
옷이 찢어지고 고운 피부에 상처가 생기더니 피가 뿜어져나온다.
“이걸로 끝이다!”
“꺄아아아아아악!”
여자의 허벅지에 깊숙이 검이 박히더니 미녀는 푹 앞으로 고꾸라졌다.
여자의 몸 위에 올라탄 남자가 천천히 검을 위로 치켜올렸다.
“아무나……살려줘……제발……에이길…….”
눈물을 흘리면서 여자가 이쪽을 바라보았다.
내가 그 얼굴을 착각할 리가 없다.
얼굴을 보는 게 대체 몇 년 만인지……나의 은사이자 사랑하는 여자……루시였다,
“살려……제바…….”
손을 뻗어 애원하는 그녀의 가슴에 검이 박혔다.
한 번 신음소리를 내지른 그녀는 눈을 치켜 뜬 채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걸 보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시체가 된 그것을 희롱하고 있는 사내들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가 공허를 향해 소리쳤다.
분명 평범하게 말하고 있을 생각인데 나조차 깜짝 놀랄만큼 두꺼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불쾌한 걸 보여주지 마라.”
배에 힘을 줘 소리치자 눈앞에 있던 광경 전체가 마치 물결마냥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층 더 몸 안에 힘을 주었다.
“이 불쾌한 광경을 얼른 치우라 말했을 텐데.”
방금 전보다 훨씬 더 중압감이 느껴지는 목소리.
내가 보기에도 오크의 목소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여자들한테는 들려주고 싶지 않군.
순간, 나 자신을 중심으로 바람이 분 듯한 감촉이 느껴지더니 주변 광경이 날아갔다.
한 순간 어지럼증이 느껴진 뒤 원래 내가 있던 영묘가 나타났다.
방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는 독구름, 내 주변 부위만 깔끔하게 사라져 있었다.
“흥……역시 환각인가.”
주변에 나머지 세 사람도 신음하는 중이다.
나랑 마찬가지로 악몽을 꾸고 있는 것이리라.
그것은 쓰러져 있는 크롤한테 얼굴과 마찬가지로 뼈에 피골이 상접해 있는 손을 뻗었다.
불쌍한 소년은 격렬하게 신음하면서 거품을 물기 시작했다.
어서 도와줘야겠군.
“어이.”
내가 말을 하자 그것은 크롤한테서 손을 떼고 나를 보았다.
시선이 “어째서?” 라고 말하는 중이다.
당연한 걸 물어보는군.
“루시가 고작 인간 세 명을 상대로 죽을 리가 없잖아.”
한층 더 앞으로 다가가니 그것은 나를 향해 다시 독구름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이상 내겐 통하지 않는다. 복부에 힘을 주고 놈 하나만을 바라보며 창을 쥐어들었다.
“그리고 심장이 꿰뚫린 정도로……루시가 죽을 줄 아는 거냐!”
불쾌한 꿈을 꾸게 된만큼 분노를 담아 창을 던진다.
내 창은 정확하게 놈의 한가운데를 꿰뚫었다.
반투명한 신체는 흩어졌고 독기운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지만 사라지는 순간 놈이 씨익 하고 웃는 게 보였다. 아마 쓰러트리지 못한 모양이다.
듀얼 크레이터를 쓸 걸 그랬군……역시 그 광경을 본 탓에 조금 머리가 뜨거워졌던 모양이다.
“어이, 정신 차려!”
쓰러져 있는 세 사람한테 소리쳤다.
“으응……그만해……마법은 이제 안 쓸 테니까……돌 던지지 말아줘…….”
앨리스는 마법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아직 마음에 남아있는 모양이군.
내 곁에 있으면 그럴 걱정은 안 해도 되니까 안심해라.
“으으으……알마한테서 떨어져……안에다 싸지 마……알마는 내……연인…….”
크롤의 악몽은 알마를 빼앗기는 내용인 듯하다.
여자들한테 여러모로 잔소리를 듣고는 하지만 역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사람은 알마구나.
이 녀석은 놈한테 무슨 짓을 당했으니까 조금 걱정된다.
“으으……거짓말이라고 해 다오……오늘부터 밥이 안 나온다니…….”
이리지나한테는 나중에 잔뜩 밥을 먹여줘야겠군.
다들 무사히 눈을 뜨는 데엔 성공했지만 역시 크롤이 심하게 수척해졌다.
마치 며칠이나 밥을 못 먹은 것처럼 야위고 눈도 공허해졌다.
“방금 전 녀석이 널 만졌거든. 뭔가 당했나 본데.”
“생기를 빨린 모양이다! 아마 묘지에서 죽었던 남자 여자 두 사람이 당했던 거랑 똑같은 걸지도 모르지!”
그렇군. 그렇다면 방금 그놈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라는 거겠지.
크롤은 시간이 짧았던 덕분에 목숨에 지장이 생길 것 같진 않다.
야윈 상태로도 괜찮다고 말하는 중이다.
“이 녀석을 벽 쪽에 놔둬. 바닥에 있는 불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걸 보면 놈은 살아있을 거다.”
놈의 정체를 알아내고 싶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 상당히 싸우기 힘들 테니 말이야.
“놈의 정체가 뭔지 알겠나? 구울인 줄 알았는데 저렇게 강력한 개체는 들어본 적이 없어.”
이리지나는 고개를 저었지만 앨리스는 살짝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아무런 정보든 좋아.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
그렇게 말하자 앨리스가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구울이 아냐……구울은 저렇게 강력한 마법은 쓸 수 없기도 하고, 몸은 인간이랑 비슷할 테니까.”
확실히 놈은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지.
맨날 어디선가 보고 있는 광경이긴 했지만.
“저건 아마 [리치] ……일 거야. 강력한 마법사가 죽어서 사령이 된 모습. 남의 일이 아니라서 기억하고 있어. 상당히 강력해, 평범한 상대가 아냐……아마도.”
리치라……성가실 것 같군.
그때 다시 바닥에서 빛이 한층 더 강하게 빛났다.
또 나타나신 모양이다.
흩어졌던 신체가 천천히 모이더니 다시 사악한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나왔다! 독기운은 웬만하면 빨아들이지 마, 복부에 힘을 줘!”
앨리스는 뒤쪽으로 물러나 바닥에 앉아있는 크롤 옆으로 피했고 이리지나와 나는 앞으로 나섰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신음소리와 함께 독기운이 뿜어져나왔다.
나는 듀얼 크레이터를 뽑아들었다.
“흡!”
횡베기 일격, 독기운이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졌다.
처음부터 이걸 쓰면 됐을 텐데.
“지금이다아아아아!”
빈틈을 놓치지 않고 이리지나가 달려가더니 나와 마찬가지로 놈……리치의 몸통 한가운데를 꿰뚫었다.
“오오오오오오오오…….”
“안 되나!”
하지만 리치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으며 창이 꽂힌 채 이리지나한테 손을 뻗었다.
곧바로 뒤쪽으로 몸을 날렸으나 그 손이 그녀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으윽……하아, 하아!”
단지 그 동작 하나만으로도 튼튼한 이리지나의 숨이 거칠어졌다.
놈한테 닿기만 해도 생기를 빼앗기는 모양이다.
“물러나 이리지나, 내가 해치우마.”
이 녀석은 내가 혼자서 해치워주지.
사랑하는 루시를 말도 안 되는 꿈으로 능욕해 준 답례도 해 줘야 하니까.
전 마법사인지 뭔지 내 알 바는 아니지만 망령 따위, 저세상으로 바로 보내주마.
가벼운 듀얼 크레이터를 한손으로 쥐고 리치의 불길한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놈도 나를 최대 위협 요소라 판단한 건지 뒤쪽에 있는 내 일행한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나와 놈의 거리는 3m 정도, 둥실둥실 떠다니는 놈과 바닥을 딛고 서 있는 나.
“간다!”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달려가고 어깻죽지를 향해 검을 내리친다.
하지만 놈은 슬쩍 천장까지 날아가 검을 피했다.
곧장 방향을 바꿔 달려든 다음 천장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아주 약간 거리가 부족해 닿지 않았으나 검은 살짝 놈의 소매를 스쳤고 쉬익, 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리지나의 창이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던 걸 생각해 보면 확실하게 효과가 있다. 듀얼 크레이터라면 해치울 수 있을 듯하다.
다시 덤벼들기 위해 검을 쥔 순간, 얼굴에 강한 충격이 느껴지더니 몸이 뒤집어졌다.
무언가 날린 줄 알았더니 딱히 날아온 건 아무것도 없었다.
“조심해! 바람 마법!”
앨리스가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또다시 몸에 충격이 느껴지더니 숨이 차서 그 자리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바람 덩어리를 날려대고 있는 건가?
잘 보니 리치의 두 손이 기이하게 빛나는 중이다.
“안 보이는만큼 성가시군.”
미소를 짓긴 했지만 대처법이 안 떠오른다.
바람이니만큼 한 두 번 맞는 걸로는 치명적이지 않지만 계속해서 맞으면 싸울 수 없게 되리라.
내가 거리를 좁히지 않는 사이 리치의 손이 다시 빛났다.
어쩔 수 없지, 직감으로 베어내는 수밖에.
“에이길 님……맡겨줘.”
내가 뛰어들기 직전 앨리스가 소리치더니 나와 리치 사이에 화염 장막이 펼쳐졌다.
언뜻 보면 내가 갈 길을 방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곧장 의도를 깨달았다.
“좋아, 간다!”
나는 화염 장막을 향해 달려갔다.
리치는 다시 바람 덩어리를 날리려 했다……하지만 이번엔 보인다.
바람은 화염 장막을 지나면서 불덩어리로 변화한 것이다.
“보이기만 하면 별 거 아니지!”
굉장히 빠르게 날아오는 마법이지만 화살보다 빠르진 않다.
앞으로 돌진하면서 듀얼 크레이터를 휘둘러 마법을 베어냈다.
두 발째, 세 발째, 네 발째……다섯 발째까지 베어넘기니 화염 장막이 슉 하고 꺼졌다.
눈앞에 보이는 리치는 이미 검이 닿는 거리 안에 있다.
아주 훌륭한 연계야, 앨리스. 나중에 너를 잔뜩 귀여워해주마.
“이걸로 끝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 머리부터 가랑이까지 수직으로 검을 내리쳤다.
확실하게 두 동강이 날 거리였다. 하지만 불가능했다.
내리치기 직전에 느껴진 섬광……언젠가 경험해봤던 날벼락을 맞는 듯한 충격.
그 충격에 버텨내면서 근성으로 억지로 검을 휘두르긴 했으나 상당히 얕다.
심지어 저릿저릿한 팔로 억지로 휘두른 탓에 검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버렸다.
바람 다음엔 벼락 마법인가……독기운이랑 좀비를 다루는 것까지 생각해 보면 대체 얼마나 쓸 수 있는 거지?
“……이렇게 엄청난 수의 마법을……대단한 마법사.”
감탄하는 건 좋다만 나는 꽤 심각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몸도 벼락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손에 쥔 게 없는데 적의 눈앞에서 몸이 굳다니……최악의 상황이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놈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두 손을 벌려 나를 감싸듯이 끌어안았다.
시체의 호감을 산 적은 없다만……목적은 다를 것이다.
감촉은 외견과 똑같이 뼈가 닿는 느낌이라기보단 형용하기 힘든 푹신푹신한 감촉. 역시 평범한 신체가 아니다.
무엇보다 놈이 날 안은 순간 몸 안에서 힘이 빼앗기는 듯한 강렬한 감촉이 느껴졌다.
“끄윽…….”
이게 생기를 빼앗긴다는 건가……? 확실히 괴롭군.
“하드릿 공! 도우러 가겠다!”
“안 돼! 가봤자 아무것도 못해……내가…….”
앨리스가 손을 내밀었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벌써 그녀의 머리카락은 완전히 새하얗게 바래 있었다.
마력을 전부 다 써버린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가야 한다! 하드릿 공도 방금 전 사람들처럼 죽어버린단 말이다!”
“대체……대체 왜 마법이 안 나가는 거야!”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여기서 더 걱정을 끼칠 순 없지.
“아직……안 죽어!”
날 끌어안는 리치의 등을 향해 나도 손을 뻗었다.
그리고…….
“으아아아아아악!!”
전력으로 끌어안아 몸을 조였다.
“조, 조르기!?” “유령을……조르다니…….”
한 순간 당황한 것처럼 고개를 든 리치였으나 슈욱 하는 숨소리와 함께 생기를 빨아들이는 속도를 한층 더 높였다.
일반적인 남성이라면 순식간에 힘을 잃게 되리라.
하지만 매주 한 번 브륜힐데한테 피를 주고 있는 날 얕보지 말라고.
심지어 이런 시체 같은 녀석이랑 다르게 그녀의 흡혈은 이대로 물려 죽어도 상관없겠다 싶을 정도로 감미로운 감촉이란 말이다.
“왜 그러냐! 그 정도인 건가!?”
나는 한층 더 힘을 주었다.
평범한 신체로 이루어지지 않은 놈은 뼈가 부서질 일도 없다.
하지만 내 힘 때문에 푹신푹신한 신체가 전체적으로 바뀌는 중이다.
아예 효과가 없는 건 아니군.
한동안 힘겨루기가 계속됐으나 먼저 포기한 건 놈 쪽이었다.
급격하게 생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약해지더니 몸을 비틀며 탈출하려고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순 없다. 리치의 몸은 벽과 바닥을 통과할 수 있고 평범한 무기도 그대로 통과하지만 사람의 몸을 지나가는 건 불가능하다.
……쉽게 말해 케이시랑 똑같다는 뜻이다.
만졌을 때부터 그런 게 아닌가 싶긴 했지만 그게 맞다면 단단히 끌어안기만 해도 움직일 수 없다.
“오오오오오!”
딱 붙은 상태에선 마법도 못 쓰는 건지 리치는 오래된 단검을 꺼내 내 옆구리에 찔렀다.
하지만 육탄전은 잘 못하는지 힘이 너무 약하다. 내 근육 앞에선 아무런 의미도 없다.
“하하하하하하! 약하구나! 이건 어떠냐!”
한층 더 조이는 힘을 세게 주자 리치는 드디어 기분 나쁜 절규를 내지르며 눈에 띄게 가늘게 바뀌었다.
케이시가 이리지나한테 밟혔을 때랑 마찬가지로 이상한 형태로 바뀌어버리면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좋아, 지금이다.
나는 리치의 몸을 붙잡은 채 뒤로 쓰러졌다.
물론 그냥 쓰러진 건 아니고 허리 힘은 준 채 상반신만 있는 힘껏 뒤로 젖힌 것이다.
아치 형태처럼 몸을 비틀어 놈을 꼭 졸라맨 채 리치의 머리를 땅바닥에 때려박았다.
“으오오오오오오오오!!”
“유, 유령을 던졌어…….”
“역시 하드릿 공이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리치는 머리가 짓뭉개졌고 몸도 전체적으로 크게 변형된 채 몸부림치는 중이다.
나는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펄쩍 일어나 아까 떨어트린 듀얼 크레이터를 손에 쥐었다.
“오오오……오오오……아아아.”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 너한테 지성이 있는 건 알겠어.
하지만 너는 더 이상 여기 있어선 안 될 존재, 여기서 끝을 내둬야 하는 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루시를 모욕했지.”
바닥에 달라붙은 리치의 머리에 듀얼 크레이터를 내리쳤다.
이번에야말로 완벽하게 두 동강이 난 놈은 엄청난 절규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소동은 전부 끝난 것이다…….
“으으…….”
꼬르륵, 하고 이리지나의 뱃속에서 소리가 들렸다.
아침이 온 것이리라.
“역시 좀비도 그놈이 전부……조종하고 있던 건가.”
리치를 쓰러트리고 바깥을 확인하자 때마침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었고 묘지엔 시체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이들은 더 이상 걸어다니지 않은 채 평범한 시체가 되어 그곳에 있었다.”
“좀비 몇 백 마리를 조종하다니, 대단한 마력이야.”
하지만 이래서야 사태를 비밀에 부칠 수도 없겠군.
뭐, 그 리치가 밖으로 나오는 것보단 나았겠지.
“결국 그 녀석은 뭐였던 걸까요?”
약간 기운을 되찾은 크롤이 아직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내게 물었다.
“글쎄다……일단 영묘는 지하 바닥까지 탐색을 할 테니까 조금은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그 녀석이 생전에도 특출하게 뛰어난 마술사였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런 놈이 대체 왜 저렇게 된 걸까?
“이제는 이미 다 지난 일이지만 말이야.”
놈이 단검으로 마구 찔러댄 옆구리가 아프군. 또 상처가 늘어나고 말았다.
덤으로 기력이 상당히 빨려나가서 그런지 다리가 휘청거린다.
“그런데도……엉덩이를 쓰다듬는 거군.”
“나도……어, 엉덩이에 손가락이 들어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여자를 만지는 게 제일이니까 말이지.
크롤도 돌아가면 알마 엉덩이라도 쓰다듬어 두라고.
“으으……그것보다 에이길 님이 다치고 저는 멀쩡하다니, 또 세리아 씨가 뭐라 하시겠어요.”
“너는 아직 한참 모자르단 얘기지. 이리지나, 시간이 나면 다시 교육시켜라.”
“맡겨 둬라!!”
그렇게 고생해서 손에 넣은 게 이 망토 하나뿐인가……?
리치가 쓰고 있던 망토만큼은 실체가 있던 물건인 건지 본체가 사라진 뒤에도 남아있었다.
하지만 시체 같은 놈이 쓰고 있던 물건이라서 영 기분이 나쁘다.
나중에 레오폴트한테 선물로라도 줘야지. 놈이라면 신경 안 쓸 테니까.
◇◇◇◇◇◇◇◇◇◇◇◇◇◇◇◇◇◇◇◇◇◇◇◇◇◇◇◇◇◇◇◇◇◇◇◇◇
크롤 여담 응보
“오늘은 고생 많으셨어요, 크롤님.”
“수고 많으셨죠.”
“응……여러모로 말이야.”
크롤은 자신을 마중해 준 로라 미라 모녀한테 키스를 하고서 축 침대 위에 쓰러졌다.
“활약……하신 건가요?”
“아니, 거의 아무것도 못하고 에이길 님은 다치셨고 세리아 씨한테 딱밤까지 먹었어……그리고 여자 다섯 명 정도한테 혼났고.”
“아하하…….”
“그런 경우도 있는 거죠……위안 삼아 봉사해 드릴까요?”
크롤은 부탁한다며 침대 위에 누웠고 모녀는 바지를 벗겨냈다.
“저희 입으로…….”
“기분 나빴던 일은 잊어 주세요.”
두 사람은 곧바로 양옆에 가서 봉사를 시작했고 방 안엔 음란한 냄새와 물소리가 가득 차기 시작했다.
평소 같으면 결코 행위 시간이 길지 않은 크롤이 곧장 입 안에 정액을 토해내고 바로 행위에 돌입할 시간이었으나.
“어라? 이상하네.”
“죄, 죄송해요!”
“정말, 뭐하는 거니. 엄마한테 끝부분 내주렴.”
또다시 들리는 물소리.
“어어……대체 왜 이러지?”
“어째서……평소엔 바로…….”
“손으로 해드릴게요?”
그런 대화가 1시간 가까이 이어졌으나 세 사람은 아직까지 몸을 섞지 못했다.
“이건…….” “크롤 님…….”
“꿈쩍도 안 해……대체 왜……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대체 왜 서질 않는 거야!!”
크롤의 비명소리가 한밤중 저택 안에 울려퍼졌다.
◇◇◇◇◇◇◇◇◇◇◇◇◇◇◇◇◇◇◇◇◇◇◇◇◇◇◇◇◇◇◇◇◇◇◇◇◇
주인공: 에이길 하드릿 23살 여름
지위: 고르도니아 왕국 변경백, 동부 대영주 산의 왕 드워프의 친구
영주민 161000 중심 도시 라펜 24000 린트브룸 4000
사군: 5300명
보병: 3000 기병:900 궁병: 900 궁기병: 500
대포: 19문
예비역: 3000
가족
논나(정실 개과천선) 카라(측실) 멜(측실) 쿠우(애첩) 루우(애첩) 멜리사(애첩) 밀레(애첩) 레아(애첩) 미티(혼약) 마리아(혼약) 카트린느(혼약) 케이시(요괴) 리타(메이드장) 요구리(극작가) 피피(애첩) 앨리스(엉덩이) 알마(눈물)
세바스찬(집사) 도로테아(애첩, 왕도)
아이
스우 미우 예카테리나 아마타 아나스타샤(딸) 안토니오 클로드 길버트 라이너 바르톨로메이(아들) 로즈(수양딸)
부하
세리아(부관) 기드(호위대) 크롤(고자) 이리지나(지휘관) 루나(지휘관) 루비
마이라(치안관) 포르테(학생 감독) 그레텔(강아지)
레오폴트(참모) 아돌프(내정관) 트리스탄(군사?)
클레어&롤리(전용 상인) 슈바르츠(말) 릴리안느(여배우)
어머니 말스린느 딸 스테파니 브리짓 펠리시(인질 수용)
재산: 금화 0닢
경험 인수: 209명 자식: 46명
'왕국에 이르는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국에 이르는 길 제201화『만찬회와 소녀왕』 (1) | 2024.10.03 |
---|---|
왕국에 이르는 길 제200화『끝난 이야기』 (0) | 2024.10.02 |
왕국에 이르는 길 제198화『묘지의 이변 전편』 (0) | 2024.09.30 |
왕국에 이르는 길 제197화『수확 전에』 (0) | 2024.09.29 |
왕국에 이르는 길 제196화『훈련』 (0) | 2024.09.28 |